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18)중독사고 대처

[제주건강보고서 3H](18)중독사고 대처
양약도 잘못 쓰면 독약… 중독물질 우선 파악을
  • 입력 : 2013. 05.03(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강영준 교수가 그라목손 중독환자에게 혈액관류법을 시행하면서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

의약품·음식물·농약 중독사고 순
협진체계 갖춰진 종합병원 찾아야
활성탄은 가장 먼저 고려되는 방법
제주대학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산업화 이후 많은 물질들이 개발되고 생산돼 삶을 윤택하게 바꿔 놓았다. 항생제는 감염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냈고, 농약은 농산물의 생산증대를 도모케 했다. 그러나 양약도 잘못 쓰면 독약이라고 지켜야 할 용법과 용량을 따르지 않으면 인체에 해롭게 작용한다. 2012년 3월에 발간된 '제주 손상감시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동안 328명이 중독사고로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며, 아스피린을 비롯한 의약품에 의한 중독 사고 75명, 복어 등의 음식물에 의한 중독사고 69명, 농약에 의한 중독 사고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약에 의한 사고의 경우 파라콰트, 글루포시네이트, 피레스로이드 등의 독성이 강한 농약의 경우 사망률이 높다.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강영준 교수의 자문을 통해 중독사고에 대처하는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중독 환자 대부분은 신체적인 이상 외에 만성 질환의 내과적 문제와 우울장애 등의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어 중독에 대한 치료 외에도 전반적인 환자의 문제에 대해 접근을 필요로 한다. 응급실에서부터 중환자실을 거쳐 회복 후 일반 병실에서 치료할 때까지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내과, 정신건강의학과의 협진이 요구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협조체계가 잘 갖춰진 종합병원을 찾는 것이 좋겠다.

대부분 중독은 환자 자신 또는 보호자의 진술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아 환자가 있던 곳 주변을 철저히 검사해 처방전이나 약 봉투, 농약병 등 어떤 물질에 노출됐는지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을 파악해 의료진에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독 물질에 노출된 후 경과한 시간이 치료를 좌우할 수 있어 가능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중독 사고에서 중독물질에 대응하는 해독제가 있는 경우가 흔치 않아 보존적인 치료 또는 물질의 제거에 집중한 치료가 적용되나 해독제가 존재하는 경우 빠른 진단과 해독제의 빠른 투여가 요구된다.

흔히 위세척을 중독에 대해 절대적인 치료법으로 알고 있으나 확실한 적응증이 되고 1시간 이내에 시행하지 않으면 좋은 효과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활성탄은 대부분의 독성물질을 흡착할 수 있으며 1회 투여로도 위세척과 비슷한 효과를 보여 가장 먼저 고려되는 치료 방법이다. 위장관을 통한 제거 외에 혈액투석 및 혈액관류법이 고려돼야 한다. 특히 치명적으로 알려진 그라목손(파라콰트)의 중독에서도 적극적인 혈액관류법과 항산화제 및 면역억제제를 투여해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있어 주목이 된다. 농약 중독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경우 함께 복용한 다른 약물 또는 만성 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가 많아 집중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Q. 타이레놀 시럽을 과량 복용했다.

A.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관에서 흡수되나 음식물 섭취여부, 복용시간, 함께 복용한 타 약제의 여부가 영향을 미친다. 추천 용량은 성인의 경우 하루 4~6시간마다 650~1000㎎이며 소아는 10~15㎎/㎏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의 독성은 한 번에 140㎎/㎏를 복용했거나 24시간 이내에 7.5g을 복용했을 경우 나타나게 된다. 과용후 수시간내에 소화불량, 오심, 구토, 창백, 피곤함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간세포에 직접 작용해 독성 효과를 나타낸다. 간손상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 및 징후를 보일 수 있다.

Q. 모르고 한 두모금이 입안으로 들어갔다. 그라목손(파라콰트)을 먹으면 죽는다고 들었는데.

A. 오염된 의복을 제거하고 피부나 눈은 풍부한 양의 물로 씻어낸다. 20% 농도의 그라목손(파라콰트) 7.5㎖이내의 음독인 경우 회복 가능하다. 7.5~15㎖의 음독인 경우 일부에서 회복가능하며 대부분 2~3주 이내 사망한다. 위세척은 효과적이지 못하며 흡착제 또는 활성탄을 투여하고 빠른 시간 안에 혈액관류를 시행한다. 항산화제와 자유유리기제거제 및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으로 생존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Q. 작업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중독은 어떤 것들이 있나.

A. 탄소가 포함된 물질의 불연소시에 일산화탄소 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초기 증상은 두통, 어지러움 등으로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초기 치료 이후에도 치매, 기억상실증, 정신병, 말초성 신경병증 등이 지연돼 나타날 수 있다. 고압산소치료로 일산화탄소혈색소의 반감기를 낮출 수 있으며 재관류손상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안화물은 금속 판금작업에도 쓰이는 독성이 강한 화합물로 두통, 불안, 경련, 혼수 등이 나타나며 연구소나 산업 현장에서 갑작스런 허탈, 화재 현장에서 혼수를 보이는 경우, 인공손톱 제거제를 먹었을 경우 의심할 수 있다. 오염원을 제거하고 활성탄을 투여한 뒤 가능한 빨리 해독제 키트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복어 요리를 먹고 어지러움을 느꼈다.

A. 복어독은 복어이외에도 도룡뇽이나 투구게의 알, 푸른 고리문어에서도 검출될 수 있으며 앞서 말한 시안화물보다 275배나 치명적인 물질이다. 음식물 섭취 15분에서 수시간 이내에 첫 증상이 나타나며 1일 후에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입술과 혀 주위의 감각이상이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후 두통, 어지러움, 구토 등이 발생하며 사지의 마비, 호흡 마비의 순으로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저혈압, 부정맥, 혼수가 나타나게 된다. 복어독에 대한 특별한 해독제는 없으며 호흡마비에 대해 기관삽관후 기계호흡이 필요하며 부정맥이나 저혈압에 대비한 수액 투여, 혈압상승제, 항부정맥제가 필요하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27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