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3H](48)직장인의 스트레스와 관리

[제주건강보고서 3H](48)직장인의 스트레스와 관리
피할 수 없다면 슬기롭게 대처하는게 심신에 도움
  • 입력 : 2013. 12.13(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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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지속시 신체적 질환 유발
타인과 일상소통 부재가 주요인
운동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 중요
제주대학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현대를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일중 하나는 사회가 너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하루 종일 걸려 처리해야 하는 일도 단 몇 분 만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을 예로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은 거의 컴퓨터와 같은 정도의 기능을 갖고 있고, 휴대하면서 언제나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빨라져 가는 사회에 우리의 마음과 몸은 여전히 변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대처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과 같은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해 각 집단의 구성원들이 의사소통을 하고, 직원들과 소통을 하며 일을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하다가도 이런 SNS가 장애로 인해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에 오히려 평온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이 빨라져만 가는 이 사회에서 우리 개인이 얼마나 시달리고, 큰 스트레스가 되는 것인지를 알게 해 준다.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문두 교수의 협조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와 그에 대한 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스트레스는 각종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 때문에 우리 신체와 정신의 항상성(주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신체가 정상적인 일정한 범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성질)이 변화된 상태를 말한다. 반드시 나쁜 일만이 아니고 결혼이나 승진과 같이 좋은 일도 각 개인의 항상성에 부담을 준다. 특정 개인이 받는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각 개인의 지각과 대처에 따라 달라진다. 라자루스와 포크만과 같은 학자들은 주변 환경에서 오는 이러한 스트레스 원인과 이에 대처할 각 개인의 능력과 자원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나면 스트레스가 발생하며, 이때 대처란 그 불일치의 간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다. 대처방법은 각 개인에게 너무 큰 부담으로 돼서도 안되고 부적절해서도 안된다는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만성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을 전반적 적응증후군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노출 후에 먼저 놀람, 저항(이상적인 적응이 가능할 경우), 소진(적응이나 저항이 불가능할 경우)의 3단계를 거친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스트레스는 뇌에서 카테콜아민을 분비시켜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또 심박동수를 증가시키며, 콜티졸이 분비돼 성장·생식·면역기능을 저하시켜 신체적 질환을 일으키게도 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현대인의 건강에 필수적이다.

직장에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는 과거에는 과도한 업무나 인간관계에 의한 것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직업의 안정성이나 장래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 직업의 안정성과 장래성에 의한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건강하게 대처하는 일정한 방법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스트레스의 정도는 같은 스트레스라도 각 개인이 느끼는 지각과 대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지각과 대처법을 바꾸는 것이 좋다. 모든 일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매사에 감사하는 생각을 하고, 술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 보다는 운동과 취미활동과 같은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책을 쓰는 것이다.

아울러 현대인의 스트레스의 근원은 다른 사람과의 일상소통의 부재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직장동료, 아니면 친구나 가족 중에서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을 마련하고 자신의 답답한 심정, 정신적 고통을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는 각 개인의 회사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사원 간의 진정한 대화가 소실되는 경우가 많아 회사 이외의 다른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회사내 의사소통은 그 회사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고 오히려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어 회사내 의사소통을 확대시키기 위한 경영진의 노력 또한 회사원의 스트레스 해소에 필수적이다. 직장상사가 무서운데 어떻게 솔직한 자기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상사가 자신의 출세를 책임지는데 어떻게 자기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드러내고 자신이 미약하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인가? 상사들의 부하를 배려하는 마음은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는 신체적인 방법도 필요하다. 걷기, 가벼운 달리기, 에어로빅, 등산 등의 운동과 명상이 큰 도움이 되며,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숨이 가쁘고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30분 정도 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하루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귀가 전 술을 한잔하는 경우가 많다. 적당량의 술과 적당량의 대화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긴 한다. 하지만 거의 매일 마시거나 술을 한번 마시면 취할 정도로 마시거나, 마신 술로 인해 다음날의 업무에 지장이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스트레스 원을 만들어 내고 마는 것이다. 직장 업무를 마친 후 술 대신에 단체로 볼링과 같은 운동을 하거나 영화관람, 놀이 공원 등을 방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신체적으로도 건강해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가 일어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맞게 되는 상황에 대한 개인의 생각이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스트레스를 일으키지 않게 되는 지름길이다. 그 최선의 방법은 상대방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다. 직장에서 제 욕심을 버리고 주변 사람을 먼저 배려한다면 자신의 욕심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받게 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주변 사람들의 탓을 하게 되지만 실상은 본인 욕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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