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농축산물 가격 급락 사태]

[데스크 진단/농축산물 가격 급락 사태]
"설 연휴 지나면 회복될까" 걱정만
  • 입력 : 2013. 02.08(금) 00:00
  • 김기현 기자 g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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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12년산 노지감귤과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제주 농축산물의 가격하락세가 심상찮아 농민들이 당국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감귤·돼지고기·채소류 경락가 연이은 추락
경기침체 소비둔화·오렌지 수입 원인 분분
농민들, 대책 마련 무대응 농정당국 비난

연말연시를 고비로 특수를 고대했던 농축산물 가격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농심(農心)을 멍들게 하고 있다.

최근 2012년산 노지감귤과 돼지고기를 중심으로 한 농축산물 가격하락은 지난해말 대선과 연말연시, 그리고 설 명절 대목을 거치면서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를 완전히 무색케 할 정도로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농축산물 가격하락이 물량 과다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 수입산 선호 등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가격 회복을 위한 소비진작이나 물량 조절 등의 시책을 펼치려는 농정당국의 가시적 움직임은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황=노지감귤의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를 볼 때 작년 12월까지만해도 10kg상자당 1만3000원대를 기록했으나 새해들어 1만2900원대로 내렸고, 1월 하순에는 1만1000원대까지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1만원선'마져 위협받는 상황을 맞고 있다.

당초 2012년산 노지감귤 가격은 적정 생산량에다 품질 양호 등으로 가격 호조를 예상하는 시각이 대세이면서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작년 대통령 선거이후 가격 상승을 예측하는 전망들이 많았고, 새해들어서는 설 명절 대목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귤가격 '추락'은 농가는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했고 앞으로 가격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마져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해야 할 정도다.

감귤가격 하락세가 이처럼 이어지자 서귀포시지역을 중심으로 설 대목을 겨냥한 상당량의 감귤 저장물량에 대한 처리난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실제 올 1월말 기준 출하량이 44만여톤에 그쳐 같은기간 2011년산 46톤에 비해 2만톤가량 적다는 점을 보면 저장물량이 적지않음을 쉽게 엿볼 수 있다. 생산량은 2011년산 54만여톤, 2012년산 56만여톤이다.

또 제주산 돼지고기도 연말을 고비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110kg 기준 경락가로 31만원대까지 유지했으나 12월들어 출하물량이 늘면서 29만~30만원대를 보였고, 새해들어 1월말이후에는 27~28만원대까지 내려 앉았다.

이와함께 연말연시를 고비로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월동무, 양배추, 브로콜리, 적채, 당근 등 주요 월동 채소류도 일제히 가격 하락세를 보이거나 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농가의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왜 하락세인가=농축산물 가격하락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출하물량 과다, 수입산 선호, 품질 저하 등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노지감귤의 경우 당초 적정 생산예상량에다 당도 등 품질 양호 영향으로 가장 좋은 가격을 보였던 2011년산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예측됐지만 날이 갈수록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소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격하락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들이다.

여기에다 본격적인 노지감귤 출하가 이뤄지면서 당도면에서 기대치를 밑돌았고, 작년부터 본격 발효된 한·미FTA영향으로 오렌지 수입물량이 많은 점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은 전국적인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 출하물량이 늘면서 빚어진 예견된 상황이다. 다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찾는 대다수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요 월동채소류는 일부 작물의 낮은 상품성에다 도매시장 반입량 증가, 소비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안은 없나=1차산품의 농축산물 가격지지는 저장성이 낮고 한꺼번에 생산·출하되는 특성상 적정 물량 출하와 대도시 소비 추이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노지감귤 가격하락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에다 낮은 품질이 크게 작용했는가 하면 제주산 돼지고기는 출하물량 과다로 인한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내린 가격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큰 실정이다.

이에따라 생산자단체인 농협과 제주자치도를 비롯한 농정당국은 무엇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비진작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물량 과다와 낮은 품질 등의 1차적 원인 해소 못지않게 시장에선 출하되는 물량의 소비를 위한 소비자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돼지고기의 경우 큰 폭의 경매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갈비집을 비롯한 식당 판매가격은 여전히 높다는 인식을 강하게 하는 만큼 물가관리 차원에서라도 지도·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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