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뒤덮은 청보리
▲제주도의 축소판인 가파도는 제주의 전통이 잘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진행되는 청보리축제는 전국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제주전통 잘 남아 있는 곳○…청보리축제는 전국적 명성○…청정 먹을거리도 자랑할만
"가파도는 무궁무진한 가치가 있는 '보물섬'이다. 마라도 때문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제주도의 축소판이며 자연환경과 제주의 전통이 잘 남아 있는 곳이다. 인위적 가미보다는 자연스러움, 그리고 가파도다운 것을 찾아 보존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이명도 서귀포시 부시장의 가파도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현직 공무원이라는 신분도 있지만 고향인 모슬포 하모리 출신으로 유년의 추억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눈을 감으면 당시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그는 가파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예찬론을 펼친다.
"어릴적 가파도에 고모 한분이 사셨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당시 가파도의 '개구리참외'는 최고로 인기가 좋았다. 참외 한개를 20명이 조금씩 나눠먹었는데 모슬포항으로 배가 들어와 참외 한마대를 받을 때면 친구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가파도는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청보리축제의 명성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추억과 청정한 먹을거리가 있는 가파도의 숨은 매력이 앞으로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부시장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인 녹색 섬 구상을 통해 가파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제주 토종보리에서 얻은 별미인 보리쌀과 보리빵을 비롯한 동심을 일으킬 수 있는 개구리참외, 고인돌 등의 선사유물 등 옛 것들과의 조화도 가파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자 특성화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지목한다.
"마을에 8대의 차량이 있지만 진명환(51) 이장과 마을주민과 협의해 향후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와 자전거, 우마차를 배치할 계획이다. 전주도 향후 전량 지중화할 계획이다. 오는 2012년 WCC(세계자연보전총회) 개최시 전세계의 전문가들이 가파도를 찾았을 때 친환경적인 청정섬을 보여줄 것이다."
이 부시장은 빈집을 리모델링해 민박으로 활용, 관광객이 머물며 섬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제안했다. 오는 5월초 열리는 청보리축제 이전에 2동을 시범적으로 운용할 계획도 밝혔다.
▲이명도 부시장
"청보리 재배가 끝나면 최근 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개구리참외를 심을 수 있다. 늦여름과 초가을 맛볼 수 있는 개구리참외는 마을 주민에게 새로운 소득원으로써 가치가 충분하다. 섬이라는 이점상 톳과 미역, 보말 등을 공동채취하고 상품화는 것도 바람직하다. 하동 포구에 대나무 낚시터를 만들고 민박집 마루에서 밤하늘에 수놓은 수많은 별을 보고 파도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곳이 가파도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현재 주민들이 고령이고 향후 외부자본에 의해 주민들이 섬을 떠나는 일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부시장은 가파도에 대한 도민의 애정과 주민들의 공동노력이 지속가능한, 세상의 때묻지 않은 가파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매듭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