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화순항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있는 화력발전소 인근의 쌍굴 포인트. 수심 14m 지점에서 주상절리를 따라 수심 27m까지 더 내려가면 동굴 입구와 마주할 수 있다. 주상절리 절벽 상단에는 감태 등 해조류를 볼 수 있고 절벽을 따라 내려가면 연산호, 해송, 줄도화돔, 전갱이, 돌돔 등 다양한 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해양탐사팀
대포동 지삿개 형태의 주상절리에 감탄이 절로돌돔·줄도화돔·벵에돔 등 절벽 고착생물 다양
마라도를 중심으로 한 제주의 겨울바다는 활력이 넘친다. 당찬 손맛을 선사하는 부시리, 방어가 바다를 점령하고 이를 잡으려는 어부들의 부지런한 손놀림 덕분이다.
수면위의 이런 번잡함과는 무관한 듯 제주섬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바닷속에 고요하게 잠들어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앞바다에 있는 쌍굴 포인트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포인트는 Y자형 수중동굴로 국내 다이버들에게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하지만 수중동굴 못지 않게 다이버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수중 주상절리'다. 서귀포시 대포동 지삿개에 가면 곡선 형태로 휘어지는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 이 주상절리 절벽이 물속에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화순 쌍굴 포인트는 화순항에서 배로 10분 거리로, 화순화력발전소 앞바다에 있다. 탐사팀은 입수 뒤 수심 14m 지점에서 주상절리 상단부에 도착했다. 주상절리를 따라 수심 약 27m까지 내려가면 동굴 입구와 마주할 수 있다. 주상절리 절벽 상단에는 감태 등 해조류를 볼 수 있고, 절벽을 따라 내려가면서 연산호, 둥근컵 산호, 해송 등 절벽면에 고착해서 살아가는 생물들과 줄도화돔, 전갱이, 돌돔, 벵에돔 등 다양한 생물들도 만날 수 있다.
탐사팀은 이런 수중생물보다 어떻게 해서 주상절리가 물속에 존재하는지 더 궁금해졌다. 전문가들은 "주상절리의 생성과정에서 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바닷속에 주상절리가 있다는 것은 원래는 화산활동 당시 원래 육상이었는데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후 침식이나 해수면 상승에 의해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다.
제주섬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주상절리를 살펴보며 내려간 탐사팀 앞으로 시커먼 바위굴 입구가 나타났다. 포인트의 이름이 쌍굴이다. 굴의 구조는 입구가 높이 약 4m, 폭 약 2m로 입구보다는 내부가 더 크다. 조금 들어가면 양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왼쪽은 좁고 긴 굴이, 오른쪽은 다이버 2명 정도가 나란히 통과할 수 있는 꽤 큰 굴로 나뉜다.
왼쪽 굴로 들어가면 가지굴이 있지만 모래에 파묻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양쪽 굴 모두 모래와 펄이 많아 초보자는 왼쪽 굴보다는 오른쪽 굴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핀킥에 주의만 하면 초보자도 동굴 다이빙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쌍굴에서 서쪽으로 주상절리 절벽을 따라 약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그마한 아치 포인트도 있다. 아치 내부는 높이 약 2.5m, 길이 약 6m 정도다. 아치 상단 밑 부분에는 큰수지맨드라미와 분홍바다맨드라미, 해송 등이 서식하고 줄도화돔이 무리지어 있어 수중사진가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다.
화순 등 안덕면 지역 바다에서 다이빙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조성익 자문위원은 "시야가 맑을 때라도 펄이 많이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핀킥을 잘못할 경우 부유물이 구름처럼 피어올라 시야를 망칠 수 있다"면서 "때문에 중성부력을 정확하게 맞춰 핀킥으로 밀어낸 물이 바닥을 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수중동굴과 아치에서도 다이버가 내뿜은 공기방울이 천정에 걸려 펄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사진을 찍을 때 잠시 숨을 참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대로·최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