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김대환 (주)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대표이사

[제주愛 빠지다]김대환 (주)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대표이사
"로컬기업의 성공적 수범사례 만들것"
제주서 군대생활 인연 제대한 후 정착
  • 입력 : 2013. 09.06(금)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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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군생활 인연으로 정착한 김대환 사장은 부친 묘소까지 제주로 옮기는 등 제주인으로 살고 있다. 강봄기자

고향 강원도의 부친 묘소 제주로 옮겨
가파도를 사랑하는 모임 결성 봉사도

꼬박꼬박 한라산 중턱의 5·16도로를 이용해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오가는 김대환(53)씨. 산 중턱을 오르내리느라 힘이 부칠 만도 하지만 그의 '애마'에게는 한낱 '기우'에 불과하다. 김씨의 애마는 앞서가는 차량들을 뒤로하고 여유롭게 치고 나간다. 그 애마는 바로 준중형급 전기자동차.

(주)대경엔지니어링 대표이사이자 (주)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대표이사인 김씨는 전기자동차를 타고 제주시 영평동 소재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다. 매연은 물론 이산화탄소도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동력도 좋다. 무엇보다 연료비(충전비)가 일반 휘발유 차량의 약 20%일 정도로 값싸다.

그에게도 한 가지 고민거리가 있다. 배터리를 가득 충전해도 130km 정도 밖에 안 되는 주행거리다. 급속충전기로는 30분, 가정용 완속충전기로는 5~6시간이나 걸린다. 때문에 그는 어딜 가든 웬만하면 주변에 충전기가 있는 곳에 세워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또 다른 묘미도 있다. 전기자동차는 언덕을 내려갈 때 저절로 충전된다. 때문에 그는 출퇴근 시 한라산 중턱을 내려갈 때마다 자동차가 발전기 역할을 한다는 것에 즐겁기만 하다.

이처럼 김씨가 전기자동차에 미쳐 있는 것은 그의 이력과도 연관이 깊다. 그는 강원도 횡성군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안양공고를 거쳐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그는 1983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군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인연으로 제대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특히 그는 90년대 중반 제주에 가족묘를 사들여 고향땅에 묻혀 계시던 부친을 제주로 옮겨 오는 등 아예 제주에 정착하게 된다. 김씨는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을 모셔오게 되면서 저는 입도 2대가 됐죠." 굳이 부친의 묘까지 옮길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버지 산소가 제주에 있음으로써 저 또한 진정한 제주인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후 전공을 살려 서귀포시에 '대경엔지니어링'이라는 조그만 전기회사를 차렸다. 전기 설비, 감리, 방재 서비스를 해주는 사업이다. 제주도 특성상 전력수요가 그리 많지 않고, 또 그 수요량의 40% 이상을 타 지방에서 해저 케이블을 통해 끌어다 사용하는 등 전기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는 미래 전력산업의 발전추세로 볼 때 테스트베드(test-bed)로서의 잠재력을 내다봤다. "제주도는 섬 크기, 인구수, 지리적 위치, 경관 등을 고려하면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실험무대"라고 김씨는 강조했다.

이제 그는 또 다른 결실을 앞두고 있다. 2008년 '가파도를 사랑하는 모임'이란 봉사단체를 결성했고 2011년에는 '제주국제녹색섬포럼'이라는 사단법인을 출범시켰다. 이후 포럼을 '제주'에 국한하지 않고, 기후변화와 자원고갈로 세계의 섬과 연안지역이 자연재해에 취약해지고 있는 섬 고유의 특성을 잃어가는 것에 대응코자 오는 10~1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국제녹색섬포럼'의 창립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말한다. "로컬기업으로서 성공적인 수범사례를 만들어야 타 지역, 더 나아가 세계의 기업들이 제주에 눈길을 주게 된다. '혹여 제주에 가면 망하지 않을까' 하는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토착기업들의 성공사례가 있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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