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호회 최고](34)남원초 학부모밴드 '플라이 하이'

[우리동호회 최고](34)남원초 학부모밴드 '플라이 하이'
"높이 날아 우리 동네에 예술꽃 씨앗을"
  • 입력 : 2012. 11.02(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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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하이' 멤버들. 사진 왼쪽부터 김지영·최동인·이신애·오은희·윤이준씨.

기타반 수강 계기 2010년 학부모 6명으로 결성
학교·지역 유대관계 넓히고 학생밴드 탄생 견인

기타를 배운 게 시작이었다. 서툴지만 열정적으로 악기를 익혔던 이들이 밴드를 꾸렸다. '플라이 하이(Fly High)'란 이름을 달고 높이 날기를 꿈꾸는 그들이다.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초등학교. 아이들 공놀이 수업이 한창인 체육관 2층에 '플라이 하이' 멤버들이 하나둘 얼굴을 드러냈다. 최동인(44·기타와 보컬), 윤이준(44·기타), 김지영(45·베이스), 오은희(46·키보드), 이신애(40·보컬)씨.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리더 정미영(43·드럼)씨를 빼곤 다 모였다. 모두 남원리에 살고 있어서 밴드 활동을 통해 한층 가까워졌다.

▲정미영 회장

'플라이 하이'는 제주에서 보기드문 학부모밴드로 2010년 10월 탄생했다. 남원초가 평생교육 시범학교 프로그램으로 운영한 기타 강좌가 인연이 됐다. 기타반에서 수강했던 학부모들이 학교측의 권유로 밴드를 구성했다.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돼 아이들을 영화 꿈나무로 키워온 남원초는 학부모 밴드에도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체육관 한켠을 연습실로 내주고 악기 등을 지원해줬다. 멤버들은 그에 보답하듯 생업을 잠시 접고 꼬박꼬박 연습에 참가하며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창단 이래 10여회 무대에 오르는 동안 이들에 대한 격려와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기타를 치고 드럼이나 건반을 연주하는 엄마·아빠를 보며 자랑스러워한다고 했다. 남원초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 학부모들도 밴드 활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 "우리도 학부모밴드를 만들고 싶다"며 도움말을 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현석종 남원초 교장은 "학부모밴드는 학교와 지역의 유대 관계를 넓히는 일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학부모밴드와 연계해 내년에는 7~10명 정도로 학생밴드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지만 일하는 짬짬이 연습하고 공연하는 게 너무 즐겁다"는 '플라이 하이'의 긍정적 에너지는 남원 지역에 또다른 문화예술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다.

학부모밴드 결성 이후 초·중학생 대상 기타반이 운영됐고 남원중에서는 학생밴드가 생겨났다. 동네에 있는 공공도서관이나 남원초 행사, 마을 축제에 여러차례 초청되면서 지역의 청중들에게는 자연스레 문화적 감수성을 전해왔다.

기타반을 지도해온 '플라이 하이'의 최동인씨는 "평생 취미 삼아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이냐"며 "오래도록 멤버들과 밴드 활동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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