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해넘이
올 한해 시름과 아쉬움 금빛노을에 담아 '훌훌'
  • 입력 : 2009. 12.19(토) 00:00
  •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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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면 자구내 포구· 사라봉 일몰 '으뜸'
바다 보이는 곳 어디든 해넘이 감상 제격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새해 달력을 챙겨야 할 때가 된 것이지요.

올 한 해도 모두에게 좋고 궂은 일의 연속이었을 겁니다. 취직이나 승진,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된 행복감 등을 누린 이들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경기한파에 일자리를 잃거나 잇단 취직시험에서의 고배, 사업이 순탄치 않거나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등 쓰라린 아픔을 겪어야 했던 이들도 있겠죠.

하지만 한 햇동안 쌓였던 시름과 아쉬움은 훌훌 털어내셔야죠. 내일은 또다른 기회의 순간들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맘에 맞는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가족끼리, 혹은 혼자여도 괜찮습니다. 해넘이와 함께 올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해보는 건 어떨는지요?

도내 해넘이 명소 가운데 으뜸인 곳을 치자면 제주시 서쪽 끝 어촌마을인 한경면 고산리 자구내포구와 수월봉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자구내 포구에서 2㎞쯤 떨어진 무인도인 차귀도 너머로 태양이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지는 순간 하늘과 바다는 온통 붉은색으로 타들어가며 하나가 됩니다. 감동을 넘어 장엄하기까지 한 해넘이는 여행자의 가슴속까지 붉게붉게 물들여놓습니다. 절로 감탄사를 토해내지 않을 수 없지요.

자구내 포구와 이웃한 해발 77m의 수월봉에서 바라보는 해넘이 풍광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수월봉은 제주의 서쪽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대나 다름 없습니다.

고산마을은 해넘이가 아니어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2003년 해양수산부가 전국 어촌을 대상으로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 100선' 마을 중 한 곳으로 뽑혔을 정도니까요. 2001년엔 전국 최초로 어촌체험 관광마을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바다와 접해 있으면서도 평야가 형성된 유서깊은 마을은 낚시관광지로 유명한데다 수월봉과 차귀도에 얽힌 전설이 감동을 더해줍니다.

제주시 건입동에 위치한 사라봉도 해넘이 명소로 빼놓을 수 없지요. 예부터 '사봉낙조(紗峰落照)'라 하여 선인들이 영주10경의 하나로 꼽았으니까요. 저녁노을이 망망대해를 물들이며 비단을 펼쳐놓은 듯한 풍광은 실로 장관입니다.

사라봉과 인접한 별도봉은 제주시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산책과 운동을 위해 연중 즐겨찾는 휴식처와 같은 곳이죠. 맑은 날 사라봉 정상에 올라 해넘이를 감상해 보세요. 지난 한 해의 기억도 떠올리시면서요.

꼭 자구내 포구와 사라봉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해넘이를 보기에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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