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주를 찾는 관광객 증가세만 보면 그야말로 호시절이다. 지난해 봄 이후 20%에 가까운 증가세를 이어가는 게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가 달리는 격이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면 더없이 좋은데 과연 그럴까? 관광 통계와 관련한 도민 체감도는 "글쎄요(?)"다. 의문이 든다는 얘기다.
제주도의 관광통계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해 현재 제주에 도착하는 항공기와 선박 이용객의 표본을 조사해 일정 비율을 관광객으로 적용하고, 일부는 목측법(눈대중으로 재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통계 수치의 신뢰도가 늘 의문이다. 한국관광 1번지부터 국제자유도시, 동북아 최고의 섬 휴양 관광지 등 제주도가 내세우는 관광구호는 세계적인데 최근 수 년간의 관광통계 방식을 보면 그와는 거리가 멀다.
WTO(세계관광기구) 등 국제기준 통계에서는 이미 1박 이상 체류하는 선박과 항공기 승무원을 관광객에 포함시키고 있는데도 제주도는 2008년 봄에야 통계에 포함시키는 우를 범했다.
여기에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의 의뢰로 제주발전연구원이 수행한 '제주도 관광통계방법 개선 연구' 최종 결과만 봐도 그동안의 관광 통계가 얼마나 주먹구구식이었나를 알 수 있다.
용역에 따라 내년부터 적용될 항공기와 선박 이용객 중 관광객수 적용비율은 항공기는 월별로 최저 88.0%에서 최고 90.5%다. 2006년 기준과 비교할 때 1.8%에서 5.9%까지 적용비율이 높아졌다. 선박의 경우는 월별로 이용객의 최저 93.9%에서 97.3%를 관광객으로 적용하게 된다. 2006년에 견줘 관광객 적용 비율이 14.6%에서 21.2%까지 높아졌는데, 이는 제주도해운조합 전산시스템의 협조로 도민과 관광객의 구분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적용기준 변경에 따라 내년부터 제주를 찾는 관광객수가 월별로 최저 3.6%에서 최고 7.0%까지 자연 증가하게 된다. 적어도 관광객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깨끗이 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관광통계 용역은 끝이 아니다. 관광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국가승인통계 추진, 통계주기 단축, 항공기내 병행 조사, 표본수 확대 등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 정확한 관광통계는 제주도의 관광정책과 홍보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지표다. 정확한 관광통계를 위한 단계적인 개선방안 마련이 꼭 필요한 이유다.<문미숙 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