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14)열성 경련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14)열성 경련
건강한 소아 3~4%가 한번쯤 경험하는 양성질환
  • 입력 : 2012. 04.20(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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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이하 건강한 아이들의 3~4%가 경험하는 '열성 경련'은 급성 경련시기에 응급처치만 잘 하면 특별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그림=강지윤

정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치료만 잘하면 후유증 없어
응급처치 잘 알아두면 효과

애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아이가 열이 있더니 갑자기 눈을 모아뜨고 숨을 안 쉬고 입술이 파래지며 몸이 뻣뻣하게 굳고 팔다리를 떠는 것을 가끔 보게 된다. 이럴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당황함과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건강한 소아의 3~4%가 이런 '열성 경련'을 한 번쯤 경험한다.

▲김승효 교수

경련은 뇌신경계가 미성숙한 5세 이하의 아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며 고열로 인해 뇌에 과다한 자극이 집중돼 경련이 발생하게 된다. 대부분 성장하면서 그 횟수가 줄고 자연치유되는 경향이 있어 대부분 치료 없이 마무리된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승효 교수의 자문을 통해 열성 경련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과 간과하기 쉬운 내용,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 본다.

▶열성 경련

소아에게서 가장 흔한 형태의 발작이며, 생후 3개월에서 5세 사이에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다. 전체 소아 발작의 약 2~5% 정도를 차지하며, 대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약 20% 정도에서 발작이 15분 이상 지속되거나, 24시간 이내에 두 차례 이상 발생하거나 혹은 부분발작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복합열성경련이라고 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 중 일부가 후에 뇌전증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많다.

첫 진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열의 원인을 밝히고 뇌수막염을 배제하는 것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뇌수막염의 가능성이 있다면 요추 천자(척추 중 허리부위에 바늘을 집어넣어 지주막 아래에서 뇌척수액 등을 제거 또는 주입하는 검사)를 시행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 뇌염의 감별 역시 중요하다.

▶열성 경련의 원인

열성 경련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부모나 형제가 열성 경련의 병력이 있으면 일반인보다 3~4배 정도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미뤄 유전적 경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열성 경련을 유발하는 열성 질환은 약 70%가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으로 편도염, 인후염, 중이염 등이 대부분이고 그 밖에 위장염, 돌발진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료 및 예방

열성 경련을 겪는 환자들이 외래나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경련이 멈춘 상태가 많고 지속 시간이 짧아 대부분의 경우 경련에 대한 약물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발열의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고 앞으로 있을 열성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항경련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연이어 발생하는 경우에는 디아제팜이나 로라제팜과 같은 약제를 정주 또는 항문을 통해 투여해야 한다.

열성 경련의 예방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항경련제 사용은 더 이상 추천되지 않는다. 하지만 열이 오르는 초기에 경구 diazepam을 사용하기도 한다. 부작용으로 기면, 과민성, 조화운동불능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열성 경련이 심하거나 자주 재발하는 환아들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다.

▶열성 경련의 경과와 합병증

열성 경련은 소아과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제일 중요하고 급성 경련 시기에 치료만 잘하면 특별한 신경학적인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경과가 매우 좋은 양성 질환이다. 열성 경련으로 인해 나중에 발달 지연이나 학습 장애를 초래하지 않는다. 열성 경련이 자주 재발하더라도 대개 5세를 넘어가면서 없어지게 된다.

▶발작시 응급 처치

주변에서 발작하는 환자를 목격하게 되면 일단 환자가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하고 발작이 멈출 때까지 환자가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

▷주변에 뾰족하거나 단단해서 환자를 다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치워야 한다 ▷발작 중인 환자를 누르거나 팔다리를 억지로 붙잡지 않도록 한다 ▷숨쉬기 편하도록 목 주위의 단추 등을 푼다. 혁대를 느슨하게 해준다 ▷환자를 옆으로 눕혀 혀가 기도를 막지 않고 숨쉬기 편하게 해야 한다 ▷손가락을 입안에 넣어 억지로 입을 벌리려 하지 말아야 한다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거나 따거나 해서는 안된다 ▷발작이 끝날 때까지 옆에서 대기하여 예기치 못한 일에 대비해야 한다.

뇌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서 발작이 발생했을 때 곧장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몇분이 경과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에도 여러차례 발작이 계속 반복되거나 의식의 회복 없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뇌전증 지속증이라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즉시 응급실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열성 경련시 정밀검사 필요하나

전형적인 단순 열성 경련의 경우에는 진단을 위한 특별한 검사는 대개 필요하지 않으나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뇌척수액 검사, 뇌파검사, 뇌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돌 이전 혹은 만 5세 이후 열경련, 국소 경련, 하루 2회 이상 경련이 반복되는 경우에 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뇌전증(간질) 환자의 경우 처음 시작은 열이 나면서 경련을 하는 경우가 흔히 관찰되며 복합 열성 경련의 형태를 띄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열성 경련은 양성의 과정을 취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경우에서는 지켜보지만 말고 적극적인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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