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 희망을 쏘다](1)프롤로그-절반의 희망 ②'미스매치'의 장벽

[청년 취업, 희망을 쏘다](1)프롤로그-절반의 희망 ②'미스매치'의 장벽
눈높이 올라가는데 고용환경 제자리
  • 입력 : 2013. 01.02(수) 22: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기업·구직자·부모 '좋은 일자리' 인식 변화 필요
예측가능한 취업계획 위한 안전한 일자리 개발도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2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 90%(중·고·대학생 86.3%, 부모 92.6%)가 4년제 대학 이상 교육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47.4%), 부모는 '좋은 직업'을 갖게 하기 위해서(50.6%)였다.

이같은 통계는 전국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84.7%)과 전국 최저 4년제 대학졸업자 취업률(47.8%)을 가진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1·3차산업에 집중된 제주지역의 산업구조는 92%가 소규모 영세 사업장으로 청년구직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와는 거리가 먼 열악한 고용환경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고학력화로 눈높이가 올라간 청년구직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를 찾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기업은 직원을 원하지만 청년층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미스매치'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프롤로그(1)'에서도 언급했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물론 전문가들은 '일자리 미스매치'원인을 청년층 고학력화로 번듯한 일자리를 선호, 구인·구직자의 임금수준 차이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좋은 일자리'에 대한 구인·구직자의 눈높이 미스매치가 결국 제주고용시장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모세대와의 미스매치가 더해지면서 '미스매치'의 장벽은 더 견고해지고 있다.

▶'미스매치'의 현실·해소방안=올해 대학 4학년생이 되는 L씨는 벌써 졸업 후 진로로 대학원을 결정했다. 취업 보장이 안되는 현실에 향후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다. L씨는 "대학원을 졸업하면 '괜찮은'직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학 졸업후 4년후에야 계약직으로 직장에 들어간 O씨는 여전히 공부중이다. 부모님이 원하는 '좋은일자리'를 갖기 위해서다.

도내 한 도소매업체는 수시로 직원채용공고를 낸다. 그런데도 직원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임금보다는 근무시간 때문이다. K팀장은 "4년제 졸업생이나 청년구직자를 보면 연봉이 2000만원~2400만원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보수를 떠나 일주일 내내 근무할 수도 있는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모 경호업체 J실장도 "고학력화 시대인 요즘 청년층들은 연봉, 근무일수를 유독 많이 따진다"고 말했다.

고승한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4년제 대학 이상을 나오는 고학력·기술을 가진 전문인력은 늘고 있지만 이들을 받아줄 산업구조가 뒷받침 안되면서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고용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예측가능한 취업진로계획을 위한 공기업 확대 등 안전한 일자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재윤 제주대학교 취업전략본부장(공과대학 교수)은 "도내 중소기업을 낮게 인식하는 청년층과 부모세대들의 인식변화는 물론 기업스스로 낮은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임 본부장은 "청년들에게 일자리에 대한 기대치를 억지로 낮추라 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자신과 맞는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대학에서도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현장실습·취업설명회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80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