[이슈&현장]'섬속의 섬' 추자도, 이대로 좋은가

[이슈&현장]'섬속의 섬' 추자도, 이대로 좋은가
교통·외국인선원·물 등 풀어야 할 과제 산적
  • 입력 : 2007. 10.08(월)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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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기항 여객선 2척은 풍랑주의보 등 기상특보 발효시 통제되는 소형 선박이어서 해상교통체제의 안정성을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 '일일생활권'이 안된다

추자도는 42개 군도(유인도 4·무인도 38)로 이뤄져 있다. 다양한 어족과 풍부한 어장을 형성한 해양자원의 보고이자 전국에서 대표적인 낚시터를 갖춘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불려진다. 하지만 추자도를 오가는 여객선 2편이 비슷한 시각에 제주시에서 출발, 교차운항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제주~추자도는 '1박2일 생활권'으로 일일생활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비부담에 따라 도민들의 왕래나 관광객 유치,'명품 굴비'홍보에도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 여기에다 운임이 비싼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추자도 주민들은 정부의 '도서민 여객선 운임지원' 지침에 따라 1인당 4천5원~5천원의 운임만 부담하면 된다. 이 때문에 추자도 주민들의 뭍나들이는 부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1인당 왕복 4만5천원을 부담해야하는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에게는 교통비 부담과 당일 왕래가 힘들어 '다가가기엔 너무 먼 섬'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주~목포간 선박운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휴가철을 맞아 방문하려고 했다가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이 오전에 여객선을 이용해 제주를 찾더라도 사실상 오후에 다시 추자도로 돌아가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제주~추자는 도내에서 유일하게 '1박2일 생활권'인 셈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5백만명을 넘고 있지만 추자도를 찾는 인원이 연간 1만5천명에 불과한 것이 1박2일 생활권에 따른 문제점을 반증하고 있다. 또 제주도민중 95%가 추자도를 가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된 사실 역시 일일 생활권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

제주시는 이에따라 매주 금~일요일을 추자도 방문의 날로 지정·운영하고 제주도민의 여객선 교통비 50%정도를 보조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를 거쳐 추자도를 찾는 이들을 위해 동일한 혜택을 부여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전천후 운항이 가능한 3천톤급 여객선 접안시설이 전무한 것도 문제. 추자기항 여객선 2척은 풍랑주의보 등 기상특보 발생시 통제되는 소형 선박이어서 해상교통체제의 안정성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 외국인선원 급증…관리는 손놔

최근 추자도를 방문하면 외국인 노동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지난해말 기준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3천1백99명. 체류신분도 귀화국민을 비롯해 이중 국적인, 영주자, 외국인노동자, 유학생, 친척 방문자, 불법체류자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외국인노동자는 1천5백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2백여명이 추자도에서 선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추자도 전체 인구가 2천8백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10%에 가까운 셈이다. 추자지역 외국인 선원은 2002년 2명에 불과했던 것이 점차 증가해 2004년 25명, 2005년 94명, 2006년 87명, 2007년 2백5명에 이르고 있다. 내년에는 2백80여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노총과 수협중앙회 간 외국인선원제도가 채택돼 20톤 이상 어선에 대해 승선정원의 50%까지 외국인 선원 채용이 가능한데다 노동부가 주관해 시행하고 있는 고용허가제에 따라 20톤 미만의 연안 자망어선에 대해서는 승선정원의 40%(2명)까지 채용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어업인력 중 외국인노동자 비율은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추자지역 외국인 선원들은 인구비율로 볼때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대책 및 배려가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원들과의 의사소통문제로 인해 국내 선원들과의 마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주들과 지역주민들은 "향후 늘어가는 외국인 선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들의 복지향상 및 안정적 근무여건을 위한 기반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주들과 외국인 선원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추자수협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외국인 선원들을 위한 공간이 전혀 없는데다 개별 선주들이 관리주체가 되면서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고 쉴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추자도어선주협의회 관계자는 "지방비와 자부담 등 5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해 '외국인 선원 복지회관 신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 어업인력이 고령화되고 대부분 젊은층이 교육·직업 등의 이유로 타지역으로 이주해 어업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실정에서 추자도에 근무하는 외국인 선원 복지회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물문제 해결도 반드시 이뤄내야

추자도 지역의 또다른 문제는 '섬'이다보니 물이다. '물 쓰듯'이라는 말은 이곳에서는 도저히 내뱉을 수 없는 말이다. 제주도는 추자도에 지난 2005년부터 11개공에 대한 시추를 통해 지하수 부존량이 확인된 2개공에 대해 14억7천만원을 투자하여 개발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물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추자도 지역은 바닷물에 담수화공정을 한 물과 빗물을 정화한 물을 섞어 공급한다. 그래서 집집마다 거대한 물탱크 한두 개쯤은 갖추고 있다.

주민들은 20일에 1회 정도 물을 받으면서 저수탱크를 가정마다 갖추고 있지만 저수탱크의 위생상태는 믿기 어려운 상태. 자체적으로 저수탱크를 청소할 수 없다보니 간혹 일반세균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도 발견되기도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얘기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이들이 안심하고 사용해야할 학교내 공급수에서 식중독 발생원인균과 일반세균이 검출된 적도 있다. 하지만 정작 집집마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저수탱크속 물에 대해서는 수질검사 규정이 없어 주민들의 불안감도 큰 상황이다.

특히 주민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저수탱크를 청소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 강모씨(48)는 "십수년동안 단 한차례도 저수탱크를 청소하지 못했다"며 "가장 먼저 물문제가 해결돼야 관광객 유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박문헌 추자면 주민자치위원장]"적극적으로 추자지역 품어야"

"행정자치부에서는 올해까지 전국의 모든 도서지역의 교통·식수 문제 등은 모두 해결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완전히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박문헌 추자면 주민자치위원장은 "현재 추자도를 오가는 교통여건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추자지역을 품어야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추자도 경유 여객선이 교차운항되지 않고 비슷한 시간대에 운항함으로써 뭍나들이시 당일 왕래하지 못해 시간적·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선원 급증 문제에 대해서도 "외국인 선원들을 위한 공간이 전혀 없는데다 개별 선주들이 관리주체가 되면서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고 쉴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물 문제에 대해서는 "저수탱크 청소차량 및 소독약품 구입비용 예산을 알아봤는데 1억7천만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행정지원을 통해 주민들이 급수문제에 대해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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