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16)아쿠아플라넷 해양생물구조팀

[따뜻한사람들-나눔이 미래다](16)아쿠아플라넷 해양생물구조팀
위험 빠진 바다생물 위해서라면…
  • 입력 : 2013. 05.09(목) 00:00
  • 김명선 기자 nonamewin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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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멸종위기 바다생물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구조하는 전문 구조대인 아쿠아플라넷 해양생물구조팀이 탄생했다. 김명선기자

멸종위기종 위급 상황시 투입되는 전문구조대
많은 활약상 속 역할 극대화 위해 인프라 절실

4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는 제주 연안에는 다양한 바다생물이 생존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멸종위기 바다생물이 위급한 상황을 처했을때 이를 구조하는 전문 구조대인 아쿠아플라넷 해양생물구조팀(팀장 박진희)이 탄생했다. 지난해 8월에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서식지외 보존기관·해양동물 전문구조 치료기관으로 지정되어 활동해 오고 있다.

해양수족관인 아쿠아플라넷에서 포유류, 어류, LSS(Life Support System) 등의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는 아쿠아리스트 30여명이 해양생물구조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해양생물구조팀의 첫번째 임무는 멸종위기에 놓인 푸른바다거북이 구조였다. 지난해 9월 25일 서귀포시 신산리 포구 앞 해상에 설치된 정치어망에 걸린 푸른바다거북을 구조해 현재 치료중에 있다. 구조팀은 조만간 국토교통부와 논의를 거쳐 푸른바다거북을 방생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정치어망에 걸려든 남방큰돌고래 4마리를 구조, 방생했다.

이처럼 구조대의 손길이 닿으면서 생명을 얻어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지난 4일 오후 5시 40분쯤에는 제주시 우도에 5~6m 길이의 부리고래가 피를 흘리며 해안가로 떠밀려 왔다. 부상을 입은 부리고래를 발견한 관광객들이 구조에 나섰지만 힘들다고 판단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도 손을 쓰지 못하고, 우도면사무소를 통해 아쿠아플라넷 해양생물구조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구조팀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부리고래는 자가호흡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긴급치료를 한 덕택에 부리고래는 다시 호흡이 돌아왔고 이어 집중치료가 필요했지만, 부리고래를 뭍으로 끌어올려 치료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는 판단에 바다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6시쯤 이 부리고래는 폐사한 채 해안가로 발견됐다.

당시 부리고래 구조에 참여했던 구조대원은 "부리고래가 상어의 공격을 받았는데, 상흔을 살펴보면 쿠키커터상어의 공격을 받은 것 같다"며 "이 상어는 크기가 40~50cm로 죽은 부리고래의 1/10도 안되는 크기이지만, 바다의 최상의 포식자인 백상아리를 공격해 살점을 뜯어먹을 정도로 공격성 강한 상어"라고 설명했다.

해양생물구조팀 홍원희 수의사는 "부리고래의 상처가 워낙 깊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는데, 구조팀이 투입된 시각도 발견된지 2시간이 흐른 뒤였다. 아직 아쿠아플라넷 해양생물구조팀이 활동하고 있는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관계기관의 구조요청이 한참 후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특히 당시 부리고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두리 같은 치료시설이 필요하지만, 아직 갖춰 지지 않았다. 더 많은 멸종위기 바다생물을 구조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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