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7)]제2부-해양개발 현장을 가다(8)보목·토평마을어장

[제주해안 640리를 가다(17)]제2부-해양개발 현장을 가다(8)보목·토평마을어장
수중 암반지역 돌산호류 생존경쟁 치열
  • 입력 : 2011. 10.14(금)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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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보목 하수종말처리장 앞바다. 보목 주민들은 백화현상 등으로 갈수록 어장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거품· 빛단풍· 그물코돌산호가 70% 점령
유용해조류 성장 방해하고 어류산란 저해
현상태 방치시 상심의 바다 전락 불가피 전망

서귀포에서 동남쪽으로 3㎞ 거리에 있는 섶섬을 볼 수 있는 보목동 포구.

밤새 파도와 싸운 작은 어선들이 옹기종기 정박해 있다. 포구앞으로는 섶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섶섬은 긴 타원형을 이루고 있고 최고점 155m로 경사가 급하고 섬 주위는 높이 50m의 깎아지른 듯한 주성절리가 형성되어 있다. 담팔수와 후박나무, 사스레피나무, 사철나무 등 180여 종의 난대식물이 무성하다. 그 중에서도 파초일엽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섶섬은 천연기념물 제18호인 제주도 삼도 파초일엽 자생지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섶섬 주변에는 돌돔과 혹돔 , 참돔, 다금바리, 감성돔, 벵에돔 등이 풍부해 천혜의 낚시터로도 각광을 받는다.

보목동은 제주특산물인 자리돔으로도 유명하다. 늦은 봄철부터 자리돔이 올라올 때면 자리를 사러 오는 도민과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서귀포시 보목·토평 마을어장 수심 10미터 지점 암반에서 그물코돌산호와 거품돌산호, 빛단풍돌산호가 서로 치열한 영역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gmkang@ihalla.com

이달초부터 시작된 젓갈용 자리잡이가 12월까지 이어지면서 포구는 활기가 넘친다. 이런 육상의 부산함과는 달리 보목항 앞바다는 수온 상승과 백화현상 등으로 중병이 들고 있다. 바로옆 토평동 마을어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9월 중순 이곳을 찾은 해양탐사대는 서귀포칼호텔과 제주대학교 연수원 사이에서 탐사를 진행했다. 탐사내내 이곳 마을어장에서는 해조류와 소라 등 수산 생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나 해양생태 교란생물인 빛단풍돌산호(Montipora trabeculata Bernard), 거품돌산호(Alveopora japonica Eguchi), 그물코돌산호(Psammocora profundacella)가 암반의 표면을 70% 정도 점령하고 있었다.

수심 5m 지점은 지난 8월 탐사한 대포마을어장과 생태환경이 비슷했다. 낮은 암반지역은 갯녹음으로 가득 채워져 유용해조류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어 수심 5m 이하로 내려가자 8m 지점 전후로 그물코돌산호와 거품돌산호, 빛단풍돌산호가 암반지역을 장악하고 있었다. 돌산호류가 암반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영역다툼을 하고 있었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영역다툼속에서 돌산호위에 뿌리를 내린 어린 감태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생태계 교란종인 돌산호류가 감태와 같은 유용해조류의 초기착생이나 성장을 방해하고 어류의 산란장과 패류의 먹이원을 감소시키고 있어 수산자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의준 보목어촌계장은 "감태가 있는 곳에는 소라종패를 볼 수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해조류가 없어 살아남지 못하고 있다"며 "백화현상 등으로 갈수록 어장환경이 나빠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서귀포시 보목·토평 마을어장을 이같은 상태로 방치할 경우 수년내 유용해조류와 패류가 없는 상심의 바다로 전락할 수 있어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연구 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거품돌산호란?

거품돌산호(A. japonica)=연 평균 수온 13~27℃의 범위에 주로 분포하는 자웅동체의 생물로서 내부 공생성(Zooxanthellae)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로 햇빛이 잘 드는 수심 15m 전후의 암반대에서 흔히 발견되는 경산호류이다.

각 개체들이 촉수를 펼치고 있을 때에는 딱딱한 골격부분을 전혀 볼 수 없으나 외부에서 물리적 자극이 오면 촉수를 움츠리게 되어 많은 구멍이 있는 골격부분을 관찰할 수 있다. 군체의 골격은 보통 10cm 전후의 군체가 대부분이지만 지역에 따라 30cm에 달하는 큰 군체도 발견된다.

이 종의 서식수심은 빛이 투과되는 전 수심에 걸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어장환경 조성에 있어 중요한 생물적 요인인 해조류와 부착기질에 대한 공간경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해조류 기반의 연안 어업인들의 소득사업에 많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종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거품돌산호(A. japonica)는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Ⅱ에 지정 보호되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에 해당되는 생물이기도 하다.

※이 취재는 제주대학교 제주지역환경기술개발센터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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