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동아리](22)초등밴드 '유스 아일랜드'

[2010 동아리](22)초등밴드 '유스 아일랜드'
"기타치고 노래하며 훨훨 날자"
  • 입력 : 2011. 01.08(토) 00:00
  •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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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아이들이 3개월전 하나둘 모여 어엿한 밴드를 구성했다. 1주일에 한번씩 연습을 이어오면서 실력이 부쩍 늘었고 지난달 발표회를 열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사진=강경민기자

법환초 창의적 체험 활동 계기
서귀포시청소년수련관서 결성
다음달 멤버 확대 모집할 계획

영국 록밴드 '뮤즈'를 보고 한눈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소리가 묵직해서 좋다고도 했다. 베이스기타 이야기다. 이제승 어린이는 줄 네개 짜리 악기를 어깨에 멘 채 그렇게 말했다.

지난해 10월 법환초등학교에서 실시된 서귀포시청소년수련관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범 사업이 계기였다.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공부에 짓눌린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놀이 마당'을 마련해준 사업이었다.

3개월동안 음악치료, 도자기공예, 닥종이 작품 만들기, 장애인식 개선 체험, 장애학생들과 함께 요리체험, 기타와 드럼 동아리 활동 등이 이어졌다. 그중 동아리 활동과 연계해 자연스레 밴드가 결성됐다. 서귀포 지역에서 흔치 않은 초등학생 밴드였다.

서귀포시청소년수련관 동아리의 특성을 살려 '유스(Youth) 아일랜드'란 이름을 붙였다. 창단 멤버는 베이스기타 이제승, 드럼 고수정, 보컬 김민지, 일렉기타 현승혁, 보컬 이지수 등 5명. 모두 법환초 5학년 학생들이다.

3개월전 처음이다시피 악기를 배우고 밴드로 모여든 아이들이지만 열정이 대단하다. 법환초 아이들이 서귀포시 강창학종합경기장 인근에 들어선 서귀포시청소년수련관까지 가려면 교통편이 여의치않아 버스를 두번 갈아타야 한다. 버스를 놓치면 걸어서 이동하는 날도 있다. 아이들은 그렇게라도 연습 날짜가 되면 청소년수련관을 찾는다.

동아리 결성이 확정되고 1주일에 한번씩 연습을 이어오고 있지만 멤버들은 싫은 표정을 짓지 않는다. 어느 날은 4시간 넘게 꼬박 연습을 한 적도 있다.

지난달 열린 창의적 체험활동 시범사업 운영 결과 발표회는 아이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줬다. 아직은 서툰 솜씨지만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디바', 오렌지카라멜의 '마법소녀' 등을 선사하며 인기를 누렸다.

이날 "무대에 올라 살짝 떨렸다"는 김민지 학생은 "공연이 끝나고 난뒤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자랑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 발표회가 끝나고 청소년수련관을 통해 '유스 아일랜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달았다.

이미경 서귀포시청소년수련관 청소년지도사는 "신규 밴드이지만 멤버들의 자발적 참여도가 높고 주변의 관심도 많다"면서 "다음달쯤 밴드 멤버를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스 아일랜드'는 실력이 탄탄해지면 지역 청소년축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기타치고 노래부르며 음악을 곁에 두고 싶다는 게 아이들의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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