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옥의 식물이야기](44)연재를 마무리하며

[문명옥의 식물이야기](44)연재를 마무리하며
  • 입력 : 2011. 12.10(토)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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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양치식물의 어린 순. 점점 커지는 물음표를 닮았다.

씨앗이 되는 글을 위해 연재 시작
한라산 식물의 가치 재평가됐으면

자연은 모든 생명체의 원천으로서 오묘한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람 또한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자연으로 돌아간다.

숲에서는 매년 다양한 나무의 씨앗이 땅에 떨어진다.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씨앗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땅에 떨어진 씨앗 중에는 바로 싹을 틔우지 않고 흙 속에 묻혀 잠을 자기도 하는데, 이 씨앗은 수십 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숲은 한순간도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자연의 역사다. 이 때문에 숲은 수많은 개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지구생태계를 확장시킨다.

'씨앗이 되는 글을 쓰자. 좀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연재를 시작하며 새긴 제 다짐이었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기도 하군요. 이제 지난 1년의 글 추억을 되새겨 보니, 얼굴이 화끈거리고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한라산의 숲과 식물의 가치를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호기심과 궁금증의 세계를 넓혀 또 다른 탐구심의 시발점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 언어의 나무….

제가 좋아하는 이해인 님의 시 '말을 위한 기도'의 일부입니다. 궁금해집니다. 제 언어의 나무는 어떨지? 제 글 나무의 열매는 어떨지….

저에게 많은 격려와 아낌없는 애정을 보내주신 애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에게 이런 지면을 허락해주신 한라일보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언제나 궁금한 식물이 있는 한라산을 또 오르고 있을 겁니다. <끝>

<이학박사·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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