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3)혈액암

[제주건강보고서 헬스케어](23)혈액암
이유없이 피곤·밤중 식은 땀·체중은 줄고…
  • 입력 : 2012. 07.13(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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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열렸던 혈액암 환자에게 새 생명을 주는 조혈모세포기증 및 헌혈 캠페인 '당신이 희망의 씨앗입니다'의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헌혈을 하고 있다.

일반암과 달리 평가기준 다양
치료제 개선으로 생존율 향상
재발여부 감시 위해 지속관리

▲한상훈 교수

35세 A씨는 최근 2주간 이유없이 피곤하고 밤중에 식은 땀을 흘렸다. 체중 또한 8㎏이나 줄었다. 병원에 갔더니 백혈구가 정상인 수치의 5배나 됐고 골수검사 결과 만성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혈액암은 2008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분류에 의하면 100가지 이상이 존재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여러 혈액암중 백혈병만이 알려져 있다. 혈액암은 백혈구를 비롯한 다양한 혈액세포가 이상 증식하는 악성종양을 일컫는다. 비정상적인 혈구세포의 증식은 정상조직을 파괴한다.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 간이나 비장, 림프선 등을 침범하며 뇌·척수 등과 중추신경계에도 퍼지기 쉽다. 혈액암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방사선 노출, 바이러스 감염, 면역기능의 저하 등 복합적 요인이 결합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혈액암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한상훈 교수의 도움을 받아 질문과 답변형태로 자세히 알아본다.

▶혈액암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기존의 위암이나 간암 등과는 다른가?

혈액암에는 급성백혈병, 만성백혈병, 악성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의 혈액종양질환이 속해 있다. 위암이나 간암, 대장암 등 고형암의 경우에는 영상검사를 통해 병기를 확인한다. 1~3기인 경우에는 수술을 시도해볼수 있고 전이가 있는 4기인 경우에는 항암화학치료를 한다. 혈액암은 악성림프종이나 다발골수종처럼 병기를 정하기도 하지만 영상학적 검사뿐만 아니라 혈액검사 및 단백질검사, 유전자검사 등 복잡한 검사결과들이 질병의 정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림프종을 제외한 혈액암은 굳이 고형암의 병기를 빌려 표현한다면 대부분 4기에 해당한다. 혈액은 온몸에 존재하며 이미 온몸에 종양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치가 어려운 고형암 4기와 달리 혈액암은 몸의 여러 곳에 종양세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완치를 기대할수 있는 경우도 많다.

▶앞의 A씨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혈액암인가?

혈액암의 증상은 대부분 말초혈액의 적혈구, 백혈구수의 변화, 혈소판 수의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백혈병은 초기에 빈혈로 인한 피로, 쇠약감, 안면창백이 있고 혈소판 감소로 인해 쉽게 멍이 들거나 코피, 잇몸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백혈구의 저하로 인한 감염으로 열이 날수 있고 식욕부진과 체중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병이 악화되면 백혈병세포가 몸속 장기에 침투해 잇몸이 붓거나, 간이나 비장이 커지거나, 림프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월경 이상 및 뇌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다발골수종의 경우 환자의 20%는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된다. 중년 및 노년층에서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빈혈이나 콩팥기능 이상, 뼈 통증, 골절이 나타나면 정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와 같이 혈액암은 몸의 다른 부위 이상으로 검사를 받는 중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목아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림프절 멍울이 아프지도 않으면서 딱딱하게 만져지고 커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악성림프종을 감별하기 위해 림프절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악성림프종 전신적인 증상으로는 열이 나거나 야간 발한, 체중감소 등이 올 수 있으며 이를 악성림프종의 B증상이라고 부른다.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치료 기간은?

혈액암은 대부분 항암제를 사용한 항암화학치료가 필요하다. 때에 따라 국소적인 방사선 치료나 국소적인 수술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급성 백혈병은 골수검사와 유전자변이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정확한 병명이 밝혀지면 항암화학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은 10여년 전만 해도 일단 진단을 받고나면 수개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후 꾸준히 개발되고 발전된 다양한 표적항암치료제로 인해 치료성적이 월등히 개선됐다. 심지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흔한 만성질환에 비견될만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하루한번 먹는약(경구항암제)으로 고통없이 수년이상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다발골수종 또한 최근 탈리도마이드, 보르테조밉 등의 표적항암제들이 다양하게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진료실에서 사용되고 있다. 악성림프종에서도 CD20단일클론항체인 리툭시맵 등의 표적항암제 등이 많은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켰다.

▶주변에서 혈액암 치료를 받고도 재발하는경우를 봤다. 재발이 많나?

위암, 폐암, 대장암과 같은 고형암과 마찬가지로 혈액암 또한 재발이 흔하다. 혈액암에서는 '관해(寬解)'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암세포들이 눈에 안보이는 수준으로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것을 표현하는 용어이다. 이전에는 현미경에서 관찰되지 않는 수준으로 암세포가 줄어드는 '혈액학적 관해' 또는 '세포학적 관해'만을 확인할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분자검사 및 유전자검사를 통한 '분자유전학적 관해' 수준까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관해라는 상태가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관해를 이룬 후에도 재발이 되지 않도록 공고요법(급성백혈병)을 시행하거나, 유지 항암요법을 하거나, 수개월마다 영상검사 및 혈액검사를 시행하는 등의 관리가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 이상 각각 혈액암의 진료지침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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