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희망 교차한 '방울뱀 축구'

아쉬움·희망 교차한 '방울뱀 축구'
[제주Utd 2012 결산]하위팀에 발목 잡히며 아시아챔스行 불발
  • 입력 : 2012. 12.04(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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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뱀 축구'로 초반 돌풍을 이어간 제주Utd는 여름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올 시즌을 6위로 마감했다. 사진=한라일보 DB

킬러 보강 시급… 팀컬러 구축·관중수 증가 등 성과도

'방울뱀 축구'를 선보였던 제주유나이티드의 2012 시즌은 여름철과 하위팀에 발목이 잡힌 한 해로 기록됐다.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는 올 시즌 16승 15무 13패의 전적으로 리그 6위로 마감했다. 시즌 막판 분전을 펼치며 승점을 쌓아 나갔으나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을 놓쳤다.

▶기록=강한 미드필더진으로 중원을 장악한 뒤 상대를 압박해 들어가다 기회가 생기면 전광석화 같은 킬 패스로 골문을 노리는 '방울뱀 축구' 제주는 우승컵을 들어올린 FC서울과 2위 전북현대모터스에는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울산과도 네차례 격돌해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부산은 3승1무로 압도했다. 포항과 수원, 경남을 상대로도 2승1무1패의 우위를 점했다. 올 시즌부터 적용된 스플릿시스템에 의해 상위리그에 속한 팀들과의 전적이었다.

그러나 상·하위리그 나뉘기 전 제주는 하위팀들에게 유독히 약한 모습을 보이며 5경기 정도에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해 막판까지 고전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최악의 슬럼프에 빠지며 올 농사를 그르쳤다. 7월25일 경남에게 1-3으로 패한 이후 9월23일 수원전까지 10경기(4무6패)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반타작만 했어도 ACL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3위권 진입이 가능했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종합 9위를 차지한 인천과 어렵게 강등권에서 벗어난 강원에게만 1승1무로 앞섰을 뿐이다. 10위 대구와 11위 전남, 일찌감치 2부리그로 결정된 상주 상무와도 1승1패를 기록했다. 더욱이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광주FC에게도 충격의 2패를 당했으며, 올 시즌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성남에게도 1무1패로 밀렸다. 결국 제주는 하위리그에 포진된 대구 전남 성남 광주 상주에게 덜미를 잡히며 3위권 진입에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는 올 시즌 득점은 71점으로 전북(82)과 서울(76), 포항(72)에 이어 4위를 기록하는 막강화력을 과시했다. 반면 실점은 56으로 8위 경남만 가까스로 제쳤을 뿐이다.

▶성과와 과제=올 시즌 홍정호를 비롯 마다스치와 주장 최원권, 허재원 등으로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미드필드에는 '美드필더'송진형과 권순형 등 다른 팀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는 전력을 갖췄다. 공격은 브라질 듀오 산토스와 자일, 서동현 등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제주는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0 시즌처럼 초반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수비의 핵인 홍정호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하며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공격의 핵인 산토스 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방울뱀 축구는 붕괴직전까지 다다랐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제주는 홍정호가 빠진 곳에 오반석을 투입해 대체자원으로 성장시켜 나갔다. 또 윤원일과 한용수 등도 든든한 방패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 공격에서는 배일환 등이 맹활약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박경훈 감독은 과연 내년 시즌을 어떤 구상으로 준비할까. 기존의 전력에 '화룡점정'이 될 확실한 '킬러'가 보강되면 가능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내년 4~5월쯤 홍정호가 복귀하게 되면 수비는 안정되고 현재 미드필더진도 수준급이어서 산토스, 자일 등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공격수만 추가로 보강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박경훈 감독은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새로운 조화를 이뤄서 내년에는 리그 3위 안에 들도록 노력하겠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제주는 올 시즌 서울과 수원 등 인기구단에 못지 않게 관중수가 증가한 구단으로 분류되고 있다. 팀 창단 30주년을 맞아 가동한 '작전명 1982' 등을 통해 관중몰이에 나섰다. 효과가 있었다. 평균관중은 6538명으로 지난해 4498명에 비해 45% 가량 증가했다. 상주를 제외한 15개 구단중 7위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제주시에서 서귀포까지 방문하는데 어려워 하는 도민들의 인식은 영원한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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