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쯤 되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기만 해도 설렌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과 함게 트리 만들기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어떤 크리스마스보다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사진=한라일보 DB
이맘쯤 거리에는 오색찬란한 트리의 불빛이 반짝인다. 값비싼 각종 소품과 트리를 구입하는 것은 선뜻 내키지 않지만 아이와 함께 트리를 손질하고 알록달록한 소품들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는 일은 12월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 아닐까.
겨울마중에 나선 12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공항, 호텔, 거리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소재도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지금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반제품이 나오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크리스마스 트리는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다. 트리를 볼 수 있는 곳은 호텔이나 교회·성당 등이어서 이날 만큼은 교회·성당의 문턱은 닳을 지경이었다. 그나마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화분에 심은 소나무에 색지와 반짝이로 장식품을 만들어 걸고 장식줄을 둘둘 말아 그 앞에 자신이 받고 싶은 선물이 뭔지 카드에 적고 잠자리에 들 때면 얼마나 푸근하고 든든하던지. 지금도 그때의 촌스럽고 엉성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눈앞에 생생하기만 하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형트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과 정성이 가득했으니까.
# 크리스마스 트리의 기원
트리를 장식하는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고대 영국과 로마에서는 한 겨울 동짓날을 기념하기 위해 푸른 상록수 가지를 집에다 장식했다고 한다. 춥고 어두운 한겨울에 푸른 나뭇가지를 장식함으로써 다가올 봄을 기다린 것.
세월이 가면서 16세기 즈음부터 이 관습은 독일의 기독교인들에 의해 크리스마스날에 트리를 장식하는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다가 1700년대 후반에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사는 독일인 이민자들로부터 크리스마스 트리가 처음 미국에 소개됐지만 1884년까지는 그다지 유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영국 빅토리아 왕의 남편이었던 독일인에 의해 영국 왕실에 최초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졌고 그때부터 사람들은 영국왕실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따라서 자신들의 집에 장식하기 시작했다.
# 왜 전나무일까
크리스마스 트리로는 주로 전나무나 소나무를 쓴다. 거기에도 얽힌 유래가 있다. 영국의 선교사였던 성 보나파이스가 독일의 어느 마을에서 설교를 전하면서 떡갈나무를 신성시하던 그 마을사람들에게 우상숭배를 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면서 그 떡갈나무를 쓰러뜨렸다.
그러자 그 떡갈나무가 쓰러지면서 다른 나무들을 모두 쓰러뜨려버렸다고 한다. 그때 오로지 넘어지지 않았던 나무가 전나무의 묘목이었다. 성 보나파이스는 이를 기적이라 칭하면서, 전나무를 하나님의 나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 트리와 함께 기다려지는 선물
성탄을 전후로 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이 오갈 때면 오 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이 떠오르곤 한다. 아내는 고운 머리칼을 잘라 남편의 시계 줄을, 남편은 시계 줄을 팔아 아내의 고운 머리 빗을 마련했다는 가난한 연인의 이야기.
왜 선물은 양말에 넣어두는 것일까. 기원전 4세기경 터키의 니콜라스 주교는 어느 가난한 귀족의 세 딸이 구혼자를 두고도 가난해 결혼하지 못하고 있자 몰래 도와주기 위해 궁리 끝에 굴뚝으로 금을 떨어뜨렸다. 우연히도 그 안에 걸어둔 양말 속으로 금이 쏙 들어가면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양말에 넣어두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큰 선물을 받으려고 집에서 가장 큰 양말을 걸어놨던 어린시절의 추억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려지게 하는 또하나의 이유다.
비싸고 호사스런 용품이나 장식을 구입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설레는 마음과 기쁨을 담아 집안에서 아이들과 같이 직접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만들어 보며 소박한 성탄절 분위기를 연출해 보자. 함께 재료를 구해 집안에서 가족들이 오순도순 함께 만들어보는 과정이 더 값진 것일테니까.
#'저탄소 녹색 성장'성탄트리까지 등장
제주해비치호텔에 설치된 12m 성탄 트리는 태양광 전지와 자전거 발전기를 이용하여 등을 밝히는 방식으로 청정 에너지를 이용한 저탄소 녹색 성장을 실천해 눈길을 끈다. 기존의 장식 형태와는 달리 재활용된 섬유 조각에 색과 장식을 입혀 대형 철골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일회성 장식을 최소화하여 매년 재사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자연 채광이 되는 아트리움 로비의 특성을 이용 트리 옆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에 집적된 전원을 장식 전구에 연결하여 화석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했다.
제주공항에는 별과 눈을 형상화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됐다.'겨울밤 눈 내리는 정취'를 표현해 다가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