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29)망막박리

[제주건강보고서 3H](29)망막박리
치료되더라도 시력저하… 늦어지면 실명까지
  • 입력 : 2013. 07.19(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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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박리는 근시, 노화, 심한 눈 외상, 망막질환, 염증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이선호 교수가 망막박리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 검진하고 있다.

근시·노화·망막질환 등 원인
열공·견인·장액성으로 구분
정기적 안과검진으로 예방을


사람의 눈에서 망막은 안구 뒤쪽 내면의 절반 이상을 덮고 있는 감각 신경막으로, 빛을 신경 신호로 바꿔 주는 기능을 한다. 망막은 바깥쪽으로 망막색소상피층과 맞닿아 있으며, 혈관층인 맥락막이 망막색소상피층과 공막 사이에 있어 망막의 바깥층에 혈액을 공급한다. 안구의 안쪽 공간은 투명한 겔 형태의 유리체가 채우고 있으며, 유리체 바깥쪽인 피질은 망막의 안쪽 경계막에 붙어 있다. 유리체는 나이가 들면서 일부가 물처럼 변하는 액화 현상이 나타나며, 유리체 액화가 진행되면 안구의 뒤쪽 망막에 붙어 있는 유리체 피질이 망막에서 분리되는 후유리체박리가 일어난다.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이선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망막박리에 대해 알아본다.

망막박리는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층 사이에 액체가 고여 망막이 망막색소상피층에서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인구 60% 이상이 근시인 우리나라는 해마다 2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 열공(구멍)이나 망막 박리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03년 1만263명에서 2007년 1만5441명으로 50.5%나 증가했다. 주로 시력교정술을 앞두고 망막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근시, 노화, 심한 눈 외상, 망막질환, 염증 등이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망막은 재생이 불가능한 신경조직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망막이 박리되면 그때부터 손상이 시작되며 손상된 부분은 시력을 잃기 때문이다.

망막박리는 그 발생 기전에 따라 크게 열공성, 견인성, 장액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견인망막박리는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망막혈관 질환이나 포도막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들이 원인으로, 유리체와 증식 조직에 의해 망막이 안구 안쪽으로 당겨져 발생한다. 장액망막박리는 염증성 질환이나 악성고혈압 등에서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층 사이에 액체가 고여 발생한다. 열공망막박리는 액화된 유리체가 망막에 생긴 구멍을 통해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층 사이로 들어가 발생한다. 망막 밑에 고인 액체가 맥락막으로부터 망막 바깥층으로의 혈액 공급을 방해하기 때문에 열공망막박리는 상황에 따라 응급 또는 조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망막에 생기는 구멍은 열공, 원공, 해리로 구분한다. 열공은 후유리체박리가 일어날 때나 안구 외상 시 망막에 단단히 붙어 있는 유리체의 일부가 망막을 잡아 당겨 망막이 찢어져 발생한다. 원공은 망막조직이 위축돼 생기는 망막의 구멍이며, 망막이 얇아져 있는 격자변성 부위나 근시가 있는 눈 등에서 생길 수 있다. 해리는 망막이 앞쪽 끝 경계 부위에서 떨어진 것으로 저절로 생길 수도 있으나 외상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환자 왼쪽 눈의 주변부 망막 사진으로 망막박리의 원인인 열공이 보인다(왼쪽). 환자 왼쪽 눈의 중심 망막 사진으로 옅은 색으로 주름져 보이는 위쪽과 왼쪽 부위에 망막박리가 있다(오른쪽).

후유리체박리가 일어날 때는 눈 앞에 검은 점들이 떠다녀 보이는 비문증이나 어두운 곳에서도 불빛이 번쩍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광시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망막 열공이 발생할 때 망막 혈관이 같이 파열되면 유리체 내에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출혈 정도에 따라 비문증이나 시야 가림,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망막 구멍에 의해 열공망막박리가 발생하면, 망막박리가 있는 부위의 시야가 커튼에 가린 것처럼 보이지 않으며 망막박리가 진행돼 중심부를 침범하면 시력도 떨어지게 된다. 중심부까지 망막이 박리된 경우 치료가 잘 돼도 영구적인 시력 저하가 있을 수 있으며,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 실명까지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발생할 경우 되도록 조기에 안과에서 자세한 안저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근시가 있는 경우를 비롯해 ▷눈을 다친 경우 ▷눈 속 수술을 받은 경우 ▷망막박리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망막박리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기적 검진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안저 검진 시에는 안약을 이용해 동공을 키우기 때문에 수 시간 동안 눈의 초점이 맞지 않거나 시야가 흐리게 보이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망막박리로 진행할 수 있는 망막의 구멍이나 격자변성 등의 병변이 있을 경우 예방적 치료를 한다. 예방적 치료는 주로 레이저로 이뤄지며, 병변 주위의 망막을 망막색소상피층에 단단히 유착시켜 망막박리로 진행하는 것을 막게 된다. 백내장이나 유리체 출혈 등의 매체 혼탁으로 레이저가 어려울 경우 냉동 치료를 하기도 한다. 망막박리가 주변부에 국한돼 있을 때는 수술하지 않고, 레이저로 망막박리가 진행해 중심 시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도 한다.

망막박리의 수술적 치료는 망막의 구멍을 폐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망막의 구멍이 폐쇄될 경우 액화된 유리체의 유입이 차단되고, 망막 아래에 고인 액체는 자연히 흡수돼 망막이 다시 붙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술 방법으로는 기체망막유착술, 공막돌륭술, 유리체절제술이 있다.

망막박리의 일차 수술 후 평균 80~90%의 망막 유착 성공률을 보이며, 수술이 실패한 경우 재수술이 필요하고 이 때 최종 성공률은 9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 시에는 출혈, 세균 감염 등의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술 후 망막이 잘 유착된 경우에도 망막앞막 등이 생겨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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