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0)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0)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뼈 연결시켜 주는 물렁뼈 약해지며 통증
  • 입력 : 2012. 06.22(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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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추간판의 구조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나이들며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
손상된 신경조직 회복 쉽지 않아
통증 조절되면 가벼운 걷기부터

일상생활을 하면서 허리가 아프면 대개 허리디스크로 의심한다. '디스크(Disc)'는 사전적으로는 동그랗고 납작한 원반을 의미하고, 의학적으로는 척추뼈와 척추뼈의 사이에 있는 섬유질과 연골로 구성된 물렁뼈를 일컫는다. 추간판이라는 표현을 쓴다. 척추사이의 판이라는 뜻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서준영 교수의 자문을 통해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서준영 교수

▶허리디스크=사람의 척추뼈는 모두 33개. 목뼈(경추) 7개, 등뼈(흉추) 12개, 허리뼈(요추) 5개, 천추(엉덩이부분)5개, 미추(꼬리뼈)4개로 구성됐다. 천추와 미추는 추간판이 없고 붙어 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다. 목뼈, 등뼈, 허리뼈에는 추간판이 있어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추간판은 정상적으로 바깥쪽에는 딱딱한 섬유조직이 나이테 처럼 얽혀서 척추뼈와 척추뼈를 연결시켜 주고 있다. 섬유륜으로 부른다. 그 안쪽에는 수핵이라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물질로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섬유륜과 수핵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몸무게를 지탱해 주면서 움직일 때 충격을 흡수해 주는 쿠션역할을 해 준다. 몸을 굽히거나 펴거나 좌우회전이나 옆으로 굽히는 동작도 가능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정상적인 추간판의 구조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된다. 섬유륜이 아무리 질기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몸이 계속 움직이다 보면 어느 한 곳에서 약해지는 부위가 생기게 된다. 수핵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분의 함유량이 줄어들게 되며 말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섬유륜의 어느 한쪽이 완전히 찢어지게 될 때 추간판의 내부에 있던 수핵이 그 찢어진 틈을 비집고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추간판탈출증이다.

▲섬유륜의 어느 한쪽이 완전히 찢어지게 될 때 추간판 내부에 있던 수핵이 그 찢어진 틈을 비집고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추간판탈출증이다.

▶통증=사람의 척추 안 추간판의 등쪽에는 척추관이라는 통로가 있고, 이곳에는 뇌로부터 내려오는 신경조직들이 있다. 이것들이 마치 전화선처럼 감각을 뇌에 전달하기도 하고 뇌에서 시키는 운동신호를 근육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신경섬유들이 뇌척수막이라고 불리는 주머니 안에 국수가닥처럼 둥둥 떠있으면서 각각의 척추뼈 사이의 구멍을 통해 양쪽에서 한 가닥씩 빠져나가게 된다.

탈출된 추간판이 신경섬유들을 누르게 되면 허리 통증과 다리의 통증을 일으킨다. 신경섬유는 자체적으로 발생한 전류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데 이것이 눌려지면 정보가 전달이 되지 않거나 이상하게 바뀌어져 전달된다. 이로 인해 뇌로부터 발목을 움직이라는 정보가 내려와도 전선이 끊어진 것처럼 발목을 움직일 수 없는 경우가 생기고 발가락을 만져도 느낌이 떨어지거나 때로는 과다하게 통증을 느끼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허리를 굽히거나 다리를 드는 동작을 하게 되면 신경이 더 눌리면서 허리로부터 엉덩이를 거쳐 허벅지 뒤쪽과 종아리에 이르기까지 마치 전기가 발생하듯 저릿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하지방사통 또는 좌골신경통이라고 한다.

▶치료=수술적 치료로는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레이저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 내시경 수술은 절개부위가 작은 장점이 있지만 현미경을 이용한 수술에 비해 재발의 가능성이 조금 더 높고 부분마취를 해야 되기 때문에 수술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아울러 마비가 없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아 견딜 만 하다면 수술 대신 통증조절을 하면서 기다려 볼 수 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통증 조절 방법으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로는 먹는 약물도 있고, 주로 스테로이드와 마취제를 섞어 주사를 통해 눌린 신경주위에 뿌려주는 선택적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 방법도 있다.

물리치료를 하면 그때그때 통증이 경감될 수 있지만 질병의 경과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받아서 아픈 물리치료는 억지로 받지 않는 것이 좋다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추간판 탈출증 진료 장면

▶대처=아프다고 너무 오래 누워있으면 허리의 근육이 소실되며 나중에는 아픈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우리 몸은 뼈와 관절만으로 지탱할 수 없고 근육들이 얼기설기 체인처럼 엮여서 지탱해 주기 때문에 심한 통증이 조절되면 가벼운 걷기부터 조기에 시행해 주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통증이 조절되면 등근육 운동과 복부근육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운동방법이 좋다. 허리를 심하게 굽히거나 젖히거나 좌우로 비틀게 되면 추간판이 그러한 힘에 의해 더 많이 탈출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범위가 큰 운동은 좋지 않다.

수술이 아무리 잘됐더라도 약 10% 가량은 재발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 보존적 치료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추간판이 더 크게 탈출돼 증상이 악화 될 수 있다.

탈출된 추간판이 너무 커서 신경관을 완전히 압박해버리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하지마비, 소대변이 안 나오거나 새는 경우, 성기능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마미증후군이라고 하며, 추간판탈출증 환자의 약 1%에서 생길 수 있는 무서운 합병증이다.

척추에서 발생하는 신경을 누를 수 있는 모든 질환들, 예를 들어 종양이 생겨 커지거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고름이 신경조직을 누를 때도 추간판 탈출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요통과 하지방사통이 발생한 경우에는 반드시 척추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단순방사선 촬영과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제때 시행하는 것이 심각한 후유증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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