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반짝 선물이 아니라 인생 친구란다"

"개는 반짝 선물이 아니라 인생 친구란다"
소년과 절름발이 개의 '널 만나 다행이야'
  • 입력 : 2012. 04.28(토)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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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가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는 집에 할머니와 단둘이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 조지가 있다.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동물보호소다. 햇살 한 줄기 비치지 않는 그곳에는 곧 하늘나라로 떠날 개들이 쇠창살 우리에서 마지막 날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금요일, 조지는 마지막 우리에 있는 털복숭이 개 한 마리와 눈이 마주친다. 개는 문 앞에 앉아 조지를 빤히 쳐다본다. 그들은 서로가 꼭 닮아 있음을 첫눈에 알아챈다.

조지는 동물보호소 직원에게 개의 이름이 제러미이고, 다리가 셋뿐인 절름발이에,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집으로 달려가 할머니를 설득하지만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충고한다. "이건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란다. 이런 말 들어봤지? 개는 크리스마스 날 주고받는 반짝 선물이 아니라 인생을 함께할 친구라는 말."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조지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차린 할머니는 조지를 앞세우고 동물보호소로 향한다.

이제 할머니와 조지가 살던 집에는 새 식구 제러미가 함께 살고 있다. 푹신한 소파에서 늘어지게 한잠이 들고, 공원에서 뛰놀며 축구도 한다. 어느덧 이들은 서로의 텅 빈 가슴을 꽉 채워 주는 하나밖에 없는 식구가 됐다. 외롭고 쓸쓸하던 할머니와 소년, 죽음을 눈앞에 둔 개가 서로의 손을 내미는 순간 춥고 어둡던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인생의 봄날이 찾아왔다.

독특한 문체, 내면세계를 반영한 구도와 상징, 다채로운 그림 기법이 한 데 어울려 섬세하고 풍부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책이다. 2009 호주 어린이책협회 '올해의 책'과 2008 호주 가족치료협회 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콜린 톰슨 글·그림, 박수현 옮김. 작은곰자리.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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