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책읽는 마을-제주'를 꿈꾸는 네친구

[제주愛 빠지다]'책읽는 마을-제주'를 꿈꾸는 네친구
"'언어’로 제주에 활기 불어넣고 싶어"
  • 입력 : 2013. 05.31(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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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새로운 꿈을 펼치기 위해 뭉친 유재훈·최규진·김지희·유영진씨. (뒤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강희만기자 photo@ihalla.com

서울에서의 안정된 삶 뒤로한 채
기회의 땅 제주에서 새로운 도전
"제주환경, 왠지 이상하게 끌려요"

30대. 한창 나이에 소위 잘나가던 학원가 강사, 국제회계사, 국내 일류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에 정착한 '네친구'가 있다. 서울에서의 안정된 삶을 뒤로한 채 이들이 제주에 온 것은 기회의 땅에 '언어'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함이다.

자칫 거창해보이는 이들의 목표 위에 신뢰감을 포개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보여준 '네친구'의 확고한 교육철학과 진지함 덕분이었다.

지난 29일 기자가 '네친구'를 만나러 찾아간 곳은 신제주에 위치한 '리딩타운 어학원 제주캠퍼스'. 이번 '제주愛 빠지다' 주인공인 유재훈(34·대표 원장)·최규진(35)·김지희(34)·유영진(33)씨가 운영하는 영어학원이다. 초창기 멤버였던 유영주(35)씨가 지난해 결혼·출산과 함께 남편을 따라 중국으로 가면서 동생인 유영진씨가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들은 원장이면서 동시에 강사도 맡고 있다.

고등학교·대학교 친구인 이들이 '제주행'을 목표로 뭉친 것은 30대 중반을 바라보던 지난 2011년 말.

최규진 원장은 "워낙 오래된 친구들이라 예전부터 마흔이 되면 같이 사업을 하자는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그게 좀 앞당겨졌다"고 했다.

생각보다 조금 일찍 시작된 '네친구'의 동행이 '제주'에서 시작된 것은 김지희 원장 영향이 컸지만 모두들 제주를 희망과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김 원장은 "해외영업부에 근무하던 2011년 10월 중국 바이어의 요청으로 제주를 처음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많은 중국인들이 관광을 위해 제주를 찾아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제주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김 원장은 "이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에 '언어'라는 기반이 탄탄히 세워진다면 진정 세계적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많은 기회를 꿈꿀 수 있는 곳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제주의 아이들이 자신의 고향인 관광도시 제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언어를 통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직접 그 일을 해보고 싶다는 도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 원장의 제안을 세친구가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이들의 '제주 정착 동행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유재훈 원장은 "캐나다 유학생활을 오래하고 3년 정도 서울에 있었는데 좀 답답하더라. 딱히 제주를 원한 건 아니었지만 제주의 환경이 주는 왠지 편한 묘한 느낌을 받았다"며 "오래 있으면 답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제주가 끌렸다"고 말했다.

유영진 원장이 언니의 "제주에 가라"는 한마디 말에 서슴지 않고 '제주행'을 택한 것도 제주에 대한 묘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유 원장은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도 별로 없지만 예전부터 제주는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왔다"며 "나중에 또래 친구가 퇴직하고 귀농을 하게 된다면 가장 많이 가고 싶어하고 오게 되는 곳이 제주일텐데 그냥 먼저 시작하게 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제주에 정착한지 1년 6개월. 아무 연고 없는 제주에서 사업을 하는데는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강의 외에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보살핌으로 부모들의 신뢰를 얻으며 이젠 제법 큰 규모의 학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학원 정착에 올인해야 했던 이들은 조금씩 처음 목표인 '언어'로 제주에 활기를 불어넣을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중이다. 앞으로 이들이 풀어낼 '제주 활기 불어넣기'프로젝트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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