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그라츠시에 있는 BDI(BioDiesel International)는 세계 최초로 폐식용유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상용화했고 현재는 그라츠공과대학 연구진들과 함께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고대로기자
대학연계 연구시스템 가동·동물내장 디젤 생산
제주 폐식용유 수거·재활용 시스템 구축 절실
기후변화 대응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시는 바이오디젤의 요람이다.
세계 최초로 폐식용유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상용화했고 현재는 도시의 버스와 택시, 트럭 등이 바이오디젤을 넣고 도시를 주행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가 바이오디젤의 선도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라츠 인근의 그람바흐(Grambach)에 본사를 둔 BDI(BioDiesel International)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 1996년 출범한 BDI는 바이오디젤을 기술 공학적으로 연구하고 바이오디젤 설비를 생산하는 전문업체로 지난해 9천만유로(약 1천1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출범초기 7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1백40여명으로 늘어났고 미국과 호주, 홍콩 등 전세계에 23개 바이오디젤 생산공장을 세웠으며 50개 이상의 국제특허권을 갖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동물성 지방을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에 대해 유럽연합으로 부터 승인권을 받았고 2006년부터는 해조류를 이용하는 바이오디젤 연구를 하고 있다.
베르너 바이덴바우어 아시아 판매 담당(아시아 세일즈 매니저·44)은 "유채씨 기름으로 바이오디젤 생산을 시작했고 이제는 동물내장, 동물성 유지를 이용하는 기술개발을 통해 광우병 소나 먹을 수 없는 질이 떨어지는 동물성 유지에서도 바이오 디젤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론상으로는 모든 식물원료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년전부터는 해조류를 이용하는 바이오디젤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BDI가 세계적인 바이오디젤 생산·설비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라츠공과대학의 지원이 컸다.
그라츠 공과대학의 열처리화학 환경공학과 연구진들은 현재로 바이오 디젤 연구를 도와주고 있다. BDI는 대학 연구진들이 연구에 매진할수 있도록 회사내에 연구·실험실을 제공해 주고 있다.
지난 1985년 폐식용유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처음 개발한 이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그라츠대학의 마틴 미텔바흐 교수도 BDI의 연구를 지원해 주고 있다.
그라츠시의 지원도 한몫했다. 그라츠시는 공영버스 회사인 GVB가 폐식용유 디젤을 사용할수 있도록 에코드라이브 캠페인을 펼쳤다. 지난 1999년부터 폐식용유를 수거·재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전단을 돌리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다.
▲BDI 직원이 회사내에 설치된 주유소에서 바이오디젤을 자신의 승용차에 넣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BDI 실험실에서 해조류 바이오디젤을 연구하는 모습.
▶제주도 바이오디젤 상용화 현주소=제주특별자치도는 이달부터 유채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도내 전 관용차량에 보급할 계획이 었다. 도내 6백93대 관용차량이 ℓ당 약 1백원정도가 저렴한 바이오디젤을 사용할 경우 연간 11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제주자치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자치도는 이달 현재까지도 유채 바이오디젤 상용화를 위한 도내 제조·공급시설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다른지방에서 생산한 바이오디젤을 도입, 이달부터 전세버스 등 자가 주유시설을 갖춘 업체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또 현재 하수구로 버려지고 있는 폐식용유 등을 이용하는 바이오디젤 생산계획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행정시에서 대형식당의 폐식용유는 수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도내 발생량은 모르겠고 앞으로 폐식용유를 전량 수거하거나 이용하는 바이오디젤 생산계획은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고유가 시대를 극복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후변화 대응도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도내 호텔과 대형식당, 학교, 가정에서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수거, 바이오 디젤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폐식용유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오스트리아 그라츠 폐식용유 수거전문업체인 에코서비스(Oekoservice)처럼 생활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를 고용한다면 저소득층 실업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전문가에게 듣는다/베르너 바이덴바우어 아시아 판매 담당]
제주 에코드라이브 시스템 도입 바람직
유럽 식용바이오디젤로 쌀값 폭등 고민
지난달 23일 오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있는 BDI를 방문, 베르너 바이덴바우어 아시아 판매 담당(44·사진)을 만나 오스트리아 바이오 디젤사업에 대한 정부지원 정책과 소비자 반응,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바이오디젤 면세혜택이나 정부지원은=바이오디젤은 석유생산시에 붙는 세금이 없다. 석유제품에는 최소 5%의 바이오디젤을 섞어야 팔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세금이 엄청나게 붙는다. 이는 유로국가에 다 적용된다.
▶소비자 반응은=바이오디젤의 효율성이 3% 정도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디젤과 품질자체는 같다. 유해가스·배출량도 훨씬 적다. 또 25가지 항목으로 된 EN14214라는 품질규격을 통과해야만 바이오디젤로 사용할 수 있어 품질관리도 엄격하다.
▶향후계획은=회사 설립초기 유채로 시작해서 폐식용유, 이제는 동물의 내장 등을 이용하는 바이오 디젤을 연구, 생산해 내고 있다. 현재는 해조류를 이용하는 바이오디젤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식물성 바이오디젤에 대한 논란은=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이 원재료 수입 때문에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아메리카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유럽에서는 사람이 먹는걸 가지고 디젤을 만들지 말자라는 토론이 진행중에 있다. 쌀값 등 유럽지역 곡물가격 폭등 문제와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웬만하면 버려지는 것을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하려고 하고 있다.
▶끝으로 제주도민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그라츠는 폐식용유를 수집해 디젤을 생산하고 그 기름으로 다시 그라츠 시내의 버스를 움직이고 있다. 이같은 에코드라이브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제주도는 더욱 좋은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