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바다맛, 손맛]지귀도

[낚시! 바다맛, 손맛]지귀도
가을, 꾼들에겐 대회의 계절
  • 입력 : 2013. 11.08(금) 00:00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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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귀도 출조길에 올랐다. 아침 9시에 출발한 유어선은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우리의 기대를 부풀게 하는 상쾌한 질주였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포인트마다 꾼들로 북적이고 있어서 등대 포인트에서 하선했다.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날의 채비는 벵에돔 전용 낚시대 1호에 3000번 LBD릴에 원줄은 2호 목줄 1.75호 바늘은 전용바늘 8호에 0찌를 사용했다.

첫 캐스팅을 하고 밑밥을 주려고 하는 순간, 입질이 찾아왔다. 릴링을 시작하고 나서 곧바로 찌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동갈치의 입질이 찾아온 것이다. 머리 부분이 학꽁치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주둥이 부분이 길게 돌출돼 있어 목줄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꾼들이 기피하는 어종이다. 아니나 다를까, 30cm 가량이 긁혀 있었다. 손상된 것만큼 잘라내고 다시금 캐스팅을 했다. 잠잠하기만 하던 찌가 슬며시 내려가고 있을 무렵 챔질! 이번에는 버티는 게 장난이 아닐 정도로 힘을 쓰고 있다. 이윽고 낚싯대의 초릿대를 툭툭 치는 게 힘이 빠지게 만든다. 이번에 올라온 것은 따치(독가시치). 날씨가 선선해 지면서 녀석도 살이 올라 45cm는 훌쩍 넘었다.

멀리서 벵에돔의 움직임이 보이기는 하는데 갯바위 주변으로 접근을 꺼려하고 있었다. 찌를 멀리까지 보내고 밑밥이 찌주변에 정확히 떨어지는 게 느낌이 좋았다. 3분쯤 지났을까, 시원하게 원줄을 가져가는 입질이 왔다. 벵에돔의 입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간만에 벵에돔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30cm 정도의 크기였지만 얼마나 반갑던지.

해가 저물어 갈 땐 긴장해야 한다.

이때부터 대물의 입질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에서 입질이 찾아오고는 있지만 얼굴은 확인불가! 터뜨리기 대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속수무책이었다. 필자에게도 입질이 찾아왔지만 릴링 한번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찌만 허무하게 올라왔다. 벵에돔을 만만히 보고 채비를 약하게 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낚시인에게는 '대회의 계절'이다. 한번쯤은 대회에 참가해서 낚시인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짜릿한 입질을 기대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김상도 전 제주자치도낚시연합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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