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안 640리를 가다]제1부-해양 블루오션 산업(3)구멍갈파래 자원화

[제주해안 640리를 가다]제1부-해양 블루오션 산업(3)구멍갈파래 자원화
골칫덩이 '구멍갈파래' 전복사료·화장품으로 화려한 변신
  • 입력 : 2011. 02.18(금) 00:00
  • 고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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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외도동 대형바다전복양식단지 신성식 사장이 16일 구멍갈파래를 배합한 사료를 전복에게 주고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매년 여름철 도내 해안에 대량 번식해 주변경관을 훼손하고 악취를 발생시켰던 '구멍갈파래'가 새로운 해양 블루오션으로 조명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전복배합사료원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화장품 소재와 친환경 퇴비활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구멍갈파래 피해=구멍갈파래는 녹조식물문 갈파래과에 속하는 광염, 광온성 해조류로 제주 연안에 연중 서식하고 있는데 하수관거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육상으로부터 바다에 과다한 영양염류 및 담수가 유입되면서 매년 여름철 고수온기에 도내 해안과 해수욕장에 대량 번식하고 있다. 특히 매년 장마후 고수온기에 폐쇄적인 해안환경여건에서 집중 번식을 하고 있는데 연간 도내 발생량은 2000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주변경관 훼손과 악취를 발생시키고 있어 매년 구멍갈파래 수거·처리비용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해수욕장 등은 매년 밀려드는 파래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7월 신양해수욕장 백사장이 파래로 뒤덮이자 성산읍은 자체 사업비 3000만원을 들여 인력을 투입해 파래 수거작업을 벌였다. 하루 60~70t의 파래를 수거했지만 밀물 때만 되면 파래가 밀려들어 속수무책이었다.

▲해변에 널려 있는 파래

▲파래를 수거하는 모습

▲파래 건조현장

▲파래 배합사료

▲배합사료를 먹는 전복

▶구멍갈파래 자원화 추진=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지난 2008년 골칫덩어리인 '제주 구멍갈파래'이용방안에 대한 연구에 돌입한 결과 해조류 식성인 전복류에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란 것을 착안, 구멍갈파래를 이용한 배합사료개발에 착수했다.

해양수산연구원은 구멍갈파래의 사료 이용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전복양식장의 주사료인 다시마의 발효분말과 갈파래의 발효분말 성분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6.25) 및 지방(2.44) 함유량이 다시마(단백질 3.70, 지방 1.08)보다 높게 나타났다.

해양수산연구원은 이에 따라 구멍갈파래가 다시마 대체효과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본격적인 연구에 매진했다. 우선 구멍 갈파래가 배합사료의 원재료로서 이용 가능한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생존율 및 성장에 있어서 다시마 배합사료와 생미역과 유의차를 보이지 않아 전복사료 원료로써 이용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후 지난 2009년 1월 구멍갈파래 사료내 최적 배합비율(35%)을 완성, 같은해 2월 시험 구멍갈파래 전복배합사료를 제조했다.

이후 시험배합사료의 사료 효율성을 알아보기 위해 현재 양식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내산 전복배합사료와 일본수입 전복배합사료를 갖고 비교 실험을 실시한 결과 생존율이나 성장에 있어서 뒤지지 않는 결과가 나왔으며 오히려 시험배합사료가 다소 나은 결과를 보였다.

해양수산연구원은 개발된 배합사료의 본격적 산업화를 위해 지난 2009년 7월 이후 약 100톤의 구멍갈파래를 수거했다. 어촌계원 총 270명이 참여해 1350만원의 어민소득을 창출했다.

또 양식장 적용시험에서도 양식어업인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어 구멍갈파래 전복 치패용 분발 배합사료를 완성해 지난해 4월 특허출원을 했다.

해양수산연구원은 현재 개발된 배합사료의 산업화를 위해 지난 2009년 1월 (주)펌리서치와 MOU를 체결, 개발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했고 그 결과 단가가 4000원/㎏의 저가사료로 생산 공급하게 됐다. 국내 시판사료는 6000원/㎏, 일본(농산)수입사료는 1만2000원/㎏이다.

현재 연간 도내 총 배합사료의 필요량은 약 180톤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도내에 약 38톤을 공급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파래배합사료를 먹인 전복28만미를 다른 지방에 공급했다.

제주시 외도 대형바다전복양식단지 신성식사장(49)은 "구멍갈파래 배합사료를 먹인 전복의 성장속도가 생사료를 먹인 전복에 비해 30%이상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연구원은 현재 개발된 저가의 배합사료가 확대보급될 경우 구멍갈파래의 수매가 확대돼 어민 소득화와 연계할 수 있고 구멍갈파래 수거를 위한 행정처리비용 약 1억4000만원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장품 소재로 개발=제주테크노파크는 지난 2008년 '파래 자원화방안 연구사업'을 통해 파래는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프레스타글라딘' 등에 대한 억제작용이 우수해 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질환을 개선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김동삼 박사는 "연구결과 한불화장품이 프랑스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 원료하고 비슷한 것으로 나왔다"며 "올해 한불 화장품하고 계약을 해서 화장품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해양수산연구원과 제주테크노파크의 연구노력이 이뤄지면서 제주해안의 골칫덩이인 '구멍갈파래'가 해양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봉민 해양수산연구원 박사 "제주 전복종묘생산기지 육성 박차"

"제주전복양식은 현재 육지로부터 생 해조류를 전복사료로 공급받아 양식하고 있어 해황과 해조류의 생산시기에 따라 안정적 사료 확보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입니다. 또 미역 등 생사료의 단가가 다른지방보다 높아 양식경영비에서 사료비의 비중이 높은 전복양식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제주 구멍갈파래를 이용한 배합사료연구를 주도한 제주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 고경민 박사(사진)는 16일 이같은 현실에서 구멍갈파래 배합사료보급이 확산될 경우 제주는 전복종묘생산기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전복 배합사료 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1000톤이며 이 중 개발된 배합사료가 60%를 점유할 경우 도내에 발생되는 구멍갈파래 전량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저가의 배합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우 제주 전복양식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

고 박사 이어 "그동안 시험결과 구멍갈파래 이용 배합사료는 옥신이나 사이토키닌 등 천연호르몬 이외에 천연 유기산·아미노산 등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미역·다 시마 등 생사료보다 양식 넙치와 전복의 생장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 박사는 이와 함께 "구멍갈파래 배합사료의 가격이 다른 전복용 사료에 비해 30∼40% 낮고 전복을 성장시키는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배합사료의 잘못된 사용으로 사육환경악화 등 오히려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올해는 양식현장 사용매뉴얼을 확립해 양식어업인에게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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