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라져가는 제주어 지키기](3) ‘소멸위기’ 등록과정

[기획/사라져가는 제주어 지키기](3) ‘소멸위기’ 등록과정
2006년 이후 프로젝트 활발
  • 입력 : 2011. 01.19(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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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가 유네스코의 소멸위기 언어로 등재된 가운데 제주대 국어문화원의 주도 아래 제주어 지키기 프로젝트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제주대 국어문화원 등재 큰 역할
제주어 조례제정·사전 간행 노력

전 세계 사라져가는 토착어와 부족어 살리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2001년 5월부터 구전 및 무형문화재의 보존을 위해 무형문화를 문화유산으로 선정·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한 유네스코는 에콰도르 자파라족의 토착 언어 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제주어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필요성에 대한 담론은 물론 소멸위기에 처한 언어를 살리기 위해 유네스코의 '위험에 처한 언어들'(Endangered Languages) 프로그램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 사라져가는 토속어, 부속어들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성찰이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400여개의 언어가 시나브로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위기 언어 프로젝트=제주도는 1995년 문화유산인 제주어를 후세에 길이 전승시키고, 학술자료로 제공하기 위해 '제주어 사전'을 간행했다. 이 사전은 2009년에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도는 2002년에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되면서 제주의 역사와 문화보존에 관심을 나타내고, 이 때 제주사람들의 정체성 찾기 대상으로 제주어의 가치를 점차 인식하기에 이른다.

국립국어원과 국립민속박물관은 2006년 4월 제주 지역어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함께 추진하면서, 동시에 소멸위기에 처한 언어를 살리기 위해 유네스코가 운영 중인 '위험에 처한 언어들'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점점 사라져가는 제주어 살리기에 함께 나서기로 합의했다. 2007년 9월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중심이 돼 '제주어 보전 및 육성조례'가 제정됐다.

그동안 탐라문화제 기간에 제주어축제가 열렸으며, 이 때 제주어말하기 경연대회, 제주어가요제, 제주민요부르기, 제주어 시낭송, 제주어 연극제 등 제주어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여러 시도가 이뤄져 왔다.

▶소멸위기 언어 등록=유네스코의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현장 방문 및 답사(인터뷰 및 자료 수집) ▷한국어를 전공하는 전문가와의 의견 교환 ▷각 지역 언어를 담당하고 있는 유네스코 언어 전문가와 3개월 이상의 토론 과정(이메일, 면대면 만남 등)을 거친 후에 결정된다.

유네스코의 '위기의 언어' 판단 기준은 크게 9가지다. 그 기준은 ▷세대 간의 언어 전승 ▷화자의 절대 수 ▷전체 인구 대비 해당 언어 구사자 비율 ▷언어 사용 분야의 변화 ▷새로운 영역, 매체에 (해당언어를 사용하여) 반응하기 ▷언어 교육과 읽고-쓰기 자료 사용 여부 ▷자신의 언어에 대한 그 지역 사회 구성원의 태도 ▷(해당 언어) 자료의 양과 질 등이다.

제주어가 유네스코의 소멸위기 언어로 등록되기 까지는 유네스코 아프리카 담당인 독일 Matthias Brenziner 교수와 제주대 국어문화원 강영봉교수, 김순자·김미진 연구원, 영어교육과 양창용 교수 등 제주대 연구진의 노력이 컸다. Matthias Brenziner 교수는 지난해 2월부터 강영봉 교수와 서신 연락하면서 제주어에 대한 이야기와 가치, 연구 및 교육자료, 보존 필요성 등에 대해 교감해 왔다.

제주어가 유네스코의 소멸위기의 언어로 등재된 사실은 지난해 12월 초 유네스코 미디어 소식을 통해 공식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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