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농·귀농인의 이야기](18)아스파라거스 농가 임동진 대표

[부농·귀농인의 이야기](18)아스파라거스 농가 임동진 대표
"노지 생산법 제주농가와 공유할 것"
  • 입력 : 2011. 11.16(수)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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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진 대표가 부인인 제주 성산출신 정옥수씨와 함께 14일 함덕 소재 자신의 농장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정성스럽게 수확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2004년부터 사진영농일기를 쓰며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ihalla.com

무항생제 축분·계분으로 발효 퇴비사용
감귤 대체·FTA 대응 작물로 확대 필요
속성재배법 개발 연간 2억원 소득 가능

"제주는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할 수 있는 최적지다. 추운 겨울, 노지 아스파라거스 재배법을 지난 8년간 연구 끝에 독학으로 터득했다. 타지역에서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그럴 수는 없다. 제주에서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낸 결과물이고 제주라서 가능했기 때문에 제주사람들과 함께 공유해야 하는 소중한 것이라 생각한다."

14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농장에서 만난 임동진 아스파라거스영농조합법인 제주동진식품 대표(60). 임 대표의 목표는 간결하면서도 묵직했다. 그의 말에는 지난 8년간 일본을 오가기를 수십차례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아스파라거스 농사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그의 농사철학은 연구와 올곧은 실천이다.

"8년째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무항생제 축분과 계분으로 발효한 퇴비를 사용하고 있다. 3m까지 자라는 아스파라거스의 줄기와 잎을 파쇄해 EM으로 발효해 밭에 뿌리고 있다. 이런 친환경 순환농법을 활용하면서 지난해 '베스트 유기농업 인증농가'로 선정됐다. 까다로운 일본 JAS 인증도 받아 수출도 했다. 고품질을 생산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면서 서울 소재 백화점과 대형 호텔 등에 납품하고 있다.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예찬도 이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배규모는 170농가, 50ha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고 현재로서도 수입량이 절대적으로 많다. 아스파라거스 농사는 감귤보다 조수익이 5배 가량 많은 데다 제주가 재배의 최적지인 만큼 향후 전망이 매우 밝다. FTA에 대응하고 수출1조원 시대에도 효과적인 작물이다. 한 뿌리에서만 50개를 수확할 수 있고 여름철엔 하루 2번을 수확하는 속성채소의 특성 때문이다."

그는 2008년 노지재배에 도전했다. 현재 6600㎡의 노지와 9900㎡의 가온시설을 갖고 연중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온시설이 아닌 경우 5~8월에 수확하는 것과 차별화 전략을 감행하고 있다. 제주지역에 맞는 품종 선택과 수년간의 연구결과로 노지재배에 성공, 연간 2억원 이상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의 꿈은 제주에 아스파라거스 단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농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물류까지 전과정을 공동으로 추진해 '상생'하는 농사를 하겠다는 의지다.

"서울 동대문의 옷가게처럼 농사도 단지화를 추진해야 경쟁력을 갖는다. 현재 제주 재배농가는 15곳(노지 8, 시설 7)이다. 향후 시험재배중인 중산지역인 교래리 일대에서 적응력을 테스트한 만큼 도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제주가 해발 고도차이가 자연적으로 형성돼 수확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경쟁력은 충분하다. 수출은 물론 현재 주스는 물론 제빵, 제면, 향장품 등 개발제품도 무궁무진하다. 다만 제주의 농업정책 및 지원책, 연구능력과 환경이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의 귀농일기는 막내 딸의 '제주 골프유학'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막내 수지(19)가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부 투어 격인 볼빅·군산CC컵 점프투어 11차전에서 우승하며 정회원이 됐다. 제주에 우연히 골프유학왔던 우리 가족의 올해 최대 '풍년'을 맞았다. 하나하나 결실을 맺어가면서 가족 모두가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그의 강한 열정은 초가을 문턱에서 대지를 뚫고 힘차게 솓아오르는 아스파라거스의 새순처럼 끊임없이 돋아나고 있다. 문의 011-269-2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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