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향토사 교육의 필요성

[편집국 25시]향토사 교육의 필요성
  • 입력 : 2011. 11.03(목) 00:0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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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민강좌' 형태의 향토사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행정과 교육기관, 각 단체에서까지 다양하게 진행되는 현실은 그에 대한 도민들의 욕구를 방증한다. 더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교과서에서 배운 '서울' 위주 역사관에서 벗어나 제주인이 주체가 된 새로운 역사관이 주를 이뤄 가히 '탐라문화의 중흥'을 완성하기 위한 전 단계에 접어든 기대마저 갖게 한다.

그중 제주시와 제주대학교가 진행하는 역사문화박물관대학은 신청자가 많아 재수, 삼수 끝에 수강하거나 재수강하는 경우도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박물관 아카데미를 통해 다른 지역과 제주문화를 비교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제주문화원은 문화대학으로 전통문화전승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귀포시도 올해 문화대학을 개설했으며, 제주문화예술재단과 제주문화포럼도 제주역사를 주제로 시민교양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강좌는 한결같이 '제주사'를 다루지만 강사는 도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당대 석학이 탐라국 형성의 원류를 제시하고, 세계적인 제주문화의 의미를 들어 육지중심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창하기도 한다. 어느 향토사학자는 제주목사 중 청백리로 선정된 목민관들은 재임 중 백성을 동원한 대규모 사업을 벌이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오키나와(류큐왕국)와 제주도가 처한 지정학적 관계 등을 연구해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법을 제시하는 중앙의 학자도 있다. 향토사(역사) 공부가 곧 현재를 읽고 미래를 준비할 안목을 키워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이들 강좌의 수강생이 대부분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150명 정원의 역사문화박물관대학은 수강생 평균 나이가 남성 61세·여성 56세이며, 20~30대는 전무하다. 다른 강좌 역시 크게 다를 바 없어서 황혼에 접어든 이들을 위한 강좌로 고착화되고 있다.

제주도가 '제주어' 조례를 제정한 목적처럼 지역문화와 역사를 계승시켜 향토문화를 발전시키려면 젊은 세대에게 우선 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학교를 포함한 현장에서 제주어 관련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향토사 교육은 노인 대상 시민강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진정 '탐라문화의 중흥'을 원한다면 민·관·학 간 불협화음을 드러냈던 '제주학연구센터' 설립 당시의 교훈을 되새겨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예산권을 쥔 제주도가 나서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럴 때 유효하다. <표성준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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