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합니다](17)양경호 제주관광공사부사장이 추천한 이사람<br>-제주출신 김만수 화백

[추천합니다](17)양경호 제주관광공사부사장이 추천한 이사람<br>-제주출신 김만수 화백
민족의 숨결 현대민화로 승화
  • 입력 : 2010. 11.30(화) 00:00
  •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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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화백이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 화랑에서 작품세계관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서양화로 입문뒤 동양화 접목
세계미술계가 먼저 능력 인정

국적변경 요청 거절한 제주인

'뜻 밖'이었다. 추천 분야를 한정한 것은 아니었다. 제주관광공사 양경호 부사장에게 '추천합니다' 기획의도를 설명했을때 곧바로 '김만수 화백'이라고 답했다. 그를 추천한 이유에 대해 양 부사장은 "제주가 낳았지만 세계에서 더욱 인정을 받고 있는, 어찌보면 '독립군'같은 작가"라고 말했다.

양 부사장은 이어 "얽히고 설키어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이 보편화된 화단에서 고졸출신으로, 유명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닌 그가 최근 세계 미술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오히려 제주에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양 부사장은 "김 화백은 한국민화에서 모티브를 추출해 '한국적 현대민화'라는 새로운 조형을 개척한 작가"라고 전했다.

사실 김 화백은 서양화 출신 작가로서는 드물게 동양화식 도제교육을 받아 화가로 입문한 경우로 꼽힌다. 서귀포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났고 우연히 부산에서 스승 송혜수 화백을 만나게 된다. 스승은 김 화백의 대학 진학을 만류하고 자신의 실기수업에 전념하게 했다. 김 화백이 서양화에서 동양화 분위기로 변신한 것은 입문 20년이 지난 후였고 40대가 지나 그는 파리에 유학했다. 서양화와 동양화를 넘나드는 참으로 특이한 이력을 지닌 셈이다.

최근 그의 그림을 보면 새, 사람, 항아리, 붓, 난초, 정자 등 한국의 전통적 삶과 풍경이 떠오르는 것들이 가득하다. 요즘 더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는 뮌헨, 뉴욕, LA, 파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시카고 아트페어를 비롯해 스페인 아르고, 독일 퀼른, 스위스 취리히, 싱가폴, 미국 마이애미 등 국제아트페어에 초대되기도 했다. 외국에서 지원을 약속하면서 국적을 변경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그는 '독립군'의 마음으로 사양했다.

양 부사장은 "서울에 있을 때 그를 알게 됐는데 자기작품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신념이 대단했다"며 "이제서야 그의 작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고 국내외 미술계 관심을 끌게 됐으니 다행스런 일"이라고 덧붙였다.

▲양경호 부사장

이어 양 부사장은 "연동에 가면 그의 작품에 '꽂혀' 그의 작품만을 전시하고 있는 갤러리 카페도 있다"고 귀띔했다. 주인장이 모두 구입해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김 화백의 그림을 보기 위해 타지역에서 내려와 카페를 찾는 '마니아'들도 있단다. 김 화백은 제주 선흘과 서울 인사동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

김 화백은 "제주관광공사 관계자가 추천해 준 것이 놀랍지만 문화예술이 관광콘텐츠의 중요한 요소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상한 것도 아니"라며 "문화예술 수준을 높임으로써 제주관광의 품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뜻밖'이라고 생각했던 추천 이유는 오래지 않아 공감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제주가 예술가를 포함한 모든 이에게 이상향이 됐으면 하는 바람, 그 예술의 향기가 여행자에게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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