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4부] 제주바당 조간대를 가다(2)왜 조간대인가

[제주해양리포트 4부] 제주바당 조간대를 가다(2)왜 조간대인가
수만년 세월 품은 해양생물·문화유산 속살을 벗긴다
  • 입력 : 2012. 05.11(금)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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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조간대는 해조류와 패류, 갑각류. 환형류 등의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보고이자 지구온난화에 다른 해양환경 변화가 가장 먼저 감지되는 제주섬 생태게의 최첨단 지역이다. 사진은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동귀 조간대. /사진=강경민기자

조간대 생물 혹독한 환경서 생존경쟁 치열
간·만조 구간…제주 육지생성 비밀도 간직


제주 조간대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환경변화가 가장 먼저 감지되는 제주섬 생태계의 최전선이다.

조간대는 해양생태계에서 일반적으로 바닷물이 만조를 이루거나 간조를 이루는 범위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해수면의 높이에 따라 상부조간대, 중부조간대, 하부조간대로 구분한다. 조간대는 주기적으로 바닷물에 잠기거나 대기중에 노출되기 때문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들은 해양 생태계에 있어서 가장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해녀들이 불을 피워 몸을 녹이던 불턱.

조간대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의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비생물적 요인은 조석 범위, 조석주기, 기질, 파도 그리고 대기온도 및 강우와 같은 기후 요소들이다. 이와 같은 비생물적인 요인의 영향으로 조간대 특유의 수직분포(Zonation)를 형성한다.

특히 조간대는 연안해역의 기질을 구성하는 성분에 따라 서해안과 같은 갯벌 조간대나 제주도와 같은 암반이 매우 발달한 암반 조간대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암반 조간대 경우 상한선을 따개비와 같은 생물에 의해 구분하거나 뜸부기나 김과 같은 해조류에 의해 경계 구역을 표시하기도 하며, 온대 암반 조간대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해조류가 출현하고 있고 열대지역에서는 미세조류, 특히 남조류가 우점하는 것과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조성환 자문위원(연안생태기술연구소장)은 "조간대에는 해조류와 패류, 갑각류, 환형류, 강구류등이 서식하고 있다"며 "더이상 훼손돼서는 안될 해양생물의 보고"라고 강조했다.

제주조간대는 지질학적인 가치도 높다.

제주 화산체의 중심부인 한라산과 중산간 지대의 오름인 기생화산체에서부터 흘러나온 많은 양의 용암류가 조간대를 덮고 있다. 기본적으로 까만색의 현무암질 용암류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해안지역에서는 자갈, 모래, 펄 해안을 소규모로 구성하고 있다. 조간대지역에서 현무암질 암반 위를 덮고 있는 퇴적물의 종류에 의해 이런 해안의 종류들이 결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자갈해안, 모래해안, 펄해안은 모두 규모가 작은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중 자갈해안은 화산섬에 방사상으로 분포되어 있는 하천인 건천의 분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갈해안은 대부분이 큰 하천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 주변에 분포되어 있다. 모래해안은 주로 해양성 사구의 형성과 관련이 있으며 지형적으로 완만한 해안 지형을 갖고 있는 곳에서 사구의 전면에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

▲동귀 조간대는 요즘 어촌계의 우뭇가사리 공동 채취작업이 한창이다.

모래해안은 주로 패각편으로 해양성 모래로 돼 있다. 일부 검은 모래로 구성된 해안은 인접해 있는 수성화산체의 응회암이 부서져서 만들어진 응회암의 부산물이다. 펄해안은 외양에 직접 면해 있는 제주 해안선의 구조상 발달이 빈약하다. 일부 지역에 소규모로 형성된 펄해안은 해안지형의 경사가 완만하고 내만선 지형을 보여주며 육지로부터 용천수를 비롯한 담수의 영향을 받는 곳에 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조간대를 지나 바닷속 저질(低質)이 돌이나 암반 또는 모래로 이루어진 바다인 '걸바당'은 제주의 연안 바닷속의 지형과 지질 환경을 가리켜주는 말이다.

강순석 자문위원(제주지질연구소장)는 "걸바당은 현재 제주의 해안선이 당시 용암류가 현재의 해안선으로 흘러 해안이 만들어지던 당시에는 이곳 바닷가는 바다가 아니라 육상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용천수와 불턱, 갯담, 원담 등 선조들의 고유의 문화가치가 담겨 있는 해양문화 자원들도 만날 수 있다.

박원배 자문위원(제주발전연구원)은 "조간대 곳곳에 있는 용천수는 선조들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용천수 보존과 활용 실태를 조명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간대는 물새들의 유식처이자 먹이 공급원이다.

김완병 자문위원(제주자연사박물관)은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조간대는 보존돼야 할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 조간대는 인간의 산업활동 등으로 인해 사라지거나 훼손될 위기에 처해지고 있다. 지구환경변화와 인위적인 개발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조간대의 생물 다양성은 반드시 보전돼야 하며 아울러 조간대의 관리, 복원 및 이용에 관한 조사도 필요하다. 본보 탐사대가 8개월동안 조간대를 찾아가는 이유다. /특별취재팀

=강시영·고대로·강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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