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겨울꽃의 여왕 동백

[테마기행]겨울꽃의 여왕 동백
새하얀 제주겨울 '빨간 꽃비'에 젖는다
  • 입력 : 2009. 01.03(토) 00:00
  • 고대로 기자 drko@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있는 동백 테마리조트 '카멜리아 힐'의 동백꽃 향기에 취해 오솔길을 한걸음씩 걷다보면 꽃 송이째 땅 위에 떨어져 가득 메우고 있는 갖가지 동백꽃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사진 강희만기자

애기동백· 뜰동백 등 희귀동백 다양한 자태 뽐내

선비의 붉은충정 상징·문학 장르 단골 메뉴 각광



동백은 겨울 꽃의 여왕이다.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운다해 붙은 이름이 바로 '동백(冬柏)'이다.

한 겨울이라도 따스한 날씨가 며칠간 이어지면 보란듯이 꽃을 피우기도 한다. 우리나라 남해안가의 동백은 보통 2월 초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 2월말~3월초가 되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제주도에서는 이보다 훨씬 이전에 꽃을 피운다.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곳이 고창 선운사. 보통 4월말에서 5월초가 돼야 비로소 얼굴을 내민다.

동백은 예로부터 선비들의 붉은 충정을 상징하기도 했다.

프랑스 작가 '뒤마'의 소설을 각색해 만든 배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1950년대 한국 문학지 자유문학에 수록된 정훈의 현대시조, 회화적인 해학성으로 일제 강점기 한국문학의 꽃을 피웠던 소설가 김유정의 단편소설.

이 세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동백(冬柏)이다.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운다 하여 이름붙은 동백은 가장 아름답게 피었다고 생각할때 즈음 마치 목이 부러지기라도 하듯 송이째 '툭' 떨어져 강렬한듯 하면서도 어딘가에 수줍음이 깃들어 있다.

화려한 듯 하면서도 특유의 처연함으로 문학장르에서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꽃이다.

이처럼 김유정의 단편소설과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작품 소재가 되기도 하는 동백꽃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눈과 추위 속에서 꽃을 피우기에 '겨울 꽃의 여왕'이라고 불리운다.

▲신흥2리 동백마을 도로변에 핀 동백꽃.

꽃이 질 때 한 잎, 한 잎 시들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아름답게 피었다고 생각될 즈음 꽃송이째 '툭' 떨어지는 처연한 낙화는 동백의 특별함을 더한다.

흔히 '동백'하면 '붉은 동백'이 떠오르는데 이외에 흰동백, 애기동백, 뜰동백 등 다양한 종이 있다. 도내에서도 500여종의 희귀동백을 만날 수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있는 동백 테마리조트 '카멜리아 힐'이 그곳이다.

한국 최초 동백테마리조트 카멜리아 힐은 한 개인의 동백에 대한 각별한 사랑에서 시작됐다. 카멜리아 힐의 양언보 회장은 추운 겨울, 강렬하면서도 수줍은 듯한 아름다움을 지닌 동백에 반해 감귤 농사를 접고 황무지에 동백나무를 심기 시작해 20여년 동안 아시아와 유럽 등지를 돌며 수백종의 희귀한 동백묘목을 수집, 오늘의 카멜리아 힐을 완성했다.

제주도의 맑은 하늘과 바람을 품고 뒤로는 한라산을, 앞으로는 멀리 최남단 마라도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가꾸어진 카멜리아 힐에서는 윤기 나는 초록 잎사귀와 풍성한 꽃의 자태를 뽐내며 끊임없이 피고 지는 다양한 수백종의 동백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에서도 동백을 감상할수 있다.

이번 주말 도시의 바쁜 일상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넉넉하고 신비로운 제주의 자연과 더불어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그 아름다은 자태를 뽐내고 있는 동백의 생동하는 에너지를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동백꽃은 사계절에 걸쳐 피어나지만 겨울 설경을 배경으로 할 때 더 붉다. 매서운 추위속에 피어나는 동백향이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과 '카멜리아 힐'(사진)에 가득하다. 동백의 강인함이 기축년 새해, 사람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겨울뜰에 내려앉은 붉은향, 사뭇 짙어라

카멜리아 힐·동백마을 등 새해 나들이 장소 각광


제주의 자연속에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해 도시인들의 꿈꾸는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제주도의 동백 테마리조트 '카멜리아 힐(Camellia Hill: 동백언덕)'이 동백의 계절을 맞아 손짓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흔히 '동백'하면 떠오르는 '붉은 동백' 외에 흰동백과 애기동백, 뜰동백 등 500여종의 희귀동백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카멜리아 힐의 입구에 들어서면 탁 트인 전망대의 잔디 위에서 한라산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제주의 넉넉한 자연을 감상하고 현무암으로 된 돌다리를 건너면 붉은 동백과 흰동백이 빼곡히 어우러져 마치 비밀정원의 오솔길 같은 '자포니카숲'에 다다른다. 은은한 동백꽃의 향기에 기분 좋게 취해 오솔길을 한걸음씩 걷다보면 진초록잎사귀에 큼직하게 피어있거나, 꽃 송이째 땅 위에 떨어져 오솔길을 가득 메우고 있는 갖가지 동백꽃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카멜리아 힐에서는 자포니카숲길 외에도 유럽동백숲, 마음의 정원 등 특색 있게 구성된 수목원에서 500여종의 동백을 만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 태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야생꽃길과 생태연못에서 한라산의 구상나무, 참꽃, 설앵초와 초롱꽃, 둥글레 등 제주 자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봄에는 일곱가지 벚꽃과 철쭉꽃, 그리고 참꽃과 꽃잔디가 봄바람에 하늘거리고, 여름에는 파란 하늘 아래 워싱톤 야자나무와 연못가의 소금쟁이가 조용히 어우러진다. 가을이 들어선 자리에 들수국과 들국화 그리고 핀 털머위가 소박하게 피고지고 나면, 겨울에는 추위에 아랑곳없이 갖가지 동백꽃이 피어난다. 특히 눈 속에 핀 붉은 동백꽃과 바람에 꽃비가 내리듯 흩날리는 동백꽃잎들은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준다. 이렇게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닌 카멜리아 힐은 사계절 테마리조트로서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자연의 변화를 눈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카멜리아 힐에는 목조별장 레드·옐로우 카멜리아, 스틸하우스 별장 화이트 카멜리아, 그리고 제주 전통초가 등 각기 다른 컨셉트로 이루어진 숙박시설 4동 이외에도 동백을 주제로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갤러리 & 까페 카멜리아'와 유기농 채식 전문 레스토랑 '세상을 여는 사랑'을 갖추고 있다. 또한 동백차, 기름, 아트상품 등 동백 관련 상품과 시즌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고루 제공하여 오감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도 동백을 감상하기 좋다. 이곳에는 제주도 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된 동백나무군락지가 있다. 3백년 이상이 된 동백나무들이 뿌리깊은 문화와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으며 군락지 안에는 한아름이 넘는 동백나무를 비롯해 생달나무, 팽나무 등의 거수목들이 웅장한 자태로 서 있다.

이번 주말, 도시의 각박한 일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매서운 추위에도 은은한 향기를 품고 만개한 동백꽃이 가득한 제주 카멜리아 힐과 신흥2리 동백마을을 찾아 자연의 에너지를 불어 넣어보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0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