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알길-당산봉-차귀도 등 3개 코스 골라걷는 재미
사진전·천연염색·스탬프 찍기 등 체험거리도 풍성

올 여름은 7월부터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유난스런 폭염에 너나없이 "덥다 더워"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23일은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는 '처서'다. 폭염의 기세가 이번 주말을 고비로 점차 누그러진다는 기상청의 예보도 있다.

막바지 여름으로 치닫는 이번 주말에는 제주시 서쪽 끝자락에 있는 수월봉으로 떠나보자. 마침 24일 수월봉 일대에선 '2013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이 개막해 9월 1일까지 탐방 행사와 다채로운 체험거리들을 선보인다.

높이 77m의 야트막한 수월봉은 '화산학의 교과서'로 인정받으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약 1만8000년 전 차귀도와 수월봉 사이 지하에서 상승하던 마그마가 바닷물을 만나 분출하면서 응회환이라는 화산체를 만들었고, 화산체의 분화구가 강력하게 폭발하면서 잘게 부서진 화산재가 솟구쳐 올라 주변에 떨어져 만들어진 화산체의 가장자리 일부가 바로 수월봉이다. 수월봉 해안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화산재 지층속에 숨겨진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물들이 억겁의 세월이 남긴 화산의 흔적들을 잘 보여준다.

24일 개막해 9월 1일까지 이어지는 '바람의 언덕 수월봉 트레일'은 3개 코스에서 열린다. 당산봉 코스는 뜨거운 마그마가 지하수나 바닷물을 만나 강력하게 폭발하면서 형성된 수성화산체인 해발 148m의 말발굽 형태의 당산봉 탐방 코스다. 거북바위와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길인 '생이기정',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었던 자리를 둘러보는데 약 2시간이 걸린다.

엉알길 코스에서는 수월봉 해안 절벽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기왓장처럼 차곡차곡 쌓인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수월봉 정상, 고산기상대, 수월봉 용암과 주상절리, 갱도진지, 검은모래해변을 만날 수 있다. 2시간 소요.

차귀도 트레일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섬 차귀도에 배를 타고 들어가 응회구와 여러 개의 분석구로 이뤄진 차귀도의 지질과 장군바위, 등대 등을 만나는 코스다. 배편은 차귀도 선착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하고, 돌아오는 배편은 차귀도에서 오전 11시 10분부터 오후 4시 1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탐방시간은 1시간 30분.

행사기간 토·일요일에는 탐방객들을 위해 행사장 본부~자구내포구~선사유적지~수월봉~해녀의 집~고산우체국(시외버스정류장)~당산봉~행사본부를 순환하는 12인승 차량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 시각 운행한다.



▶체험거리도 풍성해요

트레일 기간 행사장 일대에서는 수월봉·차귀도·당산봉에 자생하는 동식물을 보여주는 사진전이 열린다. 탐방객들은 행사 주최측에서 나눠주는 엽서쓰기에 참여할 수 있고, 탐방을 기념할 수 있는 스탬프찍기도 마련된다. 토요일에는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과 마술체험, 토·일요일에는 재활용품을 이용한 방향제 만들기와 천연염색체험이 기다린다.

또 마을 부녀회에서는 자구내포구 주변에서 물회, 파전, 소라구이, 막걸리 등을 판매하고, 수익금은 부녀회 발전에 사용하게 된다.

이와 함께 행사기간에 수월봉 트레일 리플릿을 가지고 행사 파트너업체인 성안가든, 수월식당, 동환식당(민박), 수용횟집, 차귀횟집(민박), 육거리식당, 소라민박편의점(민박), 차귀도펜션, 수자네향토음식점을 이용하면 10% 할인 혜택이 있다. 해적잠수함과 파워보트도 행사기간에는 각각 20%, 3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수월봉 트레일 행사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서외선 일주도로를 타면 고산1리 정류장까지 1시간이면 닿는다. 정류장에서 내려서 자구내포구 행사장까지는 걸어서 20분정도 걸린다. 서귀포시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월드컵경기장 터미널에서 20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한다. 자가용이나 렌터가를 이용할 경우에는 1132번 일주도로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