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옥의 식물이야기](13)1억년 전에도 있었던 화석식물 '목련'

[문명옥의 식물이야기](13)1억년 전에도 있었던 화석식물 '목련'
국내서는 한라산에만 자생하는 희귀식물
봄소식 전령사… 순백색의 아름다움 선사
  • 입력 : 2011. 04.16(토) 00: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국내에서 한라산에만 자라고 있는 목련. 1억년 전에도 있었던 화석식물이다.

목련이 국내에서 한라산에만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세계적 분포를 보아도 이웃 일본에만 분포한다. 널리 재배되지만 몇몇 외국문헌에는 일본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드문 식물이다. 게다가 목련은 약 1억년 전에도 살았던 화석식물로 과거 북반구 전역에 걸쳐 널리 분포했었다. 하지만 급격한 기후변화로 남부에 분포하던 개체군만 살아남아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목련(木蓮)이라는 이름은 원래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뜻인데, 이 밖에 별명이 아주 많다. 꽃은 옥과 같고 향기는 난초처럼 그윽하다 하여 옥란(玉蘭),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봄을 부른다고 하여 근설영춘(近雪迎春)이라고 불린다. 또한 난초처럼 아름다운 나무라고 하여 중국에서는 목란(木蘭, 중국어발음 '무란')이라고도 불리는데, 디즈니에서 만든 에니메이션 '뮬란(Mulan)'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목련은 예로부터 목재의 이용은 물론 겨울눈은 약재로, 꽃봉오리와 나무껍질은 차 등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장마철 집 안에 습기가 많고 곰팡이가 필 때 목련가지 태워 나쁜 냄새와 습기를 제거하고 은은한 향기를 즐겼다.

목련은 흔히 재배되는 백목련과는 다른 종이다. 백목련은 꽃잎이 6장이고, 옅은 노랑색이며, 3장의 꽃받침과 길이 및 모양이 비슷하다. 반면 목련은 꽃잎이 6~9장이고, 순백색이며, 꽃받침이 꽃잎과 뚜렷이 구분되고, 꽃잎 밑 부분 겉에 연한 홍색 줄이 나 있어 두 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목련은 우리 선조들이 집 가까이나 정원에 심어두고 꽃도 보고 약으로도 즐겨 쓰던 친근한 나무다. 또한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사로 파란 하늘빛과 어우러진 순백색의 꽃이 주는 아름다움은 참으로 깊고 싱그럽기까지 하다. 이런 목련은 자생종이다. 자생종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 중의 하나로 생명산업의 가장 중요한 기본 자원이다. 이 하나만으로도 자원화를 위한 원천기술과 식물주권을 확보한 셈이다. 이것이 우리가 우리의 목련을 자랑하고 아껴야 할 이유인 듯하다.

<이학박사·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90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