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2)전립선암 로봇수술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2)전립선암 로봇수술
비용 대비 효용 큰 수술… 국소전립선암에 한정
  • 입력 : 2014. 01.10(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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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에 지역암센터가 생기면서 2011년 3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가 도입됐다. 비용 대비 효용이 큰 수술에 적용되며 도입 2년만에 수술 100례를 돌파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인간의 능력한계 극복 기술 총망라
효과양호 등 이유 수술환자들 만족
비뇨기과 검사로 예방하는게 우선

로보트태권V나 마징가Z만 보아왔던 과거는 로봇의 미래가 파괴적인 모습으로만 비쳐졌고, 지금도 많은 영화에서 지구를 지키거나 악당괴물을 물리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로봇은 자동차를 조립하고 후쿠시마 원전같이 인간이 들어가기 위험한 곳에 대신 들어가 작업을 하는등 파괴적인 영역보다는 생산적인 부문에 활용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의사가 인간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고 올바른 판단을 하며 환자를 치료하지만 인간이기에 도움이 필요한 것들이 있다.

우선 시력이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모든 사물은 자세하게 보인다. 그래서 아주 작은 구조물을 수술할때는 현미경이나 의료용 안경을 끼고 인간의 능력을 확장했다. 사람들은 이후 눈의 성능을 높이는 것에서 아예 눈을 만들고 싶어했고 망막의 기능을 대신할 카메라 기술을 개발해 확대안경을 통하지 않고도 카메라로 확대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기술을 모아 내시경 카메라를 만들어냈다.

다음은 큰 손이다. 초기의 수술은 가위나 칼같은 기초적인 기구로 손을 뱃속으로 집어넣어 수술을 진행했고, 현재도 많은 수술이 배를 여는 개복이라는 과정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체안에서 작은 구조물을 수술하기에는 사람의 손이 좀 크다. 때문에 복강경이라고하는 뱃속을 들여다 보는 카메라를 개발한 사람들이 젓가락 같이 긴 수술기구를 만들고 그 끝에 아기들 장난감 같은 작은 가위와 집게손가락 같은 겸자를 붙여 수술을 하기 시작했다(사진1). 그러나 이 역시 미흡한 부분이 없을 수 없었다. 그래서 로봇수술기구가 탄생했다. 1997년 처음 벨기에에서 첫 수술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는 2005년 처음 들어 오게 됐다. 인간 손의 정밀함과 두 눈의 입체시야를 갖고 확대된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누워서 쌀 집어들기도 가능하다.(사진2)

제주도에도 2009년 가을 제주대학병원에 제주지역암센터가 생기면서 2011년 3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기가 들어오게 됐고, 도입된지 2년만에 100례를 돌파했다. 외과적인 수술을 하는 모든 과에서 로봇수술을 진행할 수 있지만 최신기술이라 아직 비용적인 부담이 있어 로봇으로 진행하는 시술 중 비용대비 효용이 큰 수술을 주로 진행하게 되는데 바로 전립선에 생긴 전립선암 수술이다. 제주대학교병원 비뇨기과 박경기 교수의 도움으로 다빈치 로봇수술기에 의한 전립선암 수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아주 작은 조직으로 주변으로 보존해야 할 신경과 혈관들이 많이 지나가기 때문에 마치 콩껍질을 벗기듯 정밀한 술기를 시행해야 하는데 기존의 복강경으로는 매우 익숙해져야 가능하고 개복을 통한 수술은 수술후 회복에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도입이후 작년 비뇨기과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는 총 22명으로 이중 19명이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 후 만족하고 있다. 2011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서 로봇전립선 수술의 결과를 분석발표한 논문들을 통해 개복, 복강경수술에 비해 입원기간이 짧고 출혈이 적다는게 발표됐다. 이후 안정성 실태 조사를 통해 2만 944명의 로봇 수술 환자의 자료 분석에서 사망률이 0.09%(18명)라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그 이후에도 로봇 수술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수술과의 비교 연구 및 각 장기별 유효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2012년 국내 연구진의 국내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개복 수술과의 비교에서 수술 요실금과 발기유지에 대한 우월성을 보고했다. 로봇 전립선 수술은 비교적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된 수술이지만 모든 전립선 환자에게 시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로 국소전립선암의 경우에 시행된다.

제주대학병원 비뇨기과 내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보면 외국의 조사와 다르게 조기암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 미국의 경우 절반이상이 조기 암상태에서 발견된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제주대학병원의 자료에 의하면 내원당시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전립선특이항원수치 20ng/㎖ 이상의 고위험전립선암의 비율이 여전히 높다. 이중 과거에 전립선암검진을 받아 보지 않은 환자가 과반수이다. 로봇전립선 암수술은 과거에 비해 수술 후 환자의 회복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나 이것도 국소전립선암의 경우 가능한 이야기이다.

따라서 50세 이상이면 비뇨기과에서 전립선 특이항원검사를 통해 예방하는게 우선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비뇨기과를 방문할 경우 몇년 간격으로 피검사를 하면 되는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검사 자체만으로도 고위험전립선암의 비율을 줄일수 있기 때문이다.

박경기 교수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로봇수술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많은 사람들이 비싼돈을 들여가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그러면서도 대략 2년간 거의 100만원이나 되는 돈을 할부로 갚아 나간다. 구매후 평생 사용할 수 없는 것에도 돈을 들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하물며 사람에게 행해지는 수술은 평생 한 번일 가능성이 많다. 같은 수술을 2년에 한 번씩 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면 안정성이 확보된 가능한 가장 발달된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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