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서호동 솔방울식당이 자랑하는 해물전골 /사진=이현숙기자
바다의 맛 품은 국물맛이 일품
부담없는 김치전골도 인기만점
가을에는 말(馬)만 살찌고 하늘빛만 예쁜 것이 아니다. 바다에도 가을은 찾아왔고, 바다에서 살아가는 해산물도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이럴 때 몸을 데울 따뜻하고 깊은 국물이 생각난다. 푸짐한 채소에 해산물이 가득 들어있는 해물전골은 깊으면서도 시원한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서귀포 신시가지에 위치한 솔방울식당(대표 이광순)에 가면 그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곳의 해물전골 국물맛은 시원함으로 먼저 다가온다. 주인장은 된장에 온갖 해물과 멸치, 무, 다시마 등을 넣어 푹 삶은 국물에다 전복이며 생새우, 소라, 홍합, 대합, 부채조개, 낙지, 게, 미더덕에다 팽이버섯, 미나리, 홍고추, 콩나물, 양파, 파 등 채소를 넣고 끓여낸다.
주인장이 이 곳에 터를 잡은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리가 좋아서 음식점을 시작했고 그 맛을 본 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20년을 지켜왔다.
그가 말하는 해물전골의 깊은 맛의 비결은 '특별한 양념된장'이다. 된장을 양념해 후숙한 뒤 해물전골 양념으로 쓴다. 된장에 무엇을 넣어 어떻게 배합하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조미료는 절대 쓰지 않는다.
상에 올라온 해물전골에는 큼직하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꽃게에 열 개는 족히 넘는 전복, 오징어 한 마리에 새우, 조개 등 제철을 맞은 해산물이 가득하다.
거기에 콩나물과 미나리가 넉넉히 들어간다. 그야말로 몸에 좋은 것들만 제대로 모아낸 '종합선물세트'다. 제철 음식을 재료로 써 맛은 물론 영양 만점이다.
이 곳을 20년동안 지켜온 주인장의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이는 친동생 이사순(51)씨이다. 활짝 웃는 모습이 닮은 친자매의 정성이 해물전골에 고이 스며든 느낌이다. 상에 함께 올라오는 밑반찬인 가지볶음, 멸치볶음, 열무김치, 묵은지 들깨볶음이 정갈하다. 특히 김구이는 아침마다 동생이 들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솔솔 뿌려 하루치 만큼씩만 구워낸다.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김구이만 몇 접시를 먹고 가는 손님이 있을 정도란다.
맛깔스런 김치도 자매가 직접 담근다. 식당 한켠에는 바로 오늘 담근 김치부터 오랜 세월 익혀낸 김치까지 50종이 가지런히 자리하고 있다. 묵은 김치는 곱게 씻어 다시 밑반찬으로 태어나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주요리를 언니가 책임진다면 밑반찬은 동생이 책임진다.
해물전골이 든든한 저녁식사와 안주로 손색이 없다면 점심메뉴로는 주인장이 직접 담그고 익혀낸 배추김치에 제주산 돼지고기, 통통한 두부가 듬뿍 들어간 김치전골이 제격이다. 배추김치, 돼지고기, 두부의 3박자에 푸근한 친자매의 정성과 손맛을 더해 4박자가 딱 맞는 맛이다.
더욱 좋은 것은 착한 가격이다. "손님들 대부분이 공무원들이라 가격을 올리지 못해요." 그래선지 주머니 가벼운 공무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 번 맛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해 배우 고두심, 김상백 등 많은 유명인들이 찾는다. 그 때만큼 반가울 때가 없다. 해물전골은 소·중·대 3만·3만5000·4만원. 김치전골은 소·중·대 1만·1만5000·2만원이다. 전복뚝배기 1만원. 739-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