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좋다]2010제주국제관악제

[주말이좋다]2010제주국제관악제
제주의 여름, 금빛 관악선율이 푸른 파도를 타고 온다
  • 입력 : 2010. 08.07(토) 00:00
  •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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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한 ‘2010제주국제관악제’ 앙상블축제 및 제6회 국제관악콩쿠르가 12일부터 9일간 관악의 향연을 펼친다. /사진=한라일보DB

앙상블팀·마에스트로 콘서트 등 선봬
국제관악제콩쿠르 7개 부문 경합

8월 제주는 금빛 관악의 선율이 푸른 파도를 타고 넘실댄다. 도민은 말할 것도 없고, 섬 제주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에게도 씩씩하고 힘찬 나팔소리가 귀에 익은지 오래다.

올해도 어김없이 '섬, 그 바람의 울림!'을 주제로 한 '2010 제주국제관악제' 앙상블축제 및 제6회 국제관악콩쿠르가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9일간 도내 곳곳에서 여름을 닮은 시원스런 관악의 향연을 펼쳐놓는다. 축제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사)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한다.

관악기만으로 모든 연주회의 프로그램이 구성되는 제주국제관악제는 1995년 제주 토박이 관악인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시작돼 어느덧 그 역사가 10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올해 앙상블축제에는 앙상블팀과 관악단 등 8개 나라에서 20개팀 817명이 참가해 무더운 여름밤을 더 뜨겁게 달군다.

관악제는 12일 오후 8시 제주해변공연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엔 오후 6시30분부터 문예회관을 출발해 광양로터리~남문로터리~중앙로~제주해변공연장까지 축하 퍼레이드를 벌인다. 퍼레이드에 이어 오후 7시30분엔 해변공연장에서 '관악 만세'를 주제로 환영음악회가 열린다.

전문앙상블의 순회연주회는 축제기간 매일 오후 3시 문예회관 대극장, 오후 8시 제주해변공연장과 서귀포시 천지연폭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또 12, 13, 14, 16, 17일 오전 11시 문예회관에선 '11시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다. 축제에 참가한 앙상블팀들의 리사이틀로 꾸며진다.

16일과 17일 오후 8시에 열리는 특별기획공연인 마에스트로 콘서트도 꼭 챙겨봐야 할 무대다. 16일엔 호른의 이석준, 트롬본의 자끄 모저, 유포니움의 아담 프레이, 튜바의 롤랜드 젠트팔리가 무대에 오른다. 17일의 무대는 트럼펫의 에릭 오비에르, 트롬본의 아르민 로진, 유포니움의 스티븐 미드, 튜바의 오스틴 바드스비크가 꾸민다.

축제 최고의 무대는 마지막날인 20일 오후 8시 제주아트센터에선 열리는 입상자 음악회다. 국제관악콩쿠르 7개 부문별 우승팀이 폴란드의 자이몬 카발라의 지휘로 제주도립교향악단과 협연한다.

● 관악콩쿠르 해외에서 더 인기

앙상블 연주가 제주를 달구는동안 아라뮤즈홀과 한라아트홀, 제주아트센터에선 미래 세계관악을 이끌 젊은 관악인들이 열띤 경합을 벌인다.

콩쿠르는 세계적으로 금관악기 전부문인 호른, 트럼펫, 테너 트롬본, 베이스 트롬본, 유포니움, 튜바, 금관5중주 등 7개 부문으로 이뤄진다. 특히 이번 대회는 지난해 4월 우리나라에선 두 번째로 유네스코(UNESCO)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된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로, 관악인들의 관심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올해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를 비롯해 미국, 헝가리, 프랑스, 스페인, 싱가포르, 독일, 영국 등 19개국에서 276명이 참가신청을 마쳤다. 참가자가 지난해 183명에 견줘 50.8%나 늘어난 규모인데다 국외 참가자가 202명으로 국내 참가자 74명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콩쿠르의 위상과 인지도를 말해주는 셈이다.

경연 참가자들은 콩쿠르기간에 모두 합동캠프생활을 통해 우정을 나누며 서로 음악적 교류활동의 기틀을 다지게 된다.

● 우리동네 관악제 놓치면 아까워요

관악의 향연은 정해진 공연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동네 관악제'도 놓치기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앙상블팀이 휴양림, 관광지, 학교, 박물관 등 곳곳에서 관객들을 만나 무더위에 지치고 나른한 관객들의 오감을 깨운다.

14일 오후 6시엔 한경면 낙천리 아홉굿마을 의자공원과 국립제주박물관, 한라초등학교를 찾아간다. 또 15일 오후 3시엔 한림공원과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에 관악의 선율을 펼쳐놓는다. 이어 16일 한림공원, 18일 약천사와 절물휴양림, 18일 절물자연휴양림, 19일엔 탐라교육원에서 각각 오후 3시에 관악기의 시원한 울림을 전한다.

9개 앙상블팀 연주 '맘껏 즐겨라!'

미국·스페인·독일·오스트리아·체코·일본·한국
내로라 하는 전문 연주팀 제주서 관객과 소통

짝수해인 올해 제주국제관악제 앙상블축제엔 미국,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일본, 한국 등 모두 7개국에서 9개팀 92명의 연주자가 초청됐다. 그간 여러차례 제주무대에 서면서 제법 낯익은 연주팀도 여럿이다.

또 관악단은 독일·대만·한국 등 3개국에서 11개팀 725명이 참가해 금빛 관악의 선율을 제주섬에 퍼트린다.

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 집행위원장은 "제주국제관악제는 제주의 자존심이 될 지역문화축제이면서 문화관광자원이자 세계 관악계의 발전에도 보탬이 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며 도민들의 애정과 관심을 당부했다.

●체스트넛브라스컴퍼니(미국)=옛 것의 소리와 고전적인 브라스의 큐레이터로 손꼽히는 연주단체로 현대적이며 역사적인 금관악기를 통한 연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그래미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1977년 필라델피아 길거리 밴드로 시작한 이들은 북미, 남미, 유럽, 카리브해 일대, 아시아 등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리하르트 베르니크, 피터 쉬클리 등 유명작곡가와 편곡자들이 이들을 위해 곡을 써주고 있다. 각 시대 악기의 소리를 재현하는 선구자이기도 한 이들은 꾸준히 고전악기를 수집, 공연하며 고대악기에 관한 이론을 정립하고 있다. 이들의 음반은 소니, 뉴포트 클래식에서 발매됐다.

●다스 블레흐(독일)=뛰어난 연주실력을 가진 여섯 명의 관악연주자와 1명의 타악 연주자로 구성돼 있다. 재즈와 클래식의 만남으로 단원모두 대학에서 강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만났다.

그러나 그들의 뛰어난 연주실력과 앙상블만의 고유한 음색은 새로운 음악적 길을 펼치고 있다. 단원 모두 가능한 모든 음악적 스타일을 추구하고 재즈, 클래식, 대중음악을 조합하는 노력과 클래식과 대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창조적인 노력을 펴고 있다.

●사운드인브라스(오스트리아)=전형적인 오스트리아 브라스 사운드의 순수함과 여기에다 유머, 정확성, 기교의 결합이 특징이다.

트럼펫 4명, 호른 2명, 트롬본 4명, 튜바 1명, 타악기 1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르네상스 고전음악에서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음악을 선사한다.

2007년 이후 세계적으로 저명한 유포니움 연주자 스티븐 미드가 단장 및 지휘를 맡아 이들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다.

창단 후 11년의 역사를 가진 이들은 현재까지 다섯 장의 CD를 발매했으며 유럽, 미주, 아시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스패니시브라스(스페인)=1989년 스페인청소년오케스트라단원 출신들로 창단됐다. 이후 이들은 창작, 교육, 연주 등 음악 전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으로 금관앙상블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왕성하고 활발한 최고 금관앙상블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1996년 제6회 프랑스 나르봉국제콩쿠르에서 1위 입상 이후 젊고 유능한 작곡가들의 여러 작품들이 이들에 의해 초연됐다. 이들의 연주는 절충주의를 표방한 최고의 예술성을 지니면서 라틴기질과 우아함으로 특징지워진다. 이들은 카렐 후사의 '오케스트라와 금관5중주 협주곡'을 유럽의 여러 오케스트라와 공연한 바 있다.

1996년부터 20002년까지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등에서 5종류의 음반이 발매됐다.

●클라리넷콰이어 '서울 24'(한국)=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연주단체로, 2005년 3월 25일 창단 연주회를 가졌다.

세계평화축전 음악회와 평촌 아트홀 기획연주, 세종문화회관 야외연주 등에서 호연했고, 한국 클라리넷앙상블 콩쿠르에서 우승해 예술의 전당에서 마련된 초청연주를 통해 클라리넷 앙상블의 진수를 보여줬다.

한국의 대표적 클라리넷 연주가인 오광호 교수의 지도아래 젊은 패기와 음악적 열정으로 뭉친 클라리넷콰이어 '서울 24'는 단일 악기 앙상블이 갖는 음악적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음악적 표현을 지닌 연주로 호평받고 있다.

●히로시마클라리넷앙상블=1991년 엘리자베스음악대학 강사와 히로시마관악단의 클라리넷 연주자로 결성됐다. 매년 정기공연마다 현악, 목관, 현대음악 등 여러 장르의 곡을 클라리넷곡으로 편곡해 선보이고 있다. 때로는 베이스 클라리넷을 포함한 클라리넷 9중주를 선보이기도 한다.

'히로쿠라'라는 별칭이 있으며 브레인 음반사를 통해 '타나토스', '차르다시', 'The Passage in the Dawn' CD를 발매했다.

[이 연주자를 주목하라]

유포니움 연주가 '스티븐 미드'

영국 출신의 스티븐 미드(사진)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유포니움 연주가이다. 한 해 평균 75회가 넘는 무대에 서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관악밴드와 교향악단에 초청돼 공연했는데, 최근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노르웨이 트론헤임심포니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고, 오스트리아의 사운드인 브라스 등과 함께 공연했다. 2009년에는 대한민국국제음악제에 초청돼 제주교향악단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협연했다.

저음 금악기 장르에서 세계적인 개혁을 불러일으킨 그는 후학 양성에도 힘쏟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영국왕립음악대학교 주임교수로 재직중이며, 유럽과 일본의 음악학교에서도 강의하고 있다. 세계 수많은 관악전공 학생들이 그를 사사하기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있을 정도다.

50장이 넘는 음반을 발매한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발매한 솔로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튜바 연주가 '오스틴 바드스비크'

노르웨이의 튜바 연주가 오스틴 바드스비크(사진)는 대부분의 음악인들이 오케스트라단원이거나 아니면 강사로 음악적 활동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전문 튜바 독주가로 경력을 쌓아갔다. 그의 뛰어난 음악적 기교와 예술성은 그를 튜바의 독보적 존재로 만들었다.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 튜바수석이자 40년의 경력을 가진 튜바계의 거장인 아놀드 제이콥스에게서 사사했다. 그는 1991년 국제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두 개의 상을 휩쓸었다.

오슬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베르겐필하모닉오케스트라, 바르샤바필하모닉오케스트라, 멜버른빅토리아오케스트라 등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전 세계 유명한 음악홀에서도 공연했고, 2006년 뉴욕카네기홀에서 첫 튜바 독주회를 가졌다.

발매한 다수의 CD는 큰 호평을 받았으며 특히 일본에서는 지난 2년간 모든 악기 CD판매량에서 2위에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레코드 가이드 '튜바 카니발'에선 "그의 서정적인 표현은 튜바를 심금을 울리는 악기로 탈바꿈시켰다. 바이올린만이 할 수 있는 음악적 표현들을 튜바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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