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프롤로그

[신년기획/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프롤로그
해상자원의 보고요 생명의 젖줄 갈수록 황폐화
  • 입력 : 2011. 01.01(토) 00:00
  • 고대로 기자 drko@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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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시작된 방파제 공사로 인해 하나로 이어졌던 알작지 해안이 나눠졌고 조약돌들도 대규모로 유실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무차별 남획·지구온난화로 해양자원 고갈 심화
양식장 배출수와 무분별 방파제 공사도 악영향
연안개발 실태·해양생태계 실태조사 등 급선무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환해의 제주특별자치도 해역은 대마난류와 황해난류가 동서로 감싸면서 북상하고 계절에 따라 중국대륙연안수, 남해연안수, 서해냉수대 등 성질이 다른 여러수괴의 영향을 복잡하게 받고 있다.

연안수역의 표층 수온범위는 13~27℃로서 2월 하순쯤 최저, 8월 중순쯤 최고 수온치를 나타내고 수온의 변화는 11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0.5℃ 이하로 완만하게 변동된다. 해역별로 보면 제주특별자치도의 동쪽은 평균수온보다 낮고 남쪽과 서쪽은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제주도 연근해 및 동중국해에는 난류성 어족의 회유로 및 월동장이 되므로 제주는 다양한 해양생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 육상면적은 전국의 1.8%에 불과하나 바다면적은 전국의 27%를 점유하고 있어 그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해 바다와 관련된 산업을 추진할 경우 제주의 진면목을 더욱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이에따라 외해 참다랑어 시범양식을 비롯해 해조류를 이용한 해양바이오사업, 용암해수 산업, 넙치양식과 종묘산업, 해상관상어 양식 사업, 요트 등 지역별·계절별 해양관광 레저상품개발, 대규모 마리나 리조트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연안습지 생태관광 공원조성과 제주바다의 특성을 이용한 파력과 해상풍력 발전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해양개발과 해양오염, 지구온난화 영향, 무차별적인 남획으로 인해 해양자원 고갈이 심화되는 등 도민들의 생명의 젖줄인 바다가 황폐화되어가고 있다.

지난 1993년부터 제주 본섬 해안(258㎞)을 따라 개설하고 있는 해안도로는 제주섬을 한바퀴 돌 수 있어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해안경관 조망권및 교통편의 등을 제공해 주고 해안개발 등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지가상승 등의 이점을 주고 있지만 해양생태계 파괴 등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만조와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부분으로 생물서식지인 조간대가 사라지는 등 환경파괴를 불러오는데다 해안지역 난개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조간대는 만조와 간조 시 수면 구간 어장으로 톳, 천초 등 유용한 해조류들이 생성, 서식하는 곳이며 다양한 어류들의 산란장 및 성육장으로서 매우 중요한 생산 어장이다.

▲양식장에서 배출수가 방류되고 있는 모습. /사진=강희만기자

지난 2009년 제주해양수산업 조수입 7344억원의 30%(2550억원)를 점유하고 있는 넙치양식산업으로 인근 해양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장기적인 양식장 운영으로 사료와 배설물이 오랜기간동안 인근 바다로 흘러들면서 연안어장의 황폐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공구조물인 방파제 축조공사 등으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제주시 내도동 해안에 있는 '알작지'는 지난 1999년 방파제 공사로 알작지 해안은 둘로 나눠져 버렸고 조약돌도 대규모로 유실되고 있다.

검은모래로 유명한 제주시 삼양해수욕장은 제주항 동방파제를 건설하면서 조류의 흐름이 바뀌어 모래유실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정읍 하모해수욕장은 해수욕장 서쪽방파제가 축조된 이후 모래 침식현상이 급속히 진행돼 암반이 드러나는 등 백사장이 심각하게 훼손, 휴장을 반복하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와 신양해수욕장 일대를 비롯해 도내 해안 곳곳에는 매년 파래가 밀려와 썩어 해수욕과 어민들의 수산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제주외항 2단계 사업으로 사라봉밑 해류의 순환속도가 감소하면서 해조류의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고 별도봉 밑 현무암 암반 해역 등 나머지 지역도 방파제 공사와 항만공사가 진행될수록 해류의 순환속도가 현저히 줄고 해양자정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갯녹음(백화현상)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도내 마을어장의 31%에서 아열대지역에서 서식하는 무절석 회조류인 갯녹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갯녹음이 시작되면 해조류가 살지 못하기 때문에 전복이나 소라는 물론 고기들도 살지 못하는 곳으로 변하게 돼 결국 해녀를 비롯한 어민들의 소득도 사라지게 된다. 갯녹음 발생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도내 연안마을어장에는 외래종이 침입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필리핀이나 오키나와 등에서만 관측되던 부레관해파리가 제주연안에 출현하고 아열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비단망사 등이 5∼7월 제주서 대량으로 번식하고 있다. 특히 해양생태계 교란생물인 분홍멍게류, 말미잘류, 거품돌산호 등이 토종 해조류의 착생을 교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양생물들은 개체군 증식을 위한 시간을 조금만 주어도 생태계 회복이 가능하다. 지금부터라도 해양생물자원을 무한정인 것으로 인식하던 시각을 전환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그나마 남아있는 생물종들까지도 멸종할 것이다.

제주바다는 우리 해상자원의 보고다. 제주바다를 지키는 것이 우리 미래를 보장받는 일이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해양생태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본보는 2011년 새해를 맞아 전문가들과 함께 제주 해양산업 현주소를 조명하고 제주의 해양생태계 파괴 현장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통해 우리생명의 젖줄인 제주바다의 관리방안을 집중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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