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특집]인간과 바다생물 공존 가능한가

[창간24특집]인간과 바다생물 공존 가능한가
어족자원 무차별 남획 심각… 이젠 공존방안 모색할때
  • 입력 : 2013. 04.22(월)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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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안에만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가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에 혼획되어 불법으로 돌고래쇼 공연업체에 판매되는 사건이 해양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최근 법원에서 혼획된 남방큰돌고래의 몰수가 결정되면서 제돌이 등 돌고래 3마리가 6월이면 제주바다로 다시 방사될 것으로 보이는데, 인간과 바다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사진=한라일보 DB

돌고래 불법거래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제주바다의 자원 보존하는 방안 모색해야

4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는 제주. 제주사람들에게 있어서 바다는 삶의 터전인 동시에 극복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공간이다. 제주 바다가 최근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어민들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를 불법으로 구입한 업체가 해양경찰에 적발됐고, 이후 법원의 몰수 조치 판결까지 이어지면서 돌고래는 다시 제주바다로 돌아가게 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언론 등을 통해 집중 보도됐다. 본보에서는 창간 24주년을 맞아 제주의 바다가 인간과 바다생물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제돌·복순·춘삼·태산이, D-38의 운명은=2011년 7월 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제주 연안의 정치어망에 걸려든 남방큰돌고래를 혼획한 뒤 돌고래쇼장에 판매한 어민과 이를 교육시킨 뒤 쇼를 시키고 타지방 소재 공원에 판매한 업체 대표 등을 검거했다. 혼획된 돌고래가 바다로 다시 방생되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된 사실이 해양경찰 수사결과 밝혀지면서 어민과 업체는 국민들의 지탄을 받게됐고, 서울시는 한발 앞서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중인 돌고래 제돌이의 방사를 결정했다. 이어 최근에 법원은 도내 한 돌고래쇼 공연장에서 사육중인 복순이, 춘삼이, 태산이, D-38 등 4마리의 몰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건강상태가 양호한 춘삼이와 D-38은 서귀포시 성산항 가두리로 옮겨졌고, 복순이와 태산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이송돼 정밀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다음달 초쯤 제주시 김녕항 주변에 제돌이의 방류훈련장으로 쓰일 가두리가 완성되면 춘삼이와 D-38은 성산항 가두리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함께 방사훈련을 받게된다. 현재 복순이와 태산이는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계속해서 서울대공원에 남아 사육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속에 큰 변화가 생겼다. 어민들이 정치어망에 걸려든 돌고래를 혼획해 판매하지 않고, 해양경찰에 신고 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돌이 등의 남방큰돌고래 방사와 관련 총책임을 맡고 있는 김병엽 제주대 교수(수산공학)는 "2011년 후반부터 해양경찰의 수사 이후 어민들도 돌고래 혼획의 심각성을 알고는 붙잡힌 돌고래는 방사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며 "현재 제주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수는 120여마리인데 혼획되는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개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수가 적어 선박을 이용한 고래관광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한한 자원의 보고 같았던 바다, 각종 남획에 몸살앓다=지난해 제주수산업계는 어황부진 등으로 어느해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어선어업인의 주 수입원인 참조기와 갈치 어황 부진과 더불어 태풍 피해, 기상악화 일수 증가 등으로 수산업 총수입은 8286억원을 기록, 2011년(8599억원)도와 비교해 313억원이 감소했다.

어민들은 어획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을 바다의 오염과 어족자원을 남획한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 발생한 H호의 화재사건은 어민들에게 많은 숙제를 남겼다. H호는 왜 제주연안이 아닌 남쪽으로 720km나 떨어진 동중국해의 공해상까지 진출해서 조업을 해야 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제주연안의 어족자원이 고갈되었는데, 어군탐지 기술과 어선에서 사용하는 어구기술이 발달하면서 남획한 결과이다. 현재 H호처럼 동중국해까지 나가 조업을 하는 도내 어선의 수가 300척이 넘는다. 원거리 조업을 하는만큼 출어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를 충당하기 위해 일정 이상의 어획고를 올리기 전까지 돌아올 엄두도 못낸다. 기상이 악화된다는 소식이 들려도 조업현장에 귀항하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다. 어획량이 없이 돌아오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선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제주자치도는 잠수어업인을 위해 수산종묘를 계속해서 방류해 자원을 조성하고 있다. 또 제주주변 해역 대형어선 조업금지 구역 확대가 오는 5~6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점차적으로 어업의 형태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형태로 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일류상품 브랜드화로 자리매김하는 양식 광어의 성공에 힘입어 전복, 홍해삼, 참치 등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김창선 제주자치도 수산정책과장은 "2600억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는 양식산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해삼 등 바다양식이 성공하면 조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제주자치도에서 요트, 마리나 관광 활성화와 사계절 해수욕장 이용 등을 통해 섬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간과 바다생물의 공존방안 모색해야=2012년에 미래학자인 이어 피어슨이 예측한 100년 후 이뤄질 10가지 중 첫째가 '식량 및 에너지 공급하는 바다농장 경영' 가능성이 100%로 예상됐다. 100년후 지구상에 100억 인구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패류 농장, 해조류에서 인류가 사용할 재생에너지를 추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도 바다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를 뒷받침 해준다.

바다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이러한 교육이나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지난해 아시아 최대규모로 아쿠아플라넷이 개관했다. 대형 해양수족관의 개관으로 한해 수백만명의 관광객과 도민에게 인간과 바다생물간 공존의 필요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아직도 모자란 것이 한둘이 아니다.

남방큰돌고래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제주연안에만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를 혼획으로 보고 있다. 제돌이 등 혼획된 돌고래가 다시 방사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데 제주자치도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 방관하고 있다.

또한 도내 한 돌고래 관광지는 인간과 돌고래의 교감을 통한 관광상품화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관광상품은 한국에서는 최초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연구단계에 있는 상태이다. 이 업체는 제주가 아닌 서울 등지의 대도시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인데 이유는 '무관심'이 가장 큰 이유다. 인간과 돌고래의 교감이 어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연구를 진행해야 하지만 관계기관에서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시 김녕리에 소재한 요트투어 업체의 가장 큰 메리트는 제주연안에만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이다. 언제부턴가 요트가 관광객을 태우고 항해를 하면 돌고래가 나타나 함께 유영을 하는 것이다. 이 광경이 입소문을 타면서 요트투어에 나서는 관광객들은 돌고래의 유영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요트에 탑승한다.

1000만명 관광객 시대를 맞은 제주에 바다는 많은 것을 내어주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모든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인간과 바다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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