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5)제주시 중앙로·칠성로상가, 지하상가

[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5)제주시 중앙로·칠성로상가, 지하상가
예전 상권중심지 쇠락… 명성 되살리기 주력
  • 입력 : 2009. 05.13(수) 00:00
  • 김기현 기자 ghkim@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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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기간 도민들과 삶의 애환을 함께 나눠온 제주시 칠성로 상가와 중앙로 지하상가, 중앙로 상가는 최근 새로운 변신을 위해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지하상가 모습). /사진=강희만기자

대학병원 이전 유동인구 급격 감소 직격탄
"상인회 스스로 다양한 고객 유인책" 몸부림


제주시 중앙로·칠성로 상점가와 지하상가는 시 상권의 중심지이자 제주의 '명동'으로 불릴만큼 오랜 기간 북적대는 인파들로 성시(成市)를 이뤄왔다. 중앙로라는 명칭에서 보듯 도심권의 상징으로 쇼핑과 영화, 먹거리 등 많은 상가들이 밀집했고, 사람들마다 만남의 장소, 쇼핑의 장소로 호평을 받았었다.

그러나 지난 1970, 80년대 인기 절정의 상권을 형성했던 중앙로 상권도 1990년대 후반들어 제주시청 대학로와 신제주 상권 등으로 구도심권 공동화가 심화되고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크게 바뀌면서 상권 이동이 급속하게 이뤄졌다.

실제 유통업계의 가장 큰 흐름인 매장의 대형화가 신한백화점, 제주롯데참피온백화점, 상록회관, 뉴월드마트, 이마트 등을 통해 가시화되면서 기존 상권의 어려움은 가중되었다.

이제 중앙로 상권들은 새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중앙로 상점가는 남문로터리에서 중앙로터리에 이르는 간선·이면도로변 상가들을 말한다. 여기는 최근 제주대병원 이전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고전하고 있다.

중앙로상점가상인회(회장 김동배)는 4년전 결성한 이후 활로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특별하게 눈길을 끄는 대목은 상인 스스로의 자구노력을 통한 상권 살리기다. 행정기관 지원 요청에 앞서 상인들이 할 수있는 일을 찾아서 한다는 얘기다.

실례로 오는 16~17일 청소년의 거리로 명명된 한짓골에서 열릴'제1회 한짓골청소년영화제'는 상인회 주관으로 행사기획에서부터 홍보자료작성, 장소확보 등의 모든 업무를 소화해 내고 있다.

2년전부터 인근지역 지정주차장을 이용한 고객에게 1000원 티켓을 발행하는 제도 시행도 상인회 스스로의 자구안중 하나다.

상인회 김 회장은 "병원이전으로 전보다 거리가 한층 썰렁해졌다. 그렇다고 의기소침해선 안된다. 무관심의 벽을 깨고 상인 모두 단합해 고객을 모을수 있는 일들을 계속 해 나가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중앙지하상가는 예전같지 않지만 일정수준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상가다. 의류와 화장품 등을 주 업종으로 한 지하상가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맞춰 고객편의시설과 상인 의식교육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가내 모유수유실, 놀이방, 쉼터에서부터 유모차와 카트 등을 일찍 갖췄는가 하면 상인들을 대상으로 정보화교육, 중국어교육, 상인대학 운영을 통해 공부하는 상인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특히 지하상가는 올 하반기내 오디오·비디오시설을 갖춰 상가내 어느 곳에서든 모니터를 통해 공지사항, 세일정보, 시낭송, 행정소식은 물론 부모·자식간, 연인간 영상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벤트도 기획하면서 고객에 한층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지하상가상인회 양승석 회장은 "중국인관광객을 위한 대형버스 주차 공간 확보, 중국어통역가이드 배치 등의 사항을 행정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칠성로 상점가는 과거 제주 '쇼핑의 1번지'로서 명성을 높였지만 소비·유통패턴의 변화속에 어려움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200개 점포로 이뤄진 칠성로지역의 상인들은 '칠성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사장 김영식)'을 결성해 매장 재배치, 업종 변경, 건물 재보수 등 현대화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 칠성로 상점가는 행정의 지원을 받아 쇼핑 편리성을 위한 아케이드공사(비가리개 시설) 435m도 지난 2006년부터 사업비 40억원을 들여 시설했다. 현재 조명시설도 추진중이다.

● 중앙로·칠성로상가, 지하상가는

제주시 일도1동 칠성로 상점가는 일제시대부터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이후 1960, 70, 80년대 절정기를 보낸 제주의 대표적 쇼핑가로 정평이 나 있다. 과거 유명한 빵집이나 식당, 극장, 다방 등이 밀집해 도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쇼핑의 장소로서 크게 애용되기도 했다.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제일극장 아시아극장 코리아극장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로 주말, 휴일에는 칠성로거리가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기도 했다.

특히 칠성로 상점가의 번영은 한때 무근성 일대에 상당수의 부잣집들이 밀집해 있는 점도 상당부분 작용했다.

중앙로 지하상가는 지난 1980년대 지하상권 활성화와 도심권 교통체증 해소 등을 위해 추진되었다. 당시 미화개발(주)이 20년 무상사용을 조건으로 3차구간에 걸쳐 공사를 벌여 총 1만여㎡에 383개 점포가 입주해 있다. 구간별로는 지난 1983년도에 1차구간 중앙로터리부근이 준공되었고, 1987년 2차구간으로 동문로터리방향, 1990년 3차구간 관덕정 방향으로 각각 지하상가가 조성되었다.

현재 무상사용기간이 종료된 지하상가 1, 2차구간의 경우 제주시에서 관리, 임대료를 부과하고 있고 미화개발은 무상사용기간이 남은 3차구간 상가에 대해 임대료를 부과, 관리하고 있다.

중앙로 상점가는 1970년대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으로 전환점을 맞았고 칠성로와 지하상가 상권형성과 함께 인근에 위치한 동문시장, 탑동 등의 지리적 특징 등으로 상당기간 호황을 누려 왔다.

'꽃피는 산골' 김승한 대표 "최고의 맛과 정성이면 성공"

"고향 제주는 아니지만 최고의 맛과 정성을 기울이면 음식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 과감히 도전했어요."

제주시 중앙로 한짓골(옛 인천문화당 건너편)에서 900여㎡ 규모의 넓은 공간에 '꽃피는 산골' 식당을 3년 넘게 운영하는 김승한 (44)대표는 과거 의류가게를 운영하다 업종을 바꾸게 된 계기를 이처럼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매일 점심이든 저녁이든 남의 식당을 이용하다보니 음식 맛과 고객을 대하는 친절·정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다"며 "음식 맛과 정성을 쏟는 일만큼은 스스로 자신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주메뉴인 생구이용 흑돼지를 현금거래를 통해 최고 품질만을 구입하는 한편 넓은 주차공간에다 정원식 실내장식으로 편안한 분위기속에 전골류나 추어탕 등을 드실수 있도록 고객을 위한 배려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제주대학병원 이전으로 주변 상권이 어려움을 겪는게 사실"이라면서도 "개인이 아닌 지역 상권 모두 살아갈 수 있도록 상인회를 중심으로 이번 주말 영화제 개최나 무료주차장 운영 등의 활동에 모두 힘을 합치다보면 이용객들이 언젠가 증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상권 변화로 어려움을 겪을수록 우리 상인들 스스로가 직업의식을 갖고 최고의 친절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는 실천적인 마인드를 확산시킬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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