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 2010 동아리](1)서귀포여고 '너나들이'

[연중기획 / 2010 동아리](1)서귀포여고 '너나들이'
18명으로 구성… 연극 통해 타인과 공유
"무대 위 희열 모를걸요"
  • 입력 : 2010. 01.01(금) 00:00
  • 현영종 기자 yjhye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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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1년 구성된 서귀포여고 연극동아리 '너나들이'. 1~2학년 18명의 회원들이 모여 오랜 준비 끝에 공연할 때 느끼는 희열을 맛보기 위해 열심이다. /사진=이승철기자 sclee@hallailbo.co.kr

○… 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를 '동아리'라 부른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같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그들만의 열정을 쏟아 내고 있다. 각 학교와 학생문화원에서 운영중인 동아리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주>…○

성탄 연휴 마지막 날이던 12월 27일.

서귀포학생문화원 대강당은 연극동아리인 '너나들이' 회원들이 발산하는 열기로 후끈했다. 학생들은 31일로 예정된 학교 동아리제에 연극 '아름다운 사인(死因)'을 선보이기 위해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었다.

'아름다운 사인'은 시체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저마다 사연을 간직한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6명이 시체안치소에서 부검의에게 사연을 털어놓으면서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비판한다.

작가(장진)는 정상적으로 죽기 어려운 삶에 대한 역설을 보여주기 위해 제목을 '아름다운 사인'이라고 붙인 것 같다.

서귀포여고 연극동아리 '너나들이(회장 이윤아)'의 역사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너 나 없이 서로 터놓고 지내는 사이"를 뜻하는 순 우리말로 연극을 통해 서로 친구가 되자는 의미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현재 1~2학년 합해 회원으로 활동하는 학생은 모두 18명이다.

너나들이는 ▷17기-이윤아(단장) 강한아(부단장) 박혜란(총무) 강은실 김선영 김소연 김학임 박하늘 송원선 이상미 허유리 ▷18기-임보라(총무) 강정인 김예진 김혜란 이현빈 정민영 정하영 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연극동아리에 가입한 이유는 달라도 얻는 것은 비슷하다고 한다. '오랜 연습 끝에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나서 느끼는 희열' 때문이다.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아직 가져보지 못한 직업과 타인의 생각을 배울 수 있는 것도 또다른 매력이다.

연습은 학기중에는 주로 점심·저녁시간을 이용해 이뤄진다. 공연을 앞두고는 토요일 함께 모여 막바지 연습을 한다.

연극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오는 제약이다. 학업에 부담이 큰 상황에서 1~6개월 가량 걸리는 작품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성적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친구들도 적지 않다. "학생이 공부나 할 것이지 딴따라도 아니고 연극이 뭐냐"는 말에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오랜 준비 끝에 오프닝을 알리는 음악과 조명이 켜지면 그간 고민과 갈등은 장막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이윤아 단장은 "현재 신분이 학생인 만큼 성적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하지만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럼 없는 친구가 되고 또 준비한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 그 감동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희열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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