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시설 수치와 현실 ‘커도 너무 크다’

주차시설 수치와 현실 ‘커도 너무 크다’
[생활현안 도전]1.주차난-③주거지역
  • 입력 : 2013. 02.13(수) 00:00
  • 강봄 기자 b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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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제주시내의 한 주택가 골목. 한줄 주차는 고사하고 양쪽으로 주차한 차량들로 인해 차량과 오토바이가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등 차량 소통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 강경민기자 photo6n6@ihalla.com

동지역 수요 대비 주차시설 평균 80~90% 수준
주거지역 실제 주차가능 공급률은 턱없이 부족
담장 허문 '그린파킹' 등 다양한 해법 찾아야

12일 낮 12시30분쯤 제주시 도남동 소재 한 주택가. 설 명절 연휴가 끝나 일상 생활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주택가에는 출근전과 퇴근후의 분위기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정도로 주차된 차량들로 빼곡했다.

한줄 주차는 고사하고 양쪽으로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였다. 때문에 맞은 편 차량은 잠시 정차한 후 마주오는 차량이 지나간 뒤에야 통행이 가능했으며, 오토바이조차 아슬아슬하게 통과해야 할 형편이었다.

도심 주택가 곳곳에서 주차난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그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제주도 주차관리종합계획 수립 연구'의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동지역 주차공급률(주차수요 대비 주차시설)은 각각 82.6%와 92.6%다. 제주도 전체적으로는 84.0%로, 단순 수치 상만 보면 주차시설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제주시 19개 동지역 중 주차공급률(건축물부설주차장 포함)이 가장 낮은 곳은 용담1동으로 51.0%에 불과했으며 이어 삼도1동 62.7%, 오라동 68.9%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동(81.1%)·노형동(96.6%) 등 신제주지역 주차공급률은 구도심지보다 높아 주차 여건이 비교적 나은 형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삼양동(110.3%), 도두동(122.1%), 이호동(154.3%) 등 외곽지역은 타지역보다 더 나았다.

서귀포시의 경우 11개 동지역 가운데 대천동이 53.4%로 가장 낮았고 효돈동 61.2%, 예래동 62.4% 순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일부 건출물부설주차장을 제외한 제주시·서귀포시 주거지역 내 실제 주차 가능한 평균 공급수급률은 각각 26%와 14%에 그쳤다. 조사대상 135개 블럭 중 채 10%도 되지 않는 곳도 52곳으로 나타나 동지역 주택가의 주차난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제주시·서귀포시 동지역을 블럭으로 세분화해 조사했는데, 제주시의 경우 55개 블럭 가운데 공급률이 50% 미만인 곳은 37곳, 서귀포시는 80개 블럭 중 무려 74곳에 달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의 경우 도심지 주택가의 주차난이 심화되자 '그린파킹' 제도를 도입,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린파킹' 제도는 주택가의 담장을 허물어 내집 주차장을 만들고 생활도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1개의 주차면 기준으로 800만원, 2면은 950만원 범위 내에서 최대 1750만원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2004년 이후 서울시 소재 주택 2만1969동이 이같은 담장 허물기에 동참해 4만2434면의 주차공간과 10만9900m의 생활도로가 조성됐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총 8000면의 주차공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이처럼 그린파킹 제도는 저비용으로 단기간 내 다량의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어 주택가의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해마다 그 추진실적은 다소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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