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따라 여행길따라]신록의 숲길

[올레길따라 여행길따라]신록의 숲길
어머니품처럼 넉넉한 숲이 주는 휴식의 힘
  • 입력 : 2012. 06.01(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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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소나무숲

치유·명상의 공간으로 우리들 곁으로 성큼
산림욕은 초여름~가을 바람없는 날이 최적

초여름의 숲은 바야흐로 온통 초록 물결이다. 그리고 그 숲에선 찡그린 얼굴이 없다. 엄마·아빠랑 함께 하는 숲속 소풍이 마냥 좋은 아이들, 중년의 부부, 맞잡은 두 손을 놓기가 그저 아쉬운 연인들, 나홀로족까지 모두가 자연스럽게 숲이 만들어낸 풍경에 녹아든다.

계절마다 다양한 매력을 뿜어내는 게 숲이지만 이 즈음의 숲은 눈에서부터 시작된 편안함이 마음과 머릿속까지 서서히 전해진다. 그렇게 숲은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제주시 5·16도로변에 있는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에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까지 15㎞를 잇는 사려니숲길이 4년 전 선보였다. 한라산 해발 600~800m의 산자락을 빙 둘러 한바퀴 도는 한라산 둘레길 제1구간인 '동백길'도 지난해 첫선을 보였다. 서귀포시 무오법정사에서 동쪽방향으로 시오름까지 이어지는 9㎞ 구간이다. 그리고 그 숲엔 매일처럼 적게는 수 백, 많게는 수 천명이 다녀간다.

숲이 우리 곁으로 더욱 성큼 다가선 것은 바로 숲이 주는 치유의 힘 덕분이다. 숲의 다양한 효과를 활용해 분주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꾀하고, 질병까지 치유하는 산림치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숲의 가치는 '우리의 희망이고 미래'라는 말로 함축된다.

▲사려니숲길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우리가 생활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혜의 원시림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라며 "탄소를 흡수하고,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등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는 숲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숲의 이로움을 설명했다.

대전 계족산에 황톳길을 만들어 '맨발걷기 전도사'로 통하는 산림청 산하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조웅래 이사장. 그는 최근 제주 사려니숲 에코힐링 강연에서 "건강하게 100세까지 사는 게 화두인 현대사회에서 숲 공간을 잘 활용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숲은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자연속의 치유 즉 '에코 힐링'을 체험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울창한 숲 속에 들어가 신선한 공기를 맘껏 들이마셔 보자. 복잡하기만 했던 머릿속이 저절로 비워지고, 그리고 다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채워낼 수 있다.

숲의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로 '건강 목욕'을 한 후의 그 느낌이란 맛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산림욕은 나무가 왕성하게 자라는 초여름에서 가을까지 맑고 바람없는 날이 좋다. 나무의 피톤치드 발산량이 가장 많은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다. 피톤치드를 많이 들이마시려면 가급적 피부를 많이 드러내는 게 바람직하다. 걷는 속도는 약간 숨이 가쁠정도가 적합하다.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 편백나무, 소나무, 삼나무 등 침엽수에서 더 많이 나온다.

사려니숲길은 제주시와 서귀포를 연결하는 5·16도로와 비자림로를 경유하는 제주~표선, 제주~성산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승·하차가 가능하다. 또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 제주시티투어버스도 사려니숲길 입구를 경유한다

한라산 둘레길은 제주시에서 출발할 경우 서귀포 중문방향으로 가는 1100도로변의 한라산 둘레길 안내판에서 2.2㎞ 더 들어가면 출발점인 법정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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