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트리플크라운 10년의 발자취

[신년기획]트리플크라운 10년의 발자취
세계가 인정한 제주… 체계적 관리·보존·활용 과제
  • 입력 : 2012. 01.01(일)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트리플크라운 세계유산관리단서 통합 관리
올해 생물권·자연유산 정기평가에 대비해야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제주에 있어 2012년은 의미가 각별한 해다. 올해 제주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10주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5주년을 맞이한다.

화산섬 제주가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한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곳임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제주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2002년)을 시작으로 세계자연유산 등재(2007년), 세계지질공원 인증(2010년)을 받으며 환경자산의 가치를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았다.

제주자치도는 그동안 유네스코 3관왕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속사업들을 꾸준히 펼쳐왔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제각각 운영해오던 생물권보전지역, 자연유산, 지질공원의 종합적인 보전·관리이용과 생태탐방·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을 통합 출범시켰다.

세계자연유산 핵심지역내 사유지 매입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매입해야 할 364필지 344만3392㎡ 가운데 현재 65%인 224만2115㎡를 사들였다. 올해도 사유지 매입에 7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2015년까지 매입을 마칠 예정이다. 유산지구내 사유지 매입은 유네스코의 권고사항 가운데 하나다.

제주도는 올해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정기보고를 받아야 한다. 유네스코 인증은 한번 받으면 그 자격을 계속 유지하는 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보편적 가치와 보전 및 관리 역량을 점검받게 된다. 생물권보전지역은 평가주기가 10년으로, 제주도와 MAB(인간과 생물권 계획) 한국위원회가 올해 9월 유네스코에 첫 정기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세계자연유산도 오는 6월 첫 정기보고서 제출이 예정돼 있다. 세계자연유산의 평가주기는 6년이지만 6월 러시아에서 개최될 제3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아시아지역 세계유산에 대한 정기보고가 이뤄지면서 제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평가도 1년 앞당겨진다.

세계자연유산지구인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는 오는 7월 (가칭)'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개관을 앞두고 있다. 유산 등재 5주년에 맞춰 문을 여는 센터는 유네스코 3관왕 지역에 대한 보전관리 구심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원을 브랜드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는 더덕·버섯·조릿대 등을 고품질·차별화해 지역소득 창출에 역점을 둔다는 구상이다. '생물권보전지역 생태관광 모델사업 기본 및 실시계획 용역'도 올해 진행돼 제주형 생태관광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거문오름과 서귀포 생물권보전지역'은 2010년 문화관광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추진한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 사업 대상지로 뽑힌 바 있다.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은 (주)지학사가 펴낸 중학교 3학년 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올해부터 학교에서 사용된다. 세계자연유산 내용은 중학교 사회과학분야 교과서에 실리긴 했지만 국어교과서에 수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은 또 교육과학부가 2013년부터 적용할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세계자연유산 외에 생물권보전지역과 지질공원 등이 검정교과서에 실릴 수 있도록 출판사·집필자 등과 계속 접촉해 나간다고 밝혔다.

현재 9곳인 지질공원 대표명소 확대를 위해 올해 우도, 비양도, 선흘곶자왈 등 3곳에 대한 학술용역도 진행된다. 제주도는 2014년까지 대표명소 5곳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수월봉 일대에서 첫선을 보인 지질공원 트레일도 개최해 지질공원을 활용한 지역주민의 소득연계사업도 고민중이다.

이 밖에도 세계자연유산지구인 성산일출봉, 만장굴, 거문오름 등 3곳에서 해설사로 참여하고 있는 지역주민들에 대한 보수교육을 통해 전문성 제고와 해설서비스 능력 강화에 나선다.

제주의 유네스코 3관왕 등극은 끝이 아니다. 소중한 환경자산을 지닌 '제주'라는 브랜드 가치를 국내를 넘어 세계속에 어떻게 알려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또다른 출발점이다. 환경자산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보존·관리정책을 바탕으로 국제교류, 스토리텔링 개발, 지질·교육관광 활용, 지역주민의 소득사업 발굴 등 쉽지 않은 숙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2008년부터 제주에선 유네스코가 인정한 환경자산을 활용한 생태관광상품을 선보여 왔다. 이를 통해 도민은 물론 국내외 탐방객들에게 제주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려니숲길 치유의 숲으로 각광

'명품 숲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려니숲길'은 생물권보전지역 전이·완충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숲길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임도를 따라 약 16㎞에 걸쳐 이어지는데, 2009년 숲길 걷기행사를 통해 일반인에게 처음 개방됐다.

숲길이 선보이자마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분주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심신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숲'이자 일상에 잠깐 쉼표를 찍고 생각케 하는 '특별한 숲'으로 자리잡았다. 사계절 내내 탐방객이 모여들면서 탐방안내소도 운영되고 있다.

2009년 8월 제5회 세계평화포럼 참가차 제주를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승수 국무총리와 숲길을 동반 탐방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거문오름 트레킹 생태관광모델 제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에 있는 거문오름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를 생성한 모체다. 거문오름 분화구에서 분출한 용암이 북동쪽 해안까지 흘러가면서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형성됐다.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국제트레킹대회도 유산 등재 이듬해인 2008년부터 태극길(8㎞)과 용암길(5㎞) 두 개 코스로 나눠 선보여 생태관광지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탐방로의 식생 보호와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구간에 데크시설을 설치하고, 거문오름 분화구와 주변 오름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었다. 특히 거문오름 탐방은 거문오름탐방안내소를 통해 연중 사전예약제로 운영돼 제주에 수준높은 예약탐방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수월봉 트레일 지질공원 가능성 열어

제주도 서쪽 끝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수월봉(해발 77m)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도내 9개 대표명소 가운데 하나다.

수월봉의 해안절벽 '엉알길'을 따라가면 바닷속 강력한 화산폭발로 뿜어져나온 화산재, 화산력 등의 화산쇄설물이 켜켜이 쌓여 형성된 지층을 관찰할 수 있다. '화산 연구의 교과서'로 불리는 이유다.

수월봉 일대에선 지난해 10월 지질공원 인증 1주년을 맞아 국내 첫 지질관광상품인 '수월봉 트레일'이 선보였다.

트레일은 고산리의 화산재지층을 배경삼아 생태·역사·문화적 가치를 토대로 교육·관광을 활성화해 지역의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지질공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18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