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분야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요즘 이런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관광 활성화를 위한 도정의 진정성 여부'다.
우근민 지사는 취임 이후 "이대로는 안된다"며 위기감을 갖고 제주관광 틀바꾸기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달리 말하면 기존의 관광정책과 시스템을 분석해 잘못된 것이 있다면 수정 보완하고 최선책을 내놓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우 도정의 최근 일련의 행태를 보면 제주관광 틀바꾸기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200만 시대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이 그리 녹록지 않을 듯 싶다.
제2대 제주관광공사 사장 선임과정을 보면 제주관광에 대한 우 도정의 현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제1대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지난 24일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차기 사장 선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임기 만료 20여일을 앞두고 선임절차를 밟은 만큼 사장 공석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관광분야는 제주경제의 버팀목이고 제주관광공사는 제주관광의 중심축이다. 이런 중요한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는 게 관광분야에 대한 홀대와 무엇이 다른가.
우 지사가 사장 선임에 앞서 임원추천위원회에 철저한 검증을 주문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또한 아이러니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인재를 선임하려 했다면 사장선임 절차는 훨씬 이전에 밟았어야 했다. 필요한 인재를 뽑은 뒤 제1대 사장 이임직후 곧바로 취임해 제주관광 선장 역할을 맡기는 게 정석이다. 임원추천위는 지난주 한차례 회의를 가진 뒤 소식이 없다. 도백의 철저한 검증 주문소식과 위원회의 최근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도내 관광업계는 관광활성화를 위한 미래산업으로 MICE를 꼽고 있다. 정부도 제주 MICE산업 분야 경쟁력을 인정하고 수십억원대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 도정은 한때 MICE 산업을 사장시키려다 악화된 여론을 감안해 제주광역경제권 선정사업에 집어 넣었다. 우 도정이 심혈을 기울이는 헬스케어 산업에 MICE 분야를 덧붙인 그런 모양새다.
10년후 제주관광을 상징하는 슬로건 선정 작업도 도내 관광업계에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면서 선정작업은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급하다. 시간에 쫓기는듯한 인상이 짙어 부실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광 전문가의 일설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관광분야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정치색에서 벗어나야 한다." 행정 수장의 치적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성훈 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