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47)제주시 '추자섬 바당'

[당찬 맛집을 찾아서](47)제주시 '추자섬 바당'
두툼한 삼치회에 추자섬의 바다향이 넘~실
  • 입력 : 2013. 03.22(금)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냉장고에서 2~3일 숙성시켜 부드럽고 고소한 삼치회. 강경민기자

한점 입에 넣으니 '그래 이 맛!'
소금구이 바다장어, 육질 일품


최근 몇 년 새 회를 즐기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생선이 추자도 삼치회다. 부드러운 게 입안에서 살살 녹는 삼치회는 주로 구이로 밥상에 오르던 평범한 삼치의 변신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듯 싶은 별미다

제주시 일도2동, 국수집이 몰려있어 국수거리로 통하는 그 곳에 간판에서부터 추자도가 절로 떠올려지는 '추자섬 바당'이 있다. 식당 주인은 장용만(55)·이영섭(51)씨 부부다. 결혼 후 부인 이씨의 고향 추자도에서 1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다 2년 전쯤 제주시로 나와 살지만 식당에서는 여전히 추자도의 맛을 팔고 있다.

두 말할 것도 없이 식당에서 최고 인기라는 삼치회는 추자도에서 4~5㎏짜리를 공수받아 냉장고의 적당한 온도에서 2~3일 정도 숙성을 시켜야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회를 뜨는 데도 살이 연해 웬만한 솜씨로는 어렵다. 10년 넘게 삼치회를 떠온 장씨의 손놀림에서도 진지함이 묻어나는 이유다.

삼치회는 여느 생선회처럼 초고추장이나 겨자소스가 아닌 특별히 만든 양념장에 찍어먹어야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씨는 "김에 양념장을 듬뿍 찍은 삼치 한 점을 올리고 묵은김치를 얹어먹으면 맛있다"며 손수 기자에게 싸준다. 김 위에 밥과 삼치를 올려 함께 싸먹어도 좋다며 내준 밥 한공기를 앉은 자리에서 뚝딱 비워내고야 말았다.

삼치회는 여느 생선회처럼 쫄깃하기보다는 굉장히 부드러운 맛이다. 천천히 씹어먹으면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왜 삼치회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유혹하는지를 알 것 같다.

부부가 자신있게 권하는 묵은김치는 고향 추자도의 대표적 특산물인 멸치액젓으로 맛을 낸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도 맛을 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김장철마다 추자도에서 300포기의 김장을 직접 담갔다 1년간 익혀서 내놓은 배추김치는 잘 숙성된 맛과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제대로다. 파김치와 갓김치도 잘 익은 것이 상에 올라온다. '정직한 재료'를 고집하는 이들 부부는 "돈을 벌기 위한 장사라지만 먹는 음식으로는 절대 장난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삼치회는 소·중·대 가격이 각각 4만원, 5만원, 6만원이다. 소가 2명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바다장어 소금구이'도 즐겨찾는다. 고단백 보양식으로 꼽히는 장어는 주산지인 통영산과 제주산을 쓴다. 수족관에서 갓 꺼낸 장어를 손질해 내장과 뼈를 발라낸 후 불판에 구우면서 소금만 약간 친 게 소금구이다. 노릇노릇하게 잘 익은 토톰한 장어 한 점을 양념장에 찍어 입에 넣으니 부드럽게 살살 녹아든다. 장어 본연의 담백한 맛과 부드러운면서도 탱탱한 육질이 느껴진다. "장어 고유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소금구이만한 게 없다"는게 부부의 설명이다.

장어구이를 먹고 있으면 장어탕이 나온다. 추려낸 장어뼈와 장어머리에 들깨가루, 마늘, 된장을 넣어 끓여낸 탕은 얼큰하면서도 진하다. 바다장어 소금구이는 소·중·대가 각각 4만8000원, 5만8000원, 6만8000원이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밤 12시까지. 매주 둘째주 일요일은 쉰다. 702-5292.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7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