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제주테마조각공원 제주러브랜드 정안수 관장

[제주愛 빠지다]제주테마조각공원 제주러브랜드 정안수 관장
"제주의 넉넉한 인심과 경치에 반했어요"
  • 입력 : 2013. 06.14(금)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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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인심과 경치가 좋아서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고 말하는 정안수 (주)제주테마조각공원 제주러브랜드 관장이 환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강희만기자

관람객에 웃음 주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큰 보람
초계청년미술상도 제정해 젊은 작가 발굴·지원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 제2횡단도로 신비의 도로상 인근에 자리잡은 (주)제주테마조각공원 제주러브랜드. 성을 테마로 한 국내 유일의 야외조각공원으로 제주의 대표적인 야간관광명소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이 제주를 대표하는 야간관광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2003년부터 제주에 정착해 살고 있는 정안수(52세·현 부산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 관장의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

탁 트인 야외 광장에 전시된 해학과 풍자가 담겨진 현대적 감각의 예술작품 150여점은 모두 정안수 관장의 작품이다. 대학시절과 공원입구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틈틈히 작업한 소중한 작품들이다. 홍익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정안수 관장은 처음부터 제주에 대규모 '성'박물관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작품활동 등을 하면서 만났던 제주의 넉넉한 인심과 경치가 좋아 제주를 선택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제가 작업한 에로티시즘 작품들을 모아서 제주에 1000평 정도 개인조각공원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왜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혼자만 보려고 하느냐는 말을 듣고 계획을 변경해 공원을 만들다보니 현재 1만2000평으로 커져 버렸다"고 말했다.

제주러브랜드 조성 당시 어려움도 있었다. "2004년 러브랜드를 조성하면서 도내 문화·여성단체 등의 반발에 부닥쳤습니다. 그래서 공청회도 4번 열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사회에서 성이 민감하지만 재미가 있고 유머러스하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공간이 됐습니다. 성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 줄 몰랐다는 말을 합니다. 사실 천지연폭포를 보고 웃을 수 있습니까. 그러나 여기에 오면 웃게 됩니다. 그런 모습에 행복을 느낍니다."

정 관장은 대학 은사이자 장인인 초계 최기원 선생과 제주지역 후배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갖고 있다. 정안수 관장은 작품 활동을 멈춘 장인인 한국의 1세대 조각가인 초계 최기원 선생의 작품이 사장되는 것이 아쉬워 지난 2010년 6월 제주시 하귀리 해안도로에 제주 첫 조각 전문 실내미술관인 초계 미술관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최기원 선생의 청동 작품 20여점이 전시돼 있다. 초계 선생은 한국이 민족상잔과 피식민지 나라에 불과했던 1963년, 프랑스 비엔날레에 참여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며 주목받았던 분이다.

정 관장은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제주지역의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하기 위해 초계청년미술상을 제정해 올해 3년째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상금으로 500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지만 주변에 지원을 해주겠다는 분들이 있어 내년에는 시상금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시원한 아침공기와 관람객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좋다는 정 관장은 요즘 제주러브랜드 입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하는 작품활동과 직원들과 함께 공원을 가꾸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관람객 모니터링을 토대로 호응도가 낮은 작품은 수장고로 보내고 새로운 작품을 꾸준히 제작, 설치하고 세계 예술흐름에 조응하는 신선한 조각장르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전북 정읍이 고향인 정 관장은 작업실에서 조각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제2의 고향인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하는 작품활동은 늘 새로운 기운과 충만감을 준다"며 "앞으로도 제주에서 후배들을 양성하면서 조각가의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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