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유람선을 이용,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배에서 내린 후 관광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우근민 도정은 2014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를 선언했다. 올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70만명 가량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상품 개발 등에 3514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중고생 수학여행단체와 항공좌석 전쟁을 벌여야하고 어렵게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음식·숙박·쇼핑·즐길거리 등에서 만족하지 못한다면 공염불로 그칠 공산이 크다. 본보는 2부 순서로 '외국인 관광객 200만시대'달성이 가능한지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코자 한다.
지난해 중국인 등 63만명 제주 방문음식·쇼핑 등 기초인프라 확충 시급
▶외국인 관광객 현황=2005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7만8700명에서 2006년 46만여명, 2007년 54만1000명, 2008년 54만 1000명, 2009년에는 63만2000명으로 늘었다. 올들어 현재(9월말)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58만7000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은 21만명을 상회, 지난해보다 갑절이상 증가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말까지 중국인 관광객 유치목표는 40만명. 2014년에는 130만명으로 목표를 3배가까이 높여 잡았다.
최근들어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음식, 통역, 쇼핑 등 기초 인프라는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최근 발표된 중국인 내도 관광객 여행실태조사 결과 종합적인 만족수준, 재방문 의향, 타인추천 의향은 5점 만점에서 3.88점으로 나타나 만족도 향상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도는 중국에 올인하고 있지만 일본인 관광객은 정체·답보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10년전 일본인 관광객 여행형태와 현재 여행행태, 여행구조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늘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말로만'이었다. 일본인 개별관광객 유치전략이 없고 핵심관광인프라의 부재, 시기별 체험상품 부재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분포를 보면 일본·중국·대만·싱가포르·홍콩 등 5개국 관광객이 53만868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63만2354명 중 84%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양보다 질'정책으로 바꿔야=제주도가 양적인 팽창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목표 수치에 맞추려 급급하다보면 인센티브 남발로 저가관광과 만족도가 낮은 관광행태를 양산시킬 우려가 높다. 양적 목표설정이 제주관광의 지속가능성과 실질적인 도민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관광정책 목표를 '몇명 유치'가 아닌 '관광수입''체류기간 연장' '만족도' 등으로 설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한 조직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와 혁신도 필요하다.
▶문제는 인프라·수용태세=제주의 경우 관광산업으로서의 인프라의 준비가 미흡하다. 제주노선 항공 좌석난은 국내외 관광객 모두 제주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항공 인프라 구축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직항노선을 늘려 외국 관광객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선결과제다. 최근에는 수학여행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유스호스텔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재우고 국내선을 이용하는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들이 수학여행객들과 좌석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제주행 항공좌석난 심화는 도쿄-제주 노선 중국인 점유율 증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쿄-제주간 항공노선 중국인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일본 관광객 감소를 부채질하는 꼴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마이스산업 육성 ▷동북아 크루즈 주요 기항지 조성 ▷문화생태역사자원 상품개발 ▷지질관광발전방안 마련 등도 갖춰야 할 것으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