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당굿 기록](4)탐라국 입춘굿

[제주당굿 기록](4)탐라국 입춘굿
원형 찾기 나선 계사년 입춘굿, 제주굿의 미래 비전 제시
  • 입력 : 2013. 02.14(목)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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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국 입춘굿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전승 보존되고 있는 축제이다. 올해 입춘굿은 1회때부터 집전해 온 칠머리당보존회가 아닌 (사)제주큰굿보존회가 집전했는데, 예전 심방청이 있던 시절 동·서펜, 산남심방 등이 돌아가면서 그 기량을 뽐냈던 것을 복원했다. 김명선기자

탐라국왕이 입춘날 했던 모의농경의례가 유래
일제강점기 맥 끊겨있었다 14년전 복원 전승

시민 참여 높고 호응도 좋아 대표축제로 승화

탐라국 입춘굿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전승 보존되고 있는 축제이다. 이러한 입춘굿도 일제시대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사라졌다가 14년전 복원됐다. 그러나 문화는 한번 그 전승의 맥이 끊기면 쉽게 복원하기 힘들듯 입춘굿이 복원된지 십여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원형을 찾기에는 아직도 요원하다. 이에 따라 제주시와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은 계사년 탐라국 입춘굿을 원형 복원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3일간의 생생한 현장을 본보 제주당굿 기록팀이 담았다.

▶입춘굿의 유래=춘경(春耕)은 '봄에 밭을 간다', '봄을 쟁기질 한다', '봄을 간다' 등의 여러 의미로도 쓰이지만 예전 조상들은 '입춘굿'을 지칭 했다. 탐라국왕이 입춘날 친히 백성들 앞에서 농사를 장려하기 위해 쟁기로 밭을 갈았던 모의농경의례가 축제로 전승된 것이 입춘굿의 유래이다. 입춘굿은 농경시대 제주의 최고의 축제였지만, 일제 강점기 나라를 빼앗기면서 전승도 끊겨 까마득히 잊혀지고 지내다가 14년전 탐라국 입춘굿 놀이란 이름으로 복원됐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면서 제주굿은 미신타파의 대상이 되었고, 이를 복원하는 과정에서도 시민들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입춘굿이 아닌 입춘굿놀이 명칭을 사용해야 했었다.

▶입춘굿=입춘굿을 하기전 걸궁패가 하는 거리굿·잡색놀이·풍물판굿·문굿 등을 제주에서는 걸궁이라고 한다. 걸궁패가 제주도청, 제주도의회, 제주시청, 구도심 일원에서 춘경문굿(거리도청제) 등을 통해 무사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면서 입춘굿이 시작된다. 예전에는 심방청이 있어, 입춘굿을 심방청이 주관했다. 매년 입춘굿이 벌어지기 전에 그 해에 입춘굿을 집전할 심방을 선발했는데, 도황수로 뽑힌 마을의 심방들이 그 해에 입춘굿을 주관했다. 동·서펜, 산남심방 순으로 돌아가며 그 기량을 뽐냈다.

▶계사년 입춘굿의 제차=입춘굿의 제차는 크게 7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가장먼저 초감제가 집전한다. 초감제는 ▷베포도업침→날과국섬김→연유닦음→제청신도업→군문돌아봄→군문열림 ▷물감상(새도림) ▷도레둘러맴 젯북제맞이굿 ▷오리정신청궤 ▷세경본풀이 ▷군웅 일월청함, 군웅놀림 ▷서우젯소리까지 한다. 이어 본향당신을 맞이하는 작은 맞이 굿인 본향듦으로 이어진다. ▷본향듦→본향도리→분부사룀→우봉지주잔→자손 역가바침, 소지원정→금사진침→오리정정데우→산받아 분부문안→해방지주잔→주잔권잔까지다. 이어 추물공연이 시작되는데 추물공연은 ▷삼천군병지사빔→아기놀림→인정받음→세경놀이→제민단골 절함이 끝이다. 이어 ▷상단숙임 ▷방액막음 ▷도진 ▷ 걸명, 마침을 마지막으로 입춘굿이 끝난다.

▶시민의 축제로 거듭나다=올해 입춘굿의 축제기간은 기존 2일에서 3일로 하루 더 늘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과거 제주목의 읍치였던 제주성안을 축제의 공간으로 한정하고, 제주시청에서 관덕정으로 향하던 낭쉐몰이를 제주신화신상제등 퍼레이드로 변경했다. 그동안 연행되지 않았던 '춘경 문굿', '친경적전' 모의농경의례, '예기무' 공연 등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등장했다. 이 모두가 원형을 복원하기 위한 주최측이 고증을 통해 추가한 것이다. 축제전야제 행사로 치러진 제주신화신상제등 퍼레이드는 동미륵(동자복(東資福))과 서미륵(서자복(西資福))이 있는 제주시 건입동과 용담동에서 제등행렬팀을 동진(東進)과 서진(西進) 두패로 나누고, 심방들이 참여한 가운데 동·서미륵제를 봉행했다. 제가 끝나면 삼석울림(요란하게 풍물을 울리는 것)을 통해 축제의 시작을 제주섬의 1만8000신들에게 고한다. 제등행렬팀이 걸궁을 앞세우고 관덕정 마당에 들어서면 한국농촌지도자제주시연합회 주최로 세경제를 지냈다. 세경제는 지난해부터 그동안 진행되던 낭쉐코사를 바꾼 것으로, 낭쉐코사는 '주사(州舍)에 심방들이 모여 낭쉐 만들고 금줄을 쳐 고사를 지냈다'는 옛 문헌 기록에 따라 이루어져 왔었다. 둘째날부터는 놀이굿, 서예퍼포먼스, 제주 전래놀이, 제주어노래, 제주민요굿 등의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다.

특히 축제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호응도가 그 어느때보다 높은 것은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제주문화를 알릴 수 있는 축제 등이 거의 열리지 않는 시기에 개최되는 입춘굿은 행사장을 찾았던 상당수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제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제주굿과 현대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작품과 공연 등은 제주문화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였다.

박경훈 제주민족문화예술인총연합 이사장은 "입춘굿이 복원된지 14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복원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제주당굿은 단골이 점차 줄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그나마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는 제주당굿의 전승·보존을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기록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선기자·김승연 제주민속학연구자

[계사년 입춘굿의 제차]

입춘 날 탐라국왕이 쟁기를 끌고 모의농경을 시범으로 보이던 유래로 의례를 통해 한해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며 올리는 제를 말하며 제석 굿, 세경 굿, 자청비 굿이라고 할 수 있다.

큰굿을 하기위해 정면에 대통기가 세워지고 양편에 소통기가 세워진다. 하늘의 대령왕 소별왕, 문도령 문왕성, 자청비, 정수남이 정술데기를 형상으로 한 신상 앞에 제물로 떡과 과일을 올리고 제단이 차려지면 심방의 공시상과 신을 맞이하는 대령상을 제단 앞에 준비한다. 굿을 주관하는 큰 심방(큰굿보존회 회장 서순실·52)과 소미, 안과 밖 연물이 제단 양편으로 마주보며 앉아서 준비를 마친다. 이렇게 함으로서 제청이 설립된다.

1.초감제=제주도의 모든 굿은 초감제로 부터 시작한다. 초감제는 기본형식의례(基本形式儀禮)이자 종합청신의례(綜合請神儀禮)이다. 일정한 순서로 세부 제차를 포함한다.

베포도업침(심방이 굿을 하면서 천지자연과 인문사항의 발생을 노래한다. 수심방이 장귀를 치며 천지왕본풀이를 한다)→날과국섬김(굿을 하는 장소와 시간을 말한다)→연유닦음(왜 굿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 이유를 말한다. 이날은 입춘이 되어 하늘 도성문이 열리고 자청비, 문왕성 문도령, 정수남이를 청해 오곡씨를 뿌리고자 하여 굿을 열린다고 한다)→제청신도업(어느어느 신들이 제청으로 내려오기를 청한다. 청해오는 신들이 많아 1만8000신을 일일이 열거하며 일컫는다)→군문돌아봄((안, 밖 연물이 번갈아 울린다) 신이 내려오는 길이 어떠한지를 알아보려 군문을 돌아봄. 삼사도군문, 옥황도성문, 세경신주문, 본당문, 신당문, 문직대장이 문을 잡아 열려주지 않으므로 인정을 주니까 문을 열려가라 한다며 알린다)→군문열림(제청으로 신을 청했는데 신들이 내려오려면 신역의 경계문이 열려야 된다. 안, 밖 연물이으로 울리고 심방은 격렬하게 춤을 춘다. 그것이 열렸는지 알아본다. 군문돌아봄, 군문에 인정걸기·군문열린 그믓 봄·산받음·주잔넘김등 제차를 이어서 한다)→물감상(새도림)심방(큰굿보존회 이승순)은 신이 내려오는 길에 부정을 없애기 위해 연찻물로 새(邪)를 쫒는다. 제민단골들도 참여하여 새를 쫒는다)→도레둘러맴(심방(큰굿보존회 오춘옥) 향을 들고 연물에 맞춰 제장을 좌우로 돌며 천앙, 지왕, 인왕도레를 둘러맨다. 차롱에 돌래떡을 올려놓고 단골들에게 인정을 받으러 제장을 한 바퀴 돌아다닌다. 제민단골들은 인정을 걸면서 어서 신이 내려오기를 원한다)→젯북제맞이굿(심방(큰굿보존회 오춘옥)이 진행을 하는데 연물이 잘 울려서 굿이 잘 되기를 바라는 제차다)→오리정신청궤(신역의 문을 나선 신들이 오리안에서 문 밖까지 와 있어서 황급하게 들어오라며 청해 들인다. 심방은 홍포관디를 벗어 탁상에 올리고 퀘지차림 신청궤로 자청비를 청한다)→세경본풀이(큰 심방이 본풀이를 실감나게 구연한다. 자청비가 어떻게 하늘에 가서 오곡씨를 가지고 오게 되었는지를 제민 단골에게 보여주며 자청비를 제장으로 청해 들어온다. 제장밖에 노각성 조부연다리로 무명다리를 놓고 신을 맞아들인다. 자루를 등에 지고 들어와서 보리, 깨, 콩, 열두시만곡이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곡식을 잊어버리고 못 가지고 와서 다시 가지러 간다. 마지막에 가지고 온 씨는 모믈씨다)→군웅 일월청함, 군웅놀림(제장에 각 일월조상을 모셔왔으니까 자손들이 조상이 살아온 그 사연만큼 일천간장을 알아주며 풀어드려야 한다며 군웅놀림(덕담)을 한다)→서우젯소리(제청으로 신을 모신 후에 자손들이 조상을 즐겁게 하는 제차에서 서우젯소리로 흥을 돋우며 춤을 춘다. 제민단골들과 같이 난장으로 즐겁게 춤을 춘다)

2. 본향듦=본향당신을 맞이하는 작은 맞이 굿이다. 심방이 신청궤를 하여 오리밖까지 나가서 신을 맞이하면 본향당신은 사냥하는 모습으로 위용을 보이며 제장에 들어온다.

폴찌거리 본향을 청할 때 심방의 왼쪽 팔에 묶는 천 과거 조상들이 사냥할 때 화살통을 묶는 끈을 가리킨다함. 조상의 모습을 해서 본향신을 모시는 과정을 보여준다. 본향도리(본향신이 과거 산과 들로 사냥하며 활 쏘며 다니는 모습을 위엄 있게 보이며 제장으로 들어옴을 알린다. 심방은 연물이 빨라진 장단에 맞추어 제장을 뛰고 도는 춤을 춘다. 폴찌거리는 벗어다 삼청벵매 더레 하며 제단 위에 놓는다)→분부사룀(군문이 열리고 처음으로 신의 뜻을 산으로 받아 제민단골들에게 결과를 고한다. 신이 제민단골의 어려움과 근심을 미리 알려주며 근심 걱정을 막아 준다는 말을 한다고 제민단골에게 전달한다)→우봉지주잔(술병에 떡을 싸서 당 밖으로 던짐. 제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신들을 술과 떡으로 대접한다)→자손 역가바침, 소지원정(단골들로 하여금 청해온 신들에게 역가를 바치게 하는 과정이다. 자손들은 원정을 올리며 소지를 태우고 기원을 한다. 심방은 신이 들어와 제장에 앉아 있음을 아뢴다. 제민단골대표(전통문화연구소이사장 문무병) 역가상을 바치고 소지원정 올리며 기원을 한다)→금사진침(팔만금사진 모셔온 신들이 자리에 모셔져 자리에서 나가지 않게 한다)→오리정정데우(신을 모셔오고 순서대로 자리에 앉히는 과정이다. 심방이 영기 명기를 들고 요령을 흔들어 순위대로 앉힌다)→산받아 분부문안(역가상을 바쳤으니 신의 분부를 받는다)→해방지주잔(제장으로 모시고 들어온 신에게 제민단골의 술을 권해 올린다. 명제긴 잔 복제긴 잔을 받는다)→주잔권잔(제장에 미처 참여 못한 신과 군졸들에게 잔을 권함)

3. 추물공연=심방(큰굿보존회 오용부)이 제장에 청해 들인 신들에게 제단 위에 놓인 제물을 드시도록 권하는 제차다. 제상에 놓인 제물을 일일이 일컬으며 기원하는 내용도 한다. 삼천군병지사빔(잡신을 대접하는 의례다. 군병이란 난리에 죽어서 이승과 저승사이에 떠도는 불쌍한 잡신들이다. 배고파서 인간에 액을 준다하여 풀어먹이는 것으로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의례다)→아기놀림(토산일뤠당 아기놀림이다. 일뤠당신은 물비리 당비리(피부병)를 고쳐주는 아기들에게 중요한 신으로 아기를 잘 키울 수 있게 해준다는 영험한 당신이다. 심방(큰굿보존회 오춘옥, 김돌산)이 아기 업은 모양으로 등장하며 공연한다. 아기를 돌보며 방애를 찧는 고단한 과정과 아기 키우는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아기 목욕시키는 과정, 아기와 던데하며 놀아주는 과정, 아기재우는 소리를 함)→인정받음(아기를 업게 걸레로 둘둘 말아 제민단골들에게 돌아다니며 인정을 받는다. 굿을 보는 사람들 특히 구경 온 어린 아이들에게 지난해 나쁜 것이 남아 있으면 쓸어 보내는 의미다)→세경놀이(심방(큰굿보존회 오춘옥, 이승순) 갈옷을 입고 등장해서 공연한다. 밭에서 시작한다. 영문 모른 채 아팠는데 점을 쳤는데 벽장동티라고 하는데 아방 모르는 아기가 태어난다. 아기를 키우며 공부를 시키는데 공부에는 영 관심이 없자 부잣집 밭을 빌어 농사를 짓게 한다. 밭을 소와 농잠대를 장만하고 밭을 갈고 밟고 검질 매고 조를 수확한다. 동네 사람을 빌어다 타작을 한다. 수확을 한 후 돌레 떡을 조금씩 뜯어 놓으며 제민단골의 먹을 소게를 한다. 제민단골의 각각 종사하는 부분을 거느리며 잘되기를 바라며 지난해보다는 좋을 거라 한다. 차롱을 시렁목으로 묶어 대나무기둥을 만들고 솔기를 끌어들인다. 강남천자국으로 일본으로 우리나라 서울로 전국을 돌며 제주도 먹고 살만한 농사와 농사풍년들 솔기라 하며 동부두로 들어오게 한다. 북에 대나무를 묶고 시렁목을 가늘게 찢어 끊을 만들고 조금씩 찍기를 한다. 찢어진 모양으로 풍흉을 점친다. 제주도 전체 주요 업종별로 거느린다)→제민단골 절함(구경을 하던 시민들이 제단으로 올라가서 절을 함)

4. 상단숙임=굿이 끝나가고 있음을 알림. 제청에 청해 들인 신들을 잔 받고 각기 다시 왔던 길로 올라가기를 청함.

5. 방액막음=궂은 액을 준비해온 돈과 시렁목, 물색 등으로 하는 액막이다. 제장은 목관아인 관덕정 마당이기 때문에 액막이를 할 수 없어 미리정해 둔 청결한 장소에 가서 액막이로 사용한 제물을 태우겠다며 간절하게 비념을 한다.

6. 도진=방액막음을 하던 차사가 남아있어 도진으로 돌려보낸다.

7. 걸명, 마침=제단에 올린 제물을 빠짐없이 조금씩 웃제반을 걷어 걸명을 한다. 큰 심방이 말명을 하면서 굿 마침을 고한다. <정리 김승연 제주민속학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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