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연휴 가볼만한 곳]

[설특집/연휴 가볼만한 곳]
가족들끼리 오랜만에 숨겨진 명소 찾아 나들이
  • 입력 : 2010. 02.13(토) 00:00
  •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의 추억과 넉넉함을 한가득 담아갈 수 있는 숨겨진 명소가 곳곳에 있다. 1000개의 의자가 있는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 '아홉굿마을' /사진=한라일보 DB

1000개 의자가 있는 '아홉굿 마을'에서부터
한담 ~ 곽지 해안 잇는 호젓한 산책로는 일품
도두봉·사려니숲길도 부담없이 찾기에 그만

설 연휴,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가운 시간이다. 연휴가 사흘로 짧은 게 흠이지만 설날 차례를 마치고 잠시 짬을 내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길에 올라보자. 평소 마음에 두었던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바쁘기만 한 도심생활서는 찾을 수 없었던 고향의 추억과 넉넉함을 한가득 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익히 잘 알려진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숨겨진 명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가까이 달려 닿을 수 있는 한경면 낙천리엔 '아홉굿 마을'이 있다. 그 흔한 편의점이나 '구멍가게'조차 찾아볼 수 없는 농촌마을이지만 '의자 마을'로 관광객들에게 제법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이다.

'아홉굿'은 아홉가지 즐거움(nine good)을 체험할 수 있는 농촌마을이라는 의미다. 2003년 농촌진흥청의 농촌전통테마마을로도 지정된 마을은 2007년 마을안에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게 나무의자 1000개를 제작·설치하면서 마을의 또다른 명물로 떠올랐다.

의자들이 모양도 재미나다. 초대형 의자를 비롯해 삼각퍼즐 의자, 소여물통 의자, 요강의자까지 제각각이다. 그리고 그 나무의자들은 저마다 독특한 이름들을 갖고 있다. '사랑의 숲에서 길을 잃다', '인연과 인연사이', '차-★ 없는 e-세상'…. 나무의자에 잠시 앉아 각각의 이름이 붙여진 사연을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재미가 그만일 듯싶다.

▲제주시 애월읍 한담마을과 곽지해안을 잇는 해안산책가(오른쪽)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제주시 애월해안도로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한담마을에서 곽지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는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곳으로 그만이다. 산책로로 접어드는 순간 맘속마저 금세 푸르게 물들여버릴 것 같은 눈부시게 예쁜 바다빛깔에 '낭만'이란 단어가 절로 떠올려진다. 2001년 연안정비사업으로 화산석을 깔아 만들어진 1.5㎞의 해안도로는 구불구불한 길이 마치 우리네 삶을 닮아있는 듯 낯설지 않고 정겹다.

발길을 옮겨놓는 동안 산책로를 찾았던 이들이 소원을 담아 쌓아올린 돌탑과 해풍과 더불어 자란 소나무가 친구처럼 함께 한다. 해가 저물 무렵이라면 낙조의 장관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느긋하게 걸어도 한 시간이면 족하다. 주로 동네주민들이 간간이 이용하던 길이 아름답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천연기념물 제375호인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있는 금산공원은 수 백년 세월을 마을과 더불어 숨쉬어온 보배같은 존재다.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야왜나무 등 울창한 상록수림이 일품인데, 땔감을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마을주민들은 금산공원의 나무만큼은 베지 않고 지킬만큼 애착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제주국제공항 북쪽의 도두봉은 천연전망대가 일품이다. 10여분 남짓이면 해발 65m의 도두봉 정상에 오를 수 있는데 북쪽으로 탁트인 바다가, 남쪽으로 한라산뿐만 아니라 제주시내를 한 눈에 품을 수 있다.

▲비자림로

숲이 그립다면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사려니 숲길을 추천한다. 5·16도로를 타고 제주시에서 서귀포시 방면으로 향하다 비자림로에서 좌회전하면 닿는 물찻오름 입구에서 시작되는 숲길은 지난해 5월 '치유와 명상의 숲길걷기' 행사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면서 탐방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제5회 제주평화포럼 참가차 제주를 찾았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한승수 총리가 함께 탐방한 숲길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9월 산림청이 주최한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숲길 부문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숲길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80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